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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2화 그러고 싶지 않아요

남유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만약 그가 조금만 차분하게, 부드럽게 말했다면 그를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죄인 보듯이 자신을 쏘아보며 다그치는 그를 보자 억울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

그녀는 아까부터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박시준을 힐끗 보고는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가 이곳에 왔을 때, 그녀는 가족에게 연락하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리고는 오픈 준비로 바빴기에 박시준이 아무에게도 연락하지 않았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런 얘기를 박수혁 앞에서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그가 또 아이한테 짜증과 비난을 퍼부을 게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남유주는 입술을 꾹 깨물고 물에 젖은 스마트 워치를 그에게 건넸다.

“미안해요. 시준이 스마트 워치가 물에 떨어져서 못 쓰게 되었어요. 그래서 바로 연락을 못했던 거예요. 오후에 오픈 준비로 좀 바빠서 신경을 못썼어요.”

말을 마친 그녀는 무덤덤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그 모습을 본 박수혁은 괜히 짜증 부렸나 싶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주변에 정적이 찾아왔다.

직원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아무도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들은 아무도 이 아이가 박수혁의 아들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한참 침묵이 흐른 뒤, 박수혁은 긴 한숨을 내쉬며 싸늘한 표정으로 아들에게 물었다.

“왜 그랬어? 운전기사가 데리러 가지 않았어도 택시 타고 집에 갔으면 됐잖아. 여긴 왜 온 거야?”

박시준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대답을 망설였다.

그 모습을 본 남유주가 안쓰러워서 대신 대답하려던 찰나, 박수혁이 싸늘하게 말했다.

“남유주 씨한테 질문한 거 아니니 가만히 있어요.”

남유주는 입을 다물었다.

결국 박시준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이모가 보고 싶어서 왔어요. 지난 번에 만나고 못 본지 오래됐잖아요.”

그게 전부였다.

아이는 용기를 내서 계속해서 말했다.

“이모는 저한테 집에 연락하라고 했는데 제가 안 했어요. 나중에는 스마트 워치가 물에 빠져서 아예 연락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요. 하교 시간 전에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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