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은호는 눈시울이 시렸다. 그는 얼른 젓가락을 들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한시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병실 안의 소은정을 바라봤다.......공기속의 따뜻한 기운에 소은정은 편안함을 느꼈다.이런 환경은 그녀에게 안전감을 가져다줬다.전의 습하고 더운 느낌보다 훨씬 좋았다.소은정이 천천히 눈을 뜨니 깨끗한 천장에 매달린 화려한 등이 보였다.그녀는 한순간 기억을 잃고 자신이 왜 이곳에 온 것인지 잊을 뻔했다.하지만 머지않아 끔찍한 기억들이 다시 떠올랐다.그녀는 다급하게 숨을 내뱉으며 정신을 차렸다.그때, 따뜻한 손이 그녀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 느낌은 익숙한 느낌이었다.소은정이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소찬식이 눈물을 머금은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는 마치 아직 초등학생인 자신을 보살펴 주고 있는 듯했다. 잠을 재워주고 아침 일찍 깨우고 밥도 먹이고, 매일 그랬던 것처럼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소은정이 잠에서 깨 잠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아빠?"소찬식이 얼른 대답을 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빠 때문에 깼어?"소은정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아뇨, 정말 엄청 오래 잔 것 같아요.""어제 늦게 잠들었으니 오래 잔 것도 아니지, 조금 더 자도 돼."소은정이 웃으며 몸을 일으키려 하자 소찬식이 조심스럽게 그녀의 등 뒤에 쿠션을 받쳐줬다.링거를 다 맞고 나니 그녀는 온몸이 가뿐해졌다.소은정은 힘이 들어간 몸이 느껴지자 기분이 좋아졌다."아빠, 걱정시켜 드려서 죄송해요.""어젯밤에 이 소식을 알게 되었다, 다행히 네가 아무 일도 없었지. 아니면 나를 속인 놈들 전부 다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두 사람이 얘기를 나누고 있던 그때,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소은호가 두 사람을 보다 결국 소찬식의 몸에 시선을 멈추곤 물었다."아버지, 시연이가 은정이한테 먹일 죽을 가지고 왔어요."소찬식은 소은호를 한 눈 보더니 콧방귀를 뀌었다. 그는 여전히 그에게 화가 나 있었다.이렇게 큰일을 속이려고 했다
반 공기 정도 먹은 소은정은 더 이상 넘기기가 힘들어졌다.소찬식의 안색도 전보다 많이 좋아졌다."아직 불편해? 더 잘래?"하지만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동하 씨는 어떻게 됐어?"그녀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러자 소찬식이 소은호를 바라봤다.소은호는 헛기침을 한 번 하더니 난감한 얼굴로 대답했다."아직 관찰 중인데 괜찮아, 오늘 원장님께서 아는 의사 선생님이 최신 치료 기계를 들고 온다고 했으니까 나을 수 있어."소은호의 말을 들은 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의 불안을 떨쳐냈다."은정아, 일단 자기 몸부터 추스려, 전동하 일은 네 오빠한테 맡기고. 너를 살려줬으니 우리 집안에서도 잘 보살펴 줄 거다.""네, 저도 알아요."말을 마친 소은정이 다시 소은호를 보며 물었다."내가 사라졌다는 소식 아직 밖으로 전해지지 않았지?""응,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어. 밖으로는 외국으로 가 여행도 할 겸 시장탐방을 한다고 했으니 의심하는 사람도 없어.""그럼 됐어."소찬식은 소은정의 병실에서 떠날 줄 몰랐다. 결국 소은호는 회사의 일을 병원으로 들고 와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소은정은 의사 선생님이 전동하를 검사하고 새로운 치료 방법을 내놓고 나서야 마음을 놓았다.의사 선생님은 전동하의 상황에 대해 큰 희망을 품었다."제가 만난 환자 중에 이분보다 더 심한 분도 계셨어요, 환자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다면 무조건 나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를 믿으세요."한 원장은 이 기쁜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려줬다.소은정이 조금 나은 모습을 확인한 소찬식은 소은호에게 병원과 병실 주위에 대량의 경호원을 배치하라고 했다.저녁이 되어 한시연이 소찬식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설득했고 소은호가 그를 집으로 데려다줬다.병실이 갑자기 조용해지니 소은정은 조금 적응이 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곧 자신이 걸을 수 있으니 큰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고 병실을 나섰다. 그녀는 전동하가 어느 정도로 회복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문을 연 순간, 문 앞에 경호원
소은호가 돌아온 것이었다."직접 보니 마음이 놓여?"소은정이 그제야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응, 고마워, 오빠. 한 원장님한테 들었는데 오빠가 도와줘서 훨씬 빨리 해결할 수 있다고 들었어.""다 너를 봐서 한 거야, 아니면 저놈한테 이런 대접 안 해줘."그 말을 들은 소은정이 웃었다."네가 쓰던 휴대폰은 박살 나서 새거 샀어, 안에 있던 거 전부 다 옮겨놨고. 그리고 한유라가 너 많이 걱정하더라, 너한테 전화한 거 후회하고 있던데 기분 좋으면 전화라도…"소은호의 말을 들은 소은정이 머리를 탁 치더니 얼른 휴대폰을 받아들었다."오빠가 말 안 했으면 잊을 뻔했어, 유라 지금 엄청 걱정하고 있을 텐데."한유라의 전화 때문에 소은정이 이렇게 되었다고 하지만 소은정은 이 일을 한유라의 탓으로 돌리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한유라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도혁은 다른 기회를 찾았을 것이다.한유라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소은정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얼른 한유라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한유라가 전화를 받았다."은정… 아니, 오빠, 은정이 소식은 좀 있어?"한유라가 조금 쉰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자신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나쁜 소식이라도 들을까 봐 걱정하고 있는 듯했다.그동안 소은정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소은호가 받았었다.그녀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기에 소은호는 소은정을 대신해 그녀의 전화만 받았다.하지만 그녀가 너무 빈번하게 묻는 바람에 소은호도 짜증이 나 요즘은 한 통밖에 받지 않았었다.한유라는 소은호가 자신을 탓하고 있다고 생각해 더욱 자책할 수밖에 없었다.소은정은 그런 한유라의 목소리를 들으니 걱정되었다. 아마 한유라는 요즘 무척 괴로워했을 것이다.겉으로 털털한 척해도 안은 누구보다 여린 사람이 바로 한유라였다."아냐, 유라 아가씨, 나 보고 싶었어?"소은정의 목소리를 들은 한유라는 한참을 침묵을 지키다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소은정,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너 드디어 돌아왔구나
박수혁의 대부분 선택은 사람들의 예상을 벗어났다.하지만 이번 일에서 소은정은 그 어떠한 잘못도 없었기에 그녀는 박수혁을 동정할 필요가 없었다.물론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다.소은호도 소은정이 별로 부담을 가지지 않자 조금 마음을 놓았다."네가 죽기를 바란 건 아니고, 전에는 마음이 네가 아닌 곳을 향해서 도혁이랑 거래를 계속했던 거지. 하지만 네가 살았다는 소식을 알리지는 않았어, 박수혁이 모르고 있긴 하지만 내가 일부러 숨긴 것도 아니야. 돌아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두 사람은 그렇게 병실 앞에 도착했다."응, 앞으로 이 일에 참견하지 말아야겠어. 내일 마이크 데리고 와, 마이크도 분명 걱정하고 있을 거야."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빠가 오늘 데리고 오라고 하셨는데 네 몸이 회복되지 않았잖아. 여기 데리고 오면 돌봐줄 사람이 없을까 봐 안 데리고 왔어. 은해도 오늘 오려고 했는데 비행기가 늦는 바람에 내일 온대, 은해 올 때 데리고 오라고 하면 돼."소은정은 모든 것을 잘 안배한 소은호를 보며 반박하지 않았다.소파에 앉은 소은정이 회사의 메일을 둘러보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소은호를 바라봤다."오빠, 도혁이 하는 사업 하나도 깨끗하지 않아, 인신매매에 마약까지,"소은정은 그날 밤, 차를 타고 떠나기 전 봤던 여자의 절망으로 가득 찬 눈빛이 생각났다.소은정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소은호가 손짓하며 그녀를 저지했다."알아, 박수혁이 적지 않은 증거를 장악했으니 걱정하지 마. 그 일은 이제 생각하지 마."그녀가 돌아온 뒤로 소은호는 그녀에게 동남아에서의 일을 묻지 않았다.그 시간들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알게 되는 것은 두렵지 않았지만 혹여나 소은정에게 트라우마로 남을까 두려웠던 것이었다.소은호의 말을 들은 소은정은 그저 미소를 지었다.그때의 그녀는 자신을 보호할 힘조차 없었기에 다른 이를 보호한다는 건 더더욱 말이 되지 않았다.다른 이에게 증거가 있다면 그녀도 굳이 움직이고 싶지
소은정이 고개를 숙인 한유라를 보며 고민에 빠졌다."네 탓 아니야, 너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래, 네 전화가 없었어도 다른 기회를 찾았을 거야.""정말 내 탓 안하는 거야?""당연하지."소은정이 웃으며 대답했다."하지만 네 오빠가 나를 탓하겠지, 전화해서 네 상황을 물어보려고 해도 전화도 안 받았어!""네가 너무 자주 해서 그런 건 아니고?"그 말을 들은 한유라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그럴 리가."하지만 곧 다시 고개를 숙였다."나는 네가 걱정돼서 그랬던 거지.""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우리 오빠 원래 저런 사람이라는 거 너도 알잖아, 이번에도 오빠가 먼저 너한테 전화하라고 해서 전화한 거야.""그럼 다행이고."한유라가 입을 삐죽이며 말했다.소은정이 다시 웃으며 한유라를 안았다."그래, 이제 곧 결혼식 다가오지 않아?"하지만 그 말을 들은 한유라의 안색이 조금 이상해졌다.이를 감지한 소은정이 물었다."둘이 결혼 무르기로 한 건 아니지?""그건 아닌데 며칠 전에 싸웠어."한유라가 조금 찔리는 구석이 있는 듯 말했다."나 때문에 그런 건 아니겠지?""완전히 너 때문에 그런 건 아니야, 내가 동남아로 가서 너를 살려주겠다고 했는데 심강열이 못 가게 하는 거야, 내가 가면 도움이 못 될 거라고 하면서. 내가 안 가면 너 죽는 꼴 보고만 있으라는 거야 뭐야."소은정은 그 말을 들으니 감동되었다. 그녀는 친구가 많지 않았지만 모두 그녀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이들이었다."너무 충동적이었어, 심강열 말이 맞지, 너가 가서 뭘 할 수 있다고? 욕이나 퍼부으려고?"소은정이 한유라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흔들며 물었다.그러자 한유라가 벌떡 일어섰다."사람 깔보지 마!""알았어, 하지만 네가 가면 분명 도혁한테 기회만 더 주는 꼴이 되었을 거야. 심강열 생각이 맞지, 너를 걱정해서 한 말인데 너 이러면 안 돼.""나는 그냥 심강열이 너무 침착하다고 생각해서 그래, 자기 친구한테 일어난 일이 아니니까!"한유라가 화가 나서
두 사람은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소은정이 배가 고프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소은호가 먹을 것을 들고 들어왔다.한유라도 배고 고팠던지라 소은호의 손에 들린 것을 보는 순간, 그것을 받아 들으려고 했다. 하지만 소은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심 대표님께서 밖에서 누구를 기다리는지 두 시간째 그러고 있는 것 같던데."그 말을 들은 한유라가 손을 거두고 소은호를 바라봤다."그걸 왜 이제 말해?"그 말을 들은 소은호는 어리둥절해졌고 한유라는 다급하게 소은정과 인사를 하곤 병실을 나섰다.소은정은 웃으며 다급하게 사라지는 한유라를 바라봤다. 얼마 버티지도 못할 거면서 괜히 미운 말만 해대는 한유라가 웃겼다.그녀는 심강열에게 푹 빠진 듯했다."밥 먹어."소은호가 소파의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전 대표 상황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 오늘 한 원장님한테 들었는데 일주일이면 깨어날 거래."그 말을 들은 소은정의 눈이 빛났다."정말?""응, 그러니까 너는 네 몸 잘 보살펴.""그럼 나는 언제 퇴원할 수 있는 거야? 회사 일은…"그 말을 들은 소은호가 미간을 찌푸렸다."안 급해, 회사 일은 내가 처리하고 있어. 네가 퇴원하면 동남아 쪽에서 변화가 일어날 거야, 지금 형세가 우리한테 유리하긴 해, 박수혁이 너한테 진 빚이기도 하고."소은정은 소은호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는 더 이상 이 일에 발을 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소 씨 집안에서 도혁과 맞서기를 원하지 않았다.이는 박수혁이 소은정을 끌어들인 것이었다."응, 오빠 말 들을게.""일찍 쉬어."소은호가 소은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그날 밤, 소은정은 오랜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톡방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말을 보내고 있었다.소은정이 안전하게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김하늘과 성강희 외에도 다른 이들이 연신 메시지 폭탄을 날렸다."그 사람 미친 건가?""결혼 전에 미친 건지도 모르지, 다른 사람은 모르게 해라."김하늘과 성강희의 톡을 본 소은정은 할 말이 없어졌다.....
소은정은 휴대폰을 보며 안타깝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유준열을 서포트 할 생각까지 했었다. 그는 똑똑하고 말도 예쁘게 하는 타입이었다. 게다가 소년미가 넘치는 사람이어서 저도 모르게 가까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람이었다.하지만 연이어 이어지는 폭로에 그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빛을 잃고 대신 음침한 원한이 그를 사로잡았다."사모님들의 술잔치 단골손님이 모 남자 배우였다니…"그리고 아래에는 유준열과 사모님이 끌어안은 사진이 있었다.그 사진만 보고 있으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다행히 우리 은정 여신님께서 제때에 도망갔지.""나는 우리 준열이 믿어! 악플은 꺼져!""소 대표님, 우리 아이 좀 살려주세요…""우리 소 대표님께서도 포기한 거 안 보여? 정말 사생활이 난잡한가 보네. 그분은 눈에 흙이 들어가는 걸 참지 못하는 분이니.""이 바닥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있었는데 능력 하나 없다고? 내놓을 수 있는 작품이 하나도 없어, 조연 아니면 예능에 잠깐 얼굴을 비추는 정도니.""나이대가 비슷한 손호영을 봐, 유준열처럼 뜨지 않았지만 이미 상을 몇 번이나 받았는데!"......소은정은 댓글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상황을 보아하니 유준열은 이미 끝난 듯했다.그때, 누군가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뭐 때문에 그렇게 한숨을 쉬는 건데, 오빠 마중 나올 생각도 안 하고."목소리를 들은 소은정이 고개를 들고 보니 소은해였다.하얀색 옷을 입은 그의 완벽한 얼굴에 장난스러운 웃음이 걸려있었다.그의 옆에는 캐리어까지 있었다.아마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이곳으로 온 듯했다.오랫동안 못 본 얼굴을 보니 소은정은 조금 반가웠다."오빠, 돌아온 거 축하해!"소은정이 얼른 일어서서 말했다.소은해도 얼른 다가가 소은정을 안고 한 바퀴 빙 돌더니 그녀의 얼굴을 꼬집었다."살 빠졌네, 잘 됐다. 다이어트 안 해도 되고."그리곤 얄미운 얼굴로 턱을 만졌다."그런데 얼굴이 다 망가졌잖아!"흥분했던 소은정의 기분은 찬물을 끼얹은
이에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뭐 그 정도까지야. 기껏해야 한번 얻어맞는 거지 뭐. 그래도 이런 일은 아는 사람이 적을 수록 좋긴 해.’소은정의 검색 내용을 확인한 소은해가 혀를 끌끌차더니 여동생을 흘겨보았다.“너도 참 가지가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걸 검색하고 싶냐?”소은해의 시비에도 소은정은 코웃음을 쳤다.“전국 순회공연 끝난 거 맞아? 나 때문에 돌아온 건 아니지?”살짝 흠칫하던 소은해가 한발 앞으로 다가섰다.“정말 너 때문에 온 거라고 말하면... 어떻게 보답할 건데?”오빠의 말에 잠깐 멈칫하던 소은정은 바로 소은해의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하, 배우 소은해 순회공연 성황리에 끝마쳐? 3일 전에 올라온 기사네?’소은정이 헛웃음을 쳤다.“웃기시네. 다 끝내고 온 거 맞네.”이에 소은해가 괜히 멋진 척 머리를 뒤로 넘겼다.“공연하느라 진짜 죽는 줄 알았어. 뭐 그만큼 상도 많이 받았지만. 이 정도면 국위선양이나 마찬가지인 거 알지? 그래도 이 오빠는 겸손한 사람이니까 기자들한테도 최대한 기사 내지 말아달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누가 썼나 몰라.”“허, 괜히 흑역사까지 드러날까 봐 몸 사리는 거 아니고? 괜히 하늘이 귀에 들어가면 곤란해지니까.”소은정의 말에 정곡을 찔린 소은해가 여동생을 흘겨보았다.“어허! 하늘 같은 오라버니한테 못 하는 말이 없어.”순간 장난기가 발동한 소은정이 괜히 아쉬운 척 고개를 저었다.“오빠가 이렇게 겸손을 떤다면... 여동생으로서 어떻게든 도와야지. 내가 아는 기자한테 지금 당장 전화해 볼까?”그녀의 말에 발끈하며 일어선 소은해가 소파 위에 있던 쿠션을 집어던졌다.‘이 계집애가 진짜.’하지만 쿠션이 소은정의 몸에 닿기 전 누군가의 호통소리가 먼저 울려 퍼졌다.“그만!”방에서 장난 중이던 두 사람 모두 놀라 토끼눈을 하였다.많이 화난 듯 얼굴까지 빨개진 소찬식이 소은해의 엉덩이를 향해 킥을 날렸다.“어디서 여동생을 때리려고. 너 오늘 한번 나한테 죽어봐라.”아무 방비도 없이 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