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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9화 함정

남유주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으니까 나가 봐.”

남우신 어르신에게는 아들이 한명 있었는데 이미 세상을 떠났다.

큰아버지라는 사람은 어르신이 방계에서 입적시킨 양아들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핏줄이라고 남우신은 모든 것을 그에게 물려주었다.

결국 남유주의 희생으로 재기에 성공했으나 이 모든 건 큰아버지란 사람을 위해 차린 밥상이었다.

그 일로 예전에 그녀는 억울하고 분노했다.

친손녀인데 어떻게 방계에서 데려온 양아들보다 대우가 못할까?

그녀는 처음에 할아버지가 남존여비 사상이 심각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잘못을 깨닫고 자신에게 사과하기를 바랐다.

하지만 진실을 알게 된 뒤로 자신이 바라는 결과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생모가 바람을 피워 낳은 자식인 그녀는 남씨 가문에게는 수치스러운 존재일 테니 남우신이 가문을 그녀의 손에 맡길 리 만무했다.

그녀는 이 큰아버지라는 사람보다도 못한 존재였다.

며칠 밤잠을 설친 남유주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녀는 담담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가서 차갑게 큰아버지를 바라보며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너 귀국한지가 언제인데 어떻게 집에 한 번을 안 올 수가 있어? 너 우릴 가족이라고 생각하긴 하니?”

큰아버지는 그녀를 보자마자 비난을 퍼부었다.

남유주는 말없이 그의 말을 듣고만 있었다.

큰아버지는 그녀가 찔려서 아무 말도 못하는 줄 알고 더 신나서 떠들었다.

“지금 네 모습을 좀 봐. 집이 있는데 돌아가지도 않고 남편은 밖에서 술만 퍼마시고. 너 남편 생각은 안 해? 이형욱 사생아가 곧 태어난다더라. 너는 수치심도 없어?”

“내가 너라면 차라리 해외에서 죽고 안 돌아왔어. 무슨 낯짝으로 여길 돌아와? 너라는 존재 자체가 남씨 가문의 수치야. 이제 어떡해? 이형욱 불륜녀가 아들이라도 낳으면 우리 가문을 거들떠보기라도 할까?”

큰아버지는 씩씩거리며 남유주를 향해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남유주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환각이 생긴 것처럼 그가 입모양을 벙긋거리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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