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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2화 잊을 리가 없잖아요

상대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더니 말했다.

“선배, 같이 수업도 들었는데 나 누군지 모르겠어?”

남유주는 흠칫하며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흐릿한 기억 속에 갑자기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그녀를 2년이나 끈질기게 쫓아다녔던 대학교 후배였다.

그때는 이형욱과 결혼하라는 청천벽력이 떨어졌을 때라 주변 눈치를 보며 살아가던 때였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그녀가 또래의 남자와 가까이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눈앞의 위풍당당한 소방관이 그때 그 꼬맹이 주희철이라고?

남유주는 갑자기 마음이 착잡해졌다.

주희철의 외모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예전에는 그냥 철 모르는 어린애였는데 지금 보니 꽃미남으로 훌륭하게 성장했다.

남유주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안전통로 점검을 끝낸 주희철은 소화전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가 심각한 얼굴로 소화전을 내려보았다.

“소화전이 규격에 맞지 않네요. 내일도 영업 정지예요.”

남유주가 화들짝 놀라며 물었다.

“왜? 이거 새로 산 건데?”

주희철은 서류에 꼼꼼히 기입한 뒤, 그녀를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선배, 설마 내가 과거 일로 시비를 건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 나 공사는 분명한 사람이야.”

남유주가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

“과거에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지? 내 생각엔 별일 없었는데?”

남자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그래도 기억은 해주네?”

남유주가 웃으며 대답했다.

“잊었을 리가 없잖아.”

그녀는 손으로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긴 뒤,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그래서 새로 산 소화전이 왜 규격에 안 맞는다는 거야? 따지려는 건 아니고 정말 모르겠어서 그래.”

주희철이 빙그레 웃으며 설명했다.

“선배가 구매한 액상형 소화기는 불이 났을 때, 표면에만 뿌려지게 되는데 수용성 가연물질에 취약해. 가게에 술도 많으니 액상형 소화전은 거의 힘을 못 쓸 거야. 화재가 발생한다면 아무 쓸모도 없어.”

남유주가 웃으며 대답했다.

“난 전혀 못 알아듣겠네. 네가 전문가니까 추천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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