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 제1900화 그냥 사귀었던 사이야

공유

제1900화 그냥 사귀었던 사이야

작가: 고기가 좋아
오후 근무시간이 끝나고 한유라와 심강열은 함께 하시율의 집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조용한 분위기에 운전기사도 가시 방식이었다.

평소라면 한유라가 재잘거리며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하고 심강열 역시 누구보다 그 얘기를 들으며 리액션을 해줄 텐데 모기소리 하나 들리지 않으니 요즘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다는 소문이 사실인 건가 싶었다.

그렇게 숨 막힐 듯한 드라이브가 이어지고 차량은 드디어 하시율의 저택 앞에 멈춰 섰다.

부지면적이 크진 않지만 정원이 유난히 아름다운 아기자기한 별장이었다.

가장 먼저 두 사람을 맞이한 건 바로 별장에서 일하는 한씨 아주머니였다.

“두 분 드디어 오셨네요. 사모님께서 하루 종일 얼마나 기다리셨는데요.”

고개를 끄덕인 심강열과 한유라가 저택에 들어선다.

역시 버선발로 마중나온 하시율이 한유라를 발견하고 화사하게 웃는다.

“어머, 왔어?”

한유라에게 뜨거운 포옹을 안긴 하시율이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물었다.

“아니, 너 왜 이렇게 말랐어?”

엄마의 따가운 눈총을 느낀 심강열이 어깨를 으쓱했다.

“전 모르는 일입니다. 저 그렇게 노려보지 마세요.”

이에 한유라가 미소를 짓더니 하시율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어머님, 저 일부러 다이어트한 거예요. 아, 이건 선물이에요. 스카프랑 향수인데. 마음에 드세요?”

하시율의 취향을 완벽히 반영한 선물에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어머나,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는 또 어떻게 알았대? 우리 무뚝뚝한 아들놈... 무슨 복에 겨워 이렇게 착하고 예쁜 와이프를 만났나 몰라. 전생에 나라라도 구했나...?”

오버스러운 하시율의 표정에 한유라가 웃음을 터트렸다.

...

세 사람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집안으로 들어가고 잠시 후 아주머니가 다가왔다.

“식사 준비 거의 다 되어 가니까 잠시만 기다리세요.”

“알겠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이때 하시율이 한유라의 손목을 잡아끌어 소파에 앉혔다.

“아참. 며칠 전에 내가 쇼핑하다 우리 유라한테 어울릴만한 백 몇 개 샀거든? 너 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다고.”

“어머, 진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1901화 배신의 느낌

    한유라의 가벼운 목소리에도 하시율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처음엔 하시율도 별일 아니겠거니 했는데 오늘 어딘가 소원해진 두 사람의 사이를 보아하니 보통 일이 아님을 직감하는 수밖에 없었다.‘유라... 며칠 전까지만 해도 강열이를 보는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났었는데... 오늘은 달라.’결혼생활에 있어선 선배였기에 하시율은 빛을 잃은 그 눈동자가 뭘 의미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그래. 유라 네 말이 맞긴 한데... 그 애 뭔가 노리고 나타난 것만은 사실이잖니? 미리미리 대비해 두는 게 좋겠다 싶어서. 너희 두 사람 정략결혼으로 이어진 사이이긴 하지만 그 누구보다 알콩달콩하게 살아가는 거 보면서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그래서 그런 애 때문에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는 건 절대 용납 못 해.”“엄마...”심강열이 나지막히 입을 열었지만 하시율의 엄한 눈빛에 결국 입을 다무는 수밖에 없었다.“엄마 말 끝까지 들어. 강열아, 네가 유은진 그 여자랑 사귈 때 내가 왜 그렇게까지 결혼을 반대했는 줄 알아? 집안 차이가 심해서? 아니, 그건 어디까지나 핑계일 뿐이었어. 솔직히 그때 우리 심해그룹도 위기였잖니? 그리고 이 엄마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야. 너희 두 사람이 정말 진심으로 사랑했다면 그 결혼... 허락했을 거야. 하지만... 걔가 너 모르게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긴 해? 네 인맥, 네 돈. 전부 다 이용하면서 뒤에선 회사 정보를 다른 곳으로 빼돌리고 있었어. 그때 프로젝트 입찰에서 왜 심해그룹이 번번히 실패했었는데... 정말 우리 그룹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하니?”하시율의 말에 심강열의 표정이 점점 어둡게 굳고 하시율은 기 막히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그리고 나한테 들키고 나서 그 애가 한 짓은 더 가관이었지. 네 아버지랑 가장 친한 친구였던 유지승 대표... 우리 그룹이 가장 위험할 때 우릴 배신했었잖아. 왜 그랬는지 알아?”하시율의 말을 듣고 가만히 듣고만 있던 한유라의 눈이 점점 더 커다래졌다.‘이게 다 무슨 소리야... 뭔가 대단한 비밀을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1902화 성공했어

    한숨을 푹 내쉰 하시율은 진지한 얼굴로 한유라를 돌아보았다.“그 애가 갑자기 나타나서 유라 너도 당황스럽고 상처 많이 받았을 거야. 내가 대신 사과하마. 그 아이...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정말 뻔뻔하더구나. 유학 명목으로 거액을 요구하는 걸 처음엔 거절했었는데 강열이랑 깔끔하게 헤어지겠다고 해서 돈으로 이 악연을 끊어낼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다 싶어서 받아들였어. 다시 한국엔 안 들어올 줄 알았는데... 그 뻔뻔한 성격 어디 가겠니? 너희 두 사람이 알콩달콩 사는 걸 보니까 배가 아팠던 거겠지. 그래서 훼방이라도 놓으려고 나타난 것 같은데... 너희 두 사람이 또 그 여우 같은 애 손에 놀아나는 거 난 용납 못한다.”‘아, 어머님... 진짜 눈치채고 계셨구나...’한유라가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한참 뒤에야 감정을 추스른 심강열이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그래도... 저한테만큼은 말씀해 주셨어야죠.”“홍경그룹이 소은정 대표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다면... 우리 심해는 정말 무너졌을 거야. 네가 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얼마나 힘든지 내가 다 아는데 그런 얘기를 어떻게 해... 그때 너 시간 날 때마다 회사 건물 옥상에 들락거린다는 얘기 듣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 줄 아니?”그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던 기분이 다시 떠오르며 하시율은 눈시울을 붉혔다.‘강열 씨... 그때 정말 많이 힘들었겠다...’한유라가 고개를 돌려 심강열을 바라보았다.분노, 후회, 배신감. 지금 이 순간 치미는 감정을 꾹 참아내고 있는 고집스러운 입술을 바라보고 있자니 안쓰러움이 밀려들었다.솔직히 심강열과 알고 지낸 시간을 결코 길다고 말할 순 없었지만 그가 강한 사람이라는 걸 보아내는 건 충분한 시간이었다.그런데 그런 그가 옥상에 올라갈 지경이었다면 도대체 얼마나 궁지에 몰렸던 걸까?스스로에 대한 실망감, 회사를 어떻게든 살려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겁게 그의 어깨를 짓눌렀을 것이다.아득한 옥상에 서서 그는 어쩌면 정말 이대로 뛰어내리고 싶다는 생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1903화 꺼져

    “그래.”한유라가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대표 사무실.소파에 앉은 심강열의 표정은 중요한 담판을 앞둔 듯 어딘가 비장하기까지 했다.“앉아.”한유라가 소파에 앉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한편, 비서 역시 냉랭한 분위기를 느꼈지만 그 죽일 놈의 호기심을 못 참고 결국 시키지도 않은 커피 두 잔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섰다.그러자 겨우 침착함을 지켜내던 심강열이 호통을 쳤다.“당장 나가요!”“아... 네, 네!”비서가 혼비백산한 얼굴로 사무실을 나서고 회사에서 이렇게 이성을 잃은 심강열의 모습은 처음 보는지라 한유라는 그만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왜 웃어?”“그냥. 사실 나한테 화내고 싶은 거면서 엄한 직원한테 성질 부리네 싶어서.”심강열이 미간을 찌푸렸지만 한유라는 바로 말을 이어갔다.“나 진심으로 가고 싶어.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이유 때문 아니야. 정말 내가 뭔가 해보고 싶어서 그래. 당신이랑 엄마 그림자에서 벗어나서 나 혼자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잠깐 침묵하던 심강열이 고개를 들었다.“누가 일하지 말래? 네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많고도 많아. 하지만 C시는 안 돼. 거긴 정말 위험하단 말이야.”하지만 꾹 다문 한유라의 입술을 보고 있자니 쏟아내고 싶은 말들이 목구멍에 콕 박힌 듯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던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아직도 나한테 화난 거지? 걔가 그런 사람인 줄 알았다면 절대... 절대 우리 앞에 나타나게 두지 않았을 거야. 정말이야...”죄책감에 사로잡힌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한유라가 자리에서 일어서 심강열을 꼭 안아주었다.따뜻한 위로에 심강열도 팔을 뻗어 그녀를 더 힘껏 끌어안았다.“유라야, 나한테 화난 거 있으면 차라리 날 때리고 욕해. 하지만... 날 떠나는 건... 그것만은 안 돼.”이대로 한유라를 잃을까 진심으로 두려워진 심강열의 목소리가 살짝 떨려왔다.이런 느낌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아 더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1904화 가야만 해

    “알아. 당신 그런 사람 아니라는 거 내가 더 잘 알아.”한유라가 심강열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녀와 똑같은 향기를 풍기는 부드러운 머리칼이 한유라의 손가락을 간질였다.익숙한 향기 때문일까? 그녀의 마음도 살짝 풀어졌다.“하지만... 내 마음도 좀 알아줘. 언제까지 당신 뒤에 숨어있을 순 없잖아. 남자 하나 잘 물어서 속 편하게 산다는 소리 듣고 싶지 않아. 당신이랑 결혼한 거 내 최고의 행운이야. 그래서 그 행운에 걸맞는 사람이 되려고.”말을 마친 한유라의 손가락이 잘생긴 심강열의 이목구비를 야릇하게 훑었다.“당신도 내가 무능력하다는 소리 듣는 건 싫지?”괜찮다고.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제발 내 곁에만 있어달라고...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달콤한 한유라의 목소리에 도저히 입을 열 수가 없었다.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그녀의 눈동자를 바라본 순간, 이젠 무슨 말을 해도 그 고집을 꺾을 수 없을 거라는 걸 심강열은 직감했다.“정말... 기어이 가야겠어?”한유라가 고개를 끄덕이고 심강열은 눈을 질끈 감았다.“세 달. 딱 세 달만 줄 거야. 그 안에 해결 하든 못 하든 무조건 돌아오는 걸로. 더는 양보 못 해.”그제야 한유라도 활짝 웃으며 심강열의 얼굴에 찐한 뽀뽀를 날렸다.“그래.”‘일단 가는 건 오케이했으니까 됐어. 세 달? 흥. 그때 가서 더 버티면 되지롱. 자기가 날 납치라도 할 거야 어쩔 거야.’그날 오후부터 한유라는 인수 인계 작업을 시작했지만 심강열은 일단 떠나기 전에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두라는 말만 했을 뿐, 정식 공문을 내리는 걸 이상하리만치 질질 끌었고 마음에 가득 찼던 기대감은 점차 의심으로 바뀌기 시작했다.심강열의 허락을 받아내고 며칠 뒤, SC그룹.미팅을 마치고 돌아온 소은정은 자기 사무실인양 소파 상석에 앉은 한유라를 발견하고 헛웃음을 지었다.“왜 회사로 왔어! 새봄이부터 만나러 갔어야지! 네 얼굴 다 까먹겠다.”이에 한유라가 눈을 흘겼다.“걔 아직 돌도 안 지났어. 사람 얼굴 기억도 못 한다고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1905화 조급한 마음

    하지만 소은정의 조언에도 한유라는 미간을 찌푸렸다.“아니, 그래서 더 가고 싶어. 한순간 오기로 이러는 거 아니야. 내가 C시 지사 상황을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안 해.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나 스스로가 가장 잘 아니까. 그냥...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나 혼자 해보고 싶어.”생각보다 단호한 목소리에 소은정도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휴, 하여간 고집은. 알겠으니까 조심해.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얘기하고.”“응원은 고마운데 지금 가기 전부터 위기잖아.”한유라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강열 씨가 보내줄 때까지 얌전하게 기다리고 있을 거야? 한유라, 왜 이래? 너 이렇게 고분고분한 캐릭터 아니잖아?”소은정의 말에 흠칫하던 한유라가 반짝이는 눈으로 벌떡 일어섰다.“역시, 소은정. 잔머리 하나는 끝내준다니까!”말을 마친 한유라가 핸드백을 들고 부랴부랴 사무실을 나서고...마침 커피를 들고 들어오던 우연준이 사무실을 뛰쳐나오는 한유라를 피하려다 셔츠에 커피를 전부 다 쏟고 말았다.“아, 커피 고마워요, 우 비서님.”우연준의 어깨를 토닥이던 한유라가 다시 부리나케 달려나가고 우연준은 의아한 얼굴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대표님, 유라 씨 왜 저러세요?”“음... 전장으로 달려가는 장군의 마음? 이라고 생각해.”‘그게 뭔 소리야.’고개를 든 소은정이 말했다.“옷 다 버렸네요. 오후에는 쉬도록 해요.”“고맙습니다, 대표님!”‘못 알아들을 말 좀 하시면 어떠하리. 이렇게 휴가까지 내주시고... 고맙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유라 씨!’다음 날, 소은정은 한유라가 몰래 C시로 향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그 소식을 전한 전동하는 셔츠 단추를 풀며 묘한 표정을 지어보였다.“왜 안 놀라요? 심 대표 화 많이 나셨다던데... 직접 운전까지 해서 쫓았다던데 결국 못 말렸다네요.”소은정이 태블릿으로 뉴스를 확인보며 말했다.“놀라긴요. 우리 한유라 씨 사고치는 게 뭐 하루 이틀도 아니고”“그런데... 은정 씨 만나고 바로 도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1906화 새봄이 살려!

    전동하는 부드럽고 자상한 눈빛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촬영 현장까지 데려다주고 갈게요. 어차피 가는 길인데.”소은정은 다른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데려다주겠다는 그의 자상한 말투에 감동한 듯 웃으며 말했다.“좋아요. 가는 길에 데려다줘요!”아이처럼 좋아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전동하 또한 기분이 좋아졌다.가는 길에 소은정은 집에 있는 소찬식한테 영상통화를 걸었다.소찬식은 새봄이를 안고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새봄이는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쩍하면 일부러 앞에 놓인 물건들을 바닥에 던졌다.그러나 소찬식은 새봄이의 행동을 보고도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할아버지 이야기 정말 잘하지? 새봄이가 정말 좋아하네? 자. 할아버지가 양자역학에 대해 읽어줄게……”소은정은 이마를 짚더니 말했다.“아빠, 새봄이 좀 냅둬요!”소찬식이 이내 대답했다.“교육은 어려서부터 잘해야 해. 옛날에는 내가 너무 바빠서 너흴 신경 쓸 틈이 없었어. 봐봐, 어떻게 됐는지! 지금은 내가 여유롭고 시간도 많으니까 새봄이한테 최선을 다할 거야. 그러니까 잔말 말고 나한테 맡겨!”전동하는 무엇인가 대꾸하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결국 운전에만 전념했다.소은정은 화를 참지 못하고 바로 영상통화를 끊어버렸다.전동하는 소은정을 보더니 말했다.“아버님, 계속 이러시진 않겠죠?”소은정이 가볍게 웃더니 대답했다.“새봄이가 어느 정도 크고 거절할 줄도 알게 되면, 그땐 아빠가 새봄이한테 손 떼시겠죠. 걱정 마요!”전동하의 고민을 눈치챈 소은정은 분명히 마음속으로는 무지 걱정이 되지만 겉으로는 애써 담담한 척했다.전동하가 천천히 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럼 다행이구요.”소은정이 말 대신 웃음으로 대답했다.요즘 소찬식은 자신의 모든 정력을 새봄이 키우는 데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소찬식은 그런 삶을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했지만, 주위사람들이 오히려 그보다 더 피곤해했다.전동하는 그 현실이 마음에 가시처럼 걸렸지만, 장인어른의 성의를 차마 뭐라고 할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1907화 오랜 혐오

    소은정은 장윤에 대해 인상이 있었지만 잘 알지는 못했다.전에 손호영이 화영상 후보에 올랐었는데 최종적으로는 장윤이 남우주연상을 받았었다.소은정이 장윤에 대해 알고 있는 거라곤 이 사실이 유일했다.그는 인기도 많고 연기력도 뛰어나 연예계에서의 평판 또한 좋았다.김하늘이 여기까지 소은정을 오게 한 이유는 장윤을 이글 엔터와 계약시키고 싶어서였다.장윤은 최근 소속사와 계약이 만료됐다.그의 원래 계획은 자기 스튜디오를 차리는 것이었다.하지만 장윤은 뜻밖에 이 바닥에서 잘 나가는 사람의 미움을 사게 됐는데, 고의로 그의 앞길을 막는 바람에 모든 일이 순조롭지 않게 됐다. 이런 상황에 그는 조심스럽게 김하늘한테 사정을 털어놓게 된 것이었다.몇 년간 이글 엔터 소속으로 있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자기 뜻대로 하고 싶었다.소은해는 장윤에게 흥미가 없었기에 김하늘과 소은정한테 이 일을 맡겼다.오늘 소은정이 촬영 현장을 온 것도 그저 먼 곳에서 보려고 온 것이었다.장윤이 이렇게까지 열정적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장윤은 손을 흔들며 소은정한테 다가오려 했다.전동하는 운전석에서 내려 소은정의 뒤에 서더니 억지로 그녀에게 얇은 외투를 걸쳐줬다.소은정은 당황한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안 추워요.”전동하는 장난스레 입을 삐죽 내밀며 소은정을 내려다보더니 낮은 소리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내가 추워요.”그녀는 찌릿한 전율을 느끼다가 전동하의 팔을 애교스럽게 치며 말했다.“장난치지 마요!”전동하는 그녀의 귀여운 반응에 꽤 만족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맞은 편에 서 있던 장윤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왔으나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지켜보면서 다가갈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전동하는 소은정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담쓰담하고는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더니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오후에 데리러 올게요. 어디로 튀지 말고 있어요. 알았죠?”소은정은 그의 애정행각에 가슴이 두근거렸고 얼굴이 빨개졌다.아무리 얼굴이 두꺼운 사람이라도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1908화 불량, 그 자체

    연예계에서 소은정의 영향력이 큰 것은 그녀가 전에 유준열과 손호영을 내세웠기 때문이었다.얼마나 많은 사람이 질투에 눈이 멀었었는지 모른다.모퉁이를 돌자, 김하늘이 스튜디오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고 소은정을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소은정은 원래 많은 사람 앞에 나타나는 것을 꺼리는데 이미 왔으니 지금 가는 것도 좀 그랬다.소은정은 울며 겨자 먹기로 걸어갔다.감독은 여러 번 NG를 낸 서브 여주를 혼내고 있었다.“배우가 울 줄도 모르고 웃을 줄도 몰라요? 대체 무슨 백으로 여길 들어왔는진 몰라도 전혀 쓸모가 없는 거 알죠? 성형한 지 얼마나 됐다고. 붓기도 안 빠졌는데 무슨 배짱으로 덤벼요? 우리 발목 잡을 일 있어요?”서브 여주는 눈이 새빨갛게 충혈되어 있었고 스태프들은 그녀의 화장을 고치기 바빴다.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스태프들은 아무렇지 않게 움직이고 있었고 서브 여주는 돌아서서 물건을 내던지며 화를 냈다.소은정은 그 장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속으로 역시 촬영 현장이 떠들썩하다고 생각했다.소은정은 회사에서 고생하는 직원들한테 욕 한번 하기도 미안해하는데, 회사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진풍경이었다.감독과 적지 않은 배우들은 소은정이 촬영 현장에 온 것을 알아챘다.감독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은정 씨, 촬영하는 거 보러 오셨어요?”소은정이 웃으며 말했다.“네. 실례합니다.”“실례라뇨.”감독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자, 삼십 분 쉬었다 합시다!”김하늘도 같이 걸어갔다.5월의 날씨는 서늘한 편이었고 약간 덥기는 했지만 견딜만한 정도였다.김하늘은 양산을 들고 오더니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 장윤 씨.”장윤이 별일 아니라는 듯 웃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소은정은 스튜디오를 쭉 둘러보더니 김하늘한테 가서 말했다.“내가 너 방해하는 건 아니지?”김하늘이 혀를 끌끌 차더니 대답했다.“방해는 무슨. 난 그냥 내가 투자한 영화가 대박일지 쪽박일지 궁금해서 오는 거 뿐인데?”소은정이

최신 챕터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1화 행복한 결말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문준서는 그녀의 눈물을 보고 죄책감에 얼굴을 들 수 없었다.새봄이가 점차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새봄이는 길게 심호흡하고 감정을 식혔다.준서에게는 묻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문준서는 울어서 빨갛게 부은 새봄이의 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커피 계속 마실 거야? 안 마실 거면 우리 집에 올래? 내가 맛있는 커피 만들어 줄게!”새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준서는 소녀의 손을 잡고 핸드백을 챙긴 뒤, 밖으로 나갔다.커피숍 직원들마저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고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새봄이는 그와 손을 잡고 걷고 있자 저도 모르게 가슴이 설레었다.어릴 때는 항상 손을 잡고 다녔는데 지금은 어딘가 어색했다.어린 문준서는 항상 새봄이를 우선으로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럴까?문준서는 소녀가 기억하는 어린 준서가 아니었다. 그의 거대한 뒷모습은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었다.문준서가 웃으며 소녀에게 물었다.“뭘 그렇게 뚫어지게 봐?”“키 몇이야?”“192, 만족해?”새봄이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내가 키 큰 사람 별로라고 하면 뼈라도 깎을 거야?”문준서는 웃으며 소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응. 네가 집도해.”새봄이도 덩달아 웃었다.10여 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처음에는 정말 보고 싶었지만 점차 감정은 옅어져 갔다. 매번 부모님에게 준서의 안부를 물을 때면 그들은 머리만 흔들었다.그 뒤로 새봄이는 더 이상 준서를 찾지 않았다.말없이 사라진 그를 원망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그가 해외에서 무사히 지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 컸던 것 같았다.문준서는 길가에 세워진 스포츠카로 다가갔다.차도 주인을 닮아 검은색으로 차분하고 화려하지 않은 디자인이었다.처음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 새봄이는 그가 문준서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티없이 맑고 순수했던 눈동자는 어릴 때와 비교해 변한 게 전혀 없었다.하지만 소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30화 새봄이와 준서

    새봄이가 떠난 뒤로 전동하는 한숨을 달고 살았다. 옆에서 지켜보는 소은정은 어이가 없었다.학교 생활은 생각했던 것보다 따분하지 않았다.어릴 때부터 곱게 자란 새봄이지만 거만하지 않고 성격이 활발했기에 많은 친구를 사귀었다.아이는 가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파티를 벌였다.그리고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즐겼다.가끔 센 강변에 가서 산책도 하고 석양을 감상하며 오리에게 먹이를 주기도 했다.그런데 가끔 혼자 있을 때면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하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주변에 수시로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새봄이는 아이스크림을 들고 홀로 석양 아래에서 산책을 즐겼다. 손에는 엄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인 한정판 명품백이 들려 있었다.이목구비가 화려한 동양소녀가 길을 걷고 있자 무수히 많은 시선들이 따라다녔다.하지만 프랑스의 치안은 별로 좋지 못했다.새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이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남자가 소녀의 핸드백을 가로채서 사람들 틈으로 도주했다.놀란 새봄이는 다급히 남자의 뒤를 따라가며 소리쳤다.“도둑이야!”안타깝게도 유럽에서 비슷한 사건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졌다.아무도 핸드백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아했다.새봄이는 자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남자를 쫓아갔다.수염이 덥수룩한 남자는 뒤를 돌아보며 뭐라고 욕설을 지껄이더니 골목으로 진입했다.새봄이가 쫓아갔을 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소녀가 망연자실한 얼굴로 서 있을 때, 갑자기 옆 골목에서 사람이 튀어나왔다.남자는 바로 새봄이의 목을 노리고 달려들었지만 손이 소녀에게 닿기도 전에 누군가가 달려와서 남자를 걷어찼다.새봄이는 겁에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훤칠하고 잘생긴 동양인 남자가 등 뒤에 서 있었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새봄이의 앞으로 다가갔다.그에게서 익숙한 우드향이 풍겼다.그는 천천히 소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손가락이 가늘고 예쁜 손이었다.녹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강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9화 기억이 안 나

    전동하는 그날 밤 새봄이에게 해외유학 얘기를 꺼냈다.새봄이는 고민도 해보지 않고 바로 동의했다.어디에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프랑스만 제외하고 아무데나 괜찮다고 했다.전동하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준서 때문에 프랑스에 가기 싫은 거야?”새봄이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걔가 누군데? 하나도 기억 안 나! 걔 얘기하지 마!”아이는 억울함을 토로했다.줄곧 아이의 옆을 지켜주던 오빠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마치 꿈을 꾼 것 같았다.더 이상 아이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던 오빠는 없었다.아이는 준서가 보고 싶었지만 준서는 떠날 때 편지 한장 남기지 않았다.전동하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새봄이도 이제 컸잖아. 준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어. 연락이 없던 것도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였어. 나중에 준서 만나도 너무 준서를 욕하지 마.”새봄이는 고집스럽게 고개를 돌려버렸다.부모의 사랑만 받고 자란 아이는 갑작스러운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가끔 딸이 울기라도 하면 전동하는 항상 달려와서 딸을 위로해 주었다.태어날 때부터 다이아수저를 물고 태어난 아이는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그런데 어느 날 오빠가 보고 싶었던 아이가 준서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없는 번호라고 나왔다.아이는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출국이 결정되었으니 전동하는 아이가 다닐 학교를 알아보았다.결국 새봄이는 유럽을 선택했다.마치 누군가가 거기서 자신을 기다리는 것처럼.떠나기 전, 아이는 일곱 남자친구와 작별인사를 나누었다.아이가 출국하는 날, 온가족이 나와서 새봄이를 배웅햇다.새봄이는 딱히 슬프거나 아쉬운 티를 내지 않았다. 마치 부모님 손을 잡고 해외여행을 가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아이는 활짝 웃으면서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전동하와 소은정은 영지까지 데리고 같이 프랑스로 출국하기로 했다.일가족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돌아서는데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새봄아!”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질린 얼굴로 허겁지겁 이쪽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8화 새봄이의 남자친구

    눈 깜짝할 사이에 새봄이는 어엿한 숙녀로 자라났다.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그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다.새봄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렸다.소은정은 딱히 말리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어렸을 때 이런저런 경험을 다 해보는 게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새봄이가 진심일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전동하는 밤새 잠을 이룰 수 없었다.그는 아이와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새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친구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나만 솔로면 유행에 뒤떨어지잖아. 그래서 만나보기로 했어. 그리고 너무 이른 나이도 아니잖아! 중학교 때부터 연애하는 애들도 많다고!”전동하는 인내심 있게 아이를 타일렀다.“그래도 넌 아직 너무 어려.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더 많이 접촉해 보면 알게 될 거야. 남자는 다 믿을 놈이 못 돼….”“그럼 엄마가 아빠를 만난 것도 사랑에 눈이 멀어서 만난 거겠네?”어릴 때부터 말싸움에는 절대 지지 않던 새봄이는 미소가 소은정을 닮은 예쁘고 사랑스러운 소녀로 성장했다.그리고 총기 있는 눈동자와 말빨, 그리고 큰 키는 전동하를 많이 닮았다.소은정은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딸이 나중에 남자 여럿을 울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아이에게는 사랑을 하면 꼭 아빠랑 엄마처럼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강조했다.새봄이는 전동하가 말이 없자 달려가서 그의 팔짱을 꼈다.“아빠, 걱정하지 마. 그냥 연애는 어떤 느낌인가 궁금해서 해보는 거야.”“그래서 그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이야?”“어느 남자친구를 말하는 거야?”전동하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몇이나 사귀었는데?”“다른 애들은 다 한명하고만 사귀는데 난 다른 애들 따라하기 싫어. 그래서 하루에 한 명, 일주일에 일곱 명이야! 주일을 정해서 따로 만나!”새봄이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전동하는 입을 뻐금거리며 한참을 말을 잇지 못했다.그래도 다행인 건 사랑에 깊이 빠지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점이랄까.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7화 사건의 결말

    다른 CCTV에서 정황이 포착되었다. 직원이 그쪽으로 다가가다가 발을 헛디디며 하마터면 술잔을 쏟을 뻔한 정황이었는데 그때 잔을 안쪽으로 옮기며 위치가 바뀐 것 같았다.독극물 검사결과도 나왔다.청산가리였다.심청하의 몸에서 나온 독극물과 약병에 있던 독극물 성분이 일치했다.살인을 계획했던 심청하가 제 꾀에 당한 상황이었다.아마 그녀는 죽을 때까지 어디서 문제가 생겼는지 몰랐을 것이다.형사들은 밤을 새워 CCTV를 확인하면서 이 약병의 출처가 남유주의 큰어머니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그렇게 큰어머니가 경찰에 소환되었다.큰어머니는 숨김없이 사건의 경과를 진술했는데 심청하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이었다.하지만 사람을 해치고 싶지 않아서 넘어지는 틈을 타 약병을 바닥에 버렸다고 했다.심청하가 포기를 못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다가 제 꾀에 당했다는 말도 했다.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그녀에게 물었다.“그랬다는 증거 있나요?”“당연히 있죠.”큰어머니는 딸인 남연을 호출했다.“형사님이 묻는 대로 사실을 대답해! 떨지 말고!”남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핸드폰을 꺼냈다.그리고 차 안에서 심청하와 대화했던 녹음을 재생했다.“그 여자가 아빠랑 엄마를 죽이겠다며 협박했어요. 그 파티 초대장은 제가 거금을 주고 산 거예요. 우린 태한그룹 사모님과 친척관계에요. 평소에 왕래는 하지 않지만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았다고요!”남연은 울음을 터뜨리며 말했다.“형사님, 제가 아는 건 다 얘기했어요.”형사는 그녀의 진술에서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전에 남유주 씨를 해하려 한 적이 있죠?”“그래! 너도 직접 남유주를 죽이려고 했잖아? 그건 왜 쏙 빼고 말해?”녹음본에 담겼던 심청하의 목소리였다.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파일은 편집을 거치지 않았다.남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사실을 털어놓았다.“그것도 심청하가 협박해서 했어요. 하지만 언니 앞에서 이미 잘못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어요. 언니는 저를 용서했고요.”형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건 박수혁 대표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6화 사고

    심청하는 한참 침묵하더니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무슨 방법을 쓰든 그 사람들과 걔를 만나게 해. 안 그러면 이 약은 네 부모님 배 속으로 들어갈 거야!”남연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알겠어요.”결국 그녀는 겁에 질린 얼굴로 명령을 받아들였다.며칠 뒤,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오늘은 자선회가 열리는 날이었는데 박수혁은 남유주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그녀와 함께 자선회에 참석했다.그리고 자선회에서 많은 보석과 골동품을 구매하며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자선회가 끝나고 파티가 이어졌다.남연의 부모는 힘겹게 초대장을 입수했다.심청하는 파티홀에서 이어질 장면을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남연의 부모는 뒤늦게 파티에 참석했고 그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파티가 다 끝난 뒤였다.심청하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는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SC그룹에서는 지분 사건으로 그들을 물고늘어질 것이다.본사에서 움직이기 전에 남유주를 제거해야 했다.잠시 후, 남유주의 큰어머니는 사람이 없는 곳에 숨어들었다.그리고 약을 꺼내 술병에 쏟아넣으려고 했다.마침 취객이 그녀의 어깨를 부딪히고 지나가며 그녀가 바닥에 쓰러졌다.남유주 큰어머니가 고통에 신음을 흘리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약병은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구석진 곳으로 굴러갔다.심청하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정말 뭐 하나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없는 일가족이었다.남유주의 큰아버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 다급히 다가가서 아내의 손을 잡고 구급차를 호출했다.호텔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달려왔고 큰어머니를 들것에 실어 병원으로 호송했다.심청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람들이 모두 흩어지고 그녀는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아무도 안 보는 틈을 타 약병을 손에 쥐었다.그리고 기회를 봐서 약을 와인에 쏟고 흔들었다.모든 게 끝난 뒤, 심청하는 손에 난 땀을 닦았다.이미 살인을 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지만 직접 모든 일을 끝내고 나니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5화 그녀는 원하지 않았다

    남유주는 미소를 지으며 소은정과 박수혁 사이를 스스럼없이 얘기했다.남유주는 지나간 둘의 과거를 신경 쓰지 않았다.박수혁은 소은정에게 다른 마음이 없었고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행복한 삶을 살기로 했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남유주가 건넨 상자를 열었다.안에는 팔찌가 있었다, 반짝이며 아름다운 화려한 목걸이의 모든 보석은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본연의 미와 섬세함의 아름다움을 결합하는 느낌이 들게 했다.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몇 년 동안 이런 것을 모으기를 좋아했는데... 고마워요, 진짜 마음에 들어요." 남유주는 화해의 의미로 소은정에게 팔찌를 건넸다.소은정은 미소를 지으며 팔찌를 착용했다."과거는 과거일 뿐이니 우린 서로 용서하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머리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안타깝게도 난 어떤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네요…"그녀는 가방에서 계약서를 꺼내고 남유주에게 건넸다.남유주는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류 내용을 살펴보았다."이게 뭐예요?""원래는 소찬학의 주식이었지만 몇 년 전에 회사 소유로 되었어요. 아빠가 나이도 있고 해서 주식 대신 배당금을 주기로 했었어요, 근데 더는 그 사람의 것이 아니니까, 아빠가 유주 씨한테 넘기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주는 작은 선물이니까 받아줬으면 좋겠어요." 얼굴이 굳었던 남유주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계약서를 다시 내밀었다."전 받지 않을래요.""유주 씨, 이게 얼마나 큰 돈인지 몰라요? 술집을 사려고 했던 거 아니었어요? 이 돈으로 그 건물 같은 거 열 개는 살 수 있어요."소은정은 인내심을 가지고 설명했다.남유주는 웃음을 참고 머리를 흔들었다."이걸 받으면 소찬학이 내 생부라는 것을 인정하는 거잖아요, 끊을 수 없는 혈연관계를 받아들여야 하고, 내가 관여하지 않은 과거의 강탈과 억압을 직면해야 해요. 태어난 이래로 부모가 없는 존재로 살아왔고,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아요. 나의 아버지로 인정하고 싶지도 않고 소씨 가문과 혈연적인 관계가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4화 헛수고

    거침없이 내뱉는 심청하의 태도에 소찬식이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소씨 가문의 주식은 애초에 저희 집안 거에요. 그리고 둘째 삼촌이 직접 주식을 그룹 소유로 돌리겠다고 서명까지 했어요. 자기는 주식 배당만 챙기겠다고, 회사를 떠난 지금 삼촌한테 배당금을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야죠. 이모가 한 계산은 너무 터무니없어요. 이 주식들은 재산 분할과 관련이 없어요. 설령 분할을 한다 해도, 먼저 그룹의 이익을 보호하는 게 우리의 원칙이고요."심청하는 얼굴이 이상하게 변했다."저는 어떻게 해요? 그이가 감옥에 가고, 우리는 손가락 빨면서 굶어 죽으라는 거예요? 주식을 전부 넘겨주세요, 그럼 더는 따지지 않을게요!" 그녀는 무례한 태도로 단호하게 앉아 있었다.소찬식의 표정이 음울하게 어두워졌다, 그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번 쳐다보았다."그만 돌아가세요, 돌아가서 경찰 소식 기다리세요. 찬식이 회사 자금을 자기 돈처럼 써버렸고 수억 달러를 횡령했어요. 그럼에도 그룹이 이 돈에 대해 따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세요. 어떻게 돈을, 주식을 요구할 수 있어요?" "나는 찬식 씨가 아니에요, 다른 사람들 사정은 모르겠고, 누가 날 어떻게 생각하든 관심없어요."그는 말을 마친 뒤 옆에 서 있는 집사에게 눈짓했다."손님을 내보내.""네."집사의 대답에, 심청하는 일어서서 조급하게 말했다. "아주버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형제들끼리 어떻게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요? 이 일을 언론에 알리면 어떻게 될지 저도 기대되네요, 아마 언론도 이 일에 엄청난 관심을 둘 것 같거든요!"소찬식의 표정은 신경질적으로 굳어졌다, 눈빛이 차갑고 어둡게 변했다.공기 안에는 침묵이 깔렸다.소은정은 갑작스럽게 직감했다. 심청하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눈치챘다.하지만 그들은 타협할 수 없었다. 한 푼이라도 더 주면, 그녀는 주제 파악을 못 하고 더 달라고 요구할 것이다.그녀는 절대로 이번 한

  •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제2623화 법을 잘 안다

    심청하의 얼굴이 새파랗게 변했다."다 해봐야죠, 우선 믿을 만한 변호사를 찾아서 형량부터 줄여줘요."옆에서 듣고 있던 소은정이 참지 못하고 가볍게 웃으며 소리를 냈다.소은정이 입을 열었다."마침 잘 오셨어요, 우리도 지금 삼촌을 어떻게 구할지 토론하고 있었거든요!"심청하는 의아한 눈빛으로 소은정을 쳐다보았다. "그러면... 어떤 방법을 논의했는데?"전동하는 멋도 모르고 웃었다. 그는 소은정의 대답을 기다렸다.소은정은 청량한 목소리로 한숨을 쉬었다."사실 우리가 변호사를 찾아서 물어봤어요. 판결이 심하게 나면, 사형이 나올 수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어쨌든 두 사람을 죽인 거니까.그래도 방법이 있어요, 둘째 삼촌은 그때 혼인 상태였잖아요?법정에 나서서 전부 둘째 삼촌이 한 게 아니라고 증언하면 돼요. 삼촌은 줄곧 숙모랑 함께 있었고, 그런 일을 꾸밀 시간적 여유도 없었다고!"심청하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일어섰다."너... 나보고 거짓 증언을 하라는 거야, 말이 되니? 그거야말로 불법이야!"소은정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계셨네요? 근데 왜 저희 아버지한테 당당하게 그런 짓을 요구하는 거예요?"심청하는 그제야 자신이 소은정에게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다.화가 난 그녀의 얼굴이 붉어졌다."은정아, 너 말 이상하게 하는 구나, 내가 마음이 너무 급해서 나온 말을 꼬투리 잡는 거니? 그리고 너희 삼촌 아직 유죄 판결도 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우리가 조금 더 노력하면 돼."소은정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럼 혼자 잘 해보세요! 우린 응원이나 하고 있을게요!""너 지금 뭐하자는 거니?" 심청하는 화를 내며 소찬식을 바라보았다."진짜 이렇게 내버려두실 거예요?"소찬식의 눈빛이 어둡게 깔렸다."자기가 한 일에 대가를 치러야 하겠죠, 저희는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제수씨도 저희를 그만 찾아오세요."심청하는 소찬식의 태도가 이렇게 차갑고 딱딱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잠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