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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9화 옷 갈아입어

처음에는 소은정이 실종됐다는 사실에만 집중하다 보니 우왕좌왕했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시 이성을 되찾은 전동하 역시 이번 사건이 애초에 소은정을 타깃으로 삼은 게 아님을 눈치챘다.

‘박수혁... 처음부터 박수혁이 타깃이었어.’

그래서 전동하는 부하들에게 박수혁 쪽의 움직임을 주시하라고 지시했고 바로 오늘 아침 동남아 소재의 번호로 박수혁에게 전화가 들어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배웠던 해킹 기술을 이렇게 써먹게 될 줄은... 사람 일은 한치앞도 모른다더니...’

소은호도 박수혁에게서 받은 소식을 그에게 전하지 않았고 도혁이 사용한 전화번호도 위치추적이 불가하도록 특수처리를 거친 것이었지만 전동하도 아무 쓸모없는 허수아비는 아니었다.

그리고 박수혁의 약혼식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이미 알아냈다.

뭐 박수혁에게 별 좋은 감정은 없었지만 이번 계획이 완벽했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안진... 그런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국정원일 테니까.’

‘하지만 지금 국정원에 잡힌 사람은 진짜 도혁이 아닐 거야. 그리고 안진이 도혁의 딸이라는 것도 아마 루머일 가능성이 커. 내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도혁의 나이는 이제 겨우 30대 중반 정도였으니까. 그럼 부녀가 아니라 남매관계였나...’

전동하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가장 빠른 항공편으로 동남아로 날아갔다.

...

한편, 소은정은 어떻게든 가족들에게 그녀가 무사하다는 소식을 전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조건을 제시해서 다행이야. 적어도 그전까진 살려둘 거란 얘기니까.’

하지만 아무리 긍정 회로를 굴려봐도 상황은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도혁은 구석 방에 그녀를 처박아놓고 자리를 떴고 시시때때로 그 앞을 지나는 그의 부하들이 탐욕으로 혼탁해진 눈으로 그녀를 훑어보는 통에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도망칠 엄두 조차 내지 못하고 의자에 멍하니 앉아있던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초원에 내던져진 초식동물처럼 화들짝 놀란 그녀 앞으로 방금 전 도혁과 진한 스킨십을 나누던 여자가 다가왔다.

의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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