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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6화 비밀 교환

남유주는 길게 심호흡했다.

자신의 불만을 표현하지 않은 게 아니었다.

그녀가 손녀 팔아 장사한다고 가족들을 비난했을 때, 이익을 취한 자들은 모두 이게 다 널 위한 거라고 말했다.

그녀가 짜증스럽게 전화를 끊으려는데 할아버지의 기침이 더 심해졌다. 그러더니 힘없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유주야, 이 할애비가 그렇게 미워? 그래서 죽을 때까지 나 안 만날 거야?”

그는 힘없이 한숨을 내쉬고는 자존심을 내려놓고 말했다.

“나한테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 마지막으로 얼굴 한번 보자꾸나. 설마 너 나 죽은 뒤에 우리 가문과 연을 끊고 살 건 아니지?”

어떤 말이 그녀의 감정선을 자극한 건지, 남유주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할아버지가 밉지만 그가 죽는다고 생각하니 괴로웠다.

그녀는 감정을 들킬세라 서둘러 전화를 끊고 베란다에서 목놓아 울었다.

그녀는 나약해서 반항조차 못하는 사람이었다.

예쁘게 사랑만 받고 자란 여자는 강해질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라고 했을 때, 싫다고 말할 용기조차 없었다.

해외로 도망친 건 그녀의 삶에서 가장 큰 일탈이었다.

이형욱과 결혼하고 그녀는 이 불행이 끝나지 않을 것을 직감했다. 이형욱은 원래 바람기가 많고 빨리 질리는 인간이었다. 그의 바람 현장을 잡은 뒤로 두 사람 사이는 완전히 틀어졌다.

그녀는 그에게 파렴치한 인간이라고 욕했고 이형욱은 그녀를 거지새끼라고 욕했다.

그 뒤로 이형욱은 성질을 더 이상 감추지 않고 심기가 뒤틀리면 그녀에게 손찌검을 했다.

그녀가 도움 요청을 안 해봤을까?

남유주는 여러 번 할아버지에게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경찰에 신고도 해보고 변호사 상담도 해봤다.

하지만 모든 게 헛수고였다. 남씨 가문 사람들은 돈으로 사건을 덮었고 할아버지는 그녀에게 성격 좀 죽이고 참고 살다 보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했다.

그녀가 해외로 도망가기 전날, 이형욱은 꽃병으로 그녀의 머리를 때렸다.

그녀는 이대로 살다가 제 명에 못 살 것 같았다.

그 뒤로 남씨 가문은 거액의 배상금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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