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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6화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요?

왜 또 저렇게 짜증이 난 걸까?

남유주가 욕실 문을 따고 들어가기를 바랐던 걸까?

남유주는 입꼬리를 비뚜름하게 올리며 의자에 걸린 옷을 가리켰다.

“안 입었던 새옷이에요. 좀 큰 사이즈로 샀으니 몸에 맞을 거예요. 저것도 싫으면 어쩔 수 없고요.”

박수혁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차라리 내 옷을 가져가서 드라이세탁하고 가져다주지 그랬어요?”

오늘이 지나면 다시는 입지 않을 옷이지만 저런 것을 몸에 걸치는 것보다는 나았다.

남유주는 정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저기요. 난 댁의 가정부가 아니에요. 내가 왜 그런 것까지 해야 하죠?”

박수혁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나 좋아한다면서요? 좋아하면 이런 건 원해서 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아주 당연하다는 듯한 그의 말투에 남유주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이 남자는 항상 여자의 희생과 헌신을 당연시하며 살아온 걸까?

그녀는 정색하며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내가 그쪽을 좋아하지만 그쪽은 나 싫어하잖아요. 그런데 내가 왜 가정부 노릇을 자처해요?”

그 말에 박수혁은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정말 현실적이네.’

박수혁은 굳은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티셔츠를 들고 욕실로 들어갔다.

남유주는 못 말린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었다.

잠시 후, 박수혁이 옷을 다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남유주는 어느 정도 그의 성향을 알 것 같았다.

그녀가 열정적으로 다가가면 그는 오히려 위축된다.

그녀가 싸늘하게 대하면 그는 그녀가 자신에게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다고 의심했다.

심플한 티셔츠를 입은 박수혁은 평소보다 열 살은 더 어려 보였다.

‘좀 색다르긴 하네.’

빚쟁이 같은 저 구린 표정만 아니었다면 아마 따라다니는 여자들이 더 많았을 것 같았다.

그녀는 유감스럽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박 대표님, 이 옷을 입고 밖에 나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뭐라고요?”

“아니면 오늘은 그냥 여기서 잘래요? 내일 이 비서님한테 옷을 새로 가져다달라고 하면 되잖아요?”

남유주는 기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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