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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8화 도혁의 정체

이에 이한석이 미간을 찌푸렸다.

“설마... 소은정 대표님이 지금 거기에...”

박수혁이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 가족들한테도 전해. 무사하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안전하게 데리고 오겠다고.”

소은정이 무사하다는 소식에 이한석의 얼굴에도 보기 드물게 미소가 피어올랐다.

“무사하시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하지만 잠깐 망설이던 이한석이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정말 직접 가실 겁니까? 거긴 도혁의 아지트나 마찬가지입니다. 대표님께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요.”

서랍에서 다른 휴대폰을 꺼낸 박수혁이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조수는 내가 알아서 찾을 거야. 그리고 국정원 측에 연락해. 안진 그 여자 데리고 오라고.”

“하지만... 정말 이대로 보내면 저희 계획이 전부 수포가 되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국정원 쪽에서 저희 말대로 할 거란 보장도 없습니다.”

하지만 박수혁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아니. 무조건 협조할 거야. 진짜 도혁을 만나러 갈 거거든.”

순간 표정이 굳은 이한석이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을 나섰다.

그날 오후, 부랴부랴 공향에 도착한 박수혁의 눈에 익숙하지만 낯선 그림자가 스쳤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전동하가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은정 씨한테서 연락 온 겁니까?”

피곤함 때문인지 목소리까지 잠겨있었지만 눈만은 반짝이고 있었다.

상대편에서 박수혁에게 먼저 접선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전동하는 하느님의 구원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싶을 정도로 은혜로운 기분이었다.

‘다행이야... 은정 씨가 무사해서.’

하지만 전동하를 마주한 박수혁의 표정은 무겁기만 했다.

목숨이 위급한 순간 남긴 마지막 말이 전동하를 향한 것이라는 걸 생각하니 가슴이 다시 답답해졌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 너 따위가 뭔데 은정이를...’

고집스레 고개를 돌린 박수혁이 어색하게 한 마디를 남겼다.

“그쪽이랑 상관없는 일입니다.”

‘나랑 은정이는 훨씬 더 복잡하게 얽힌 사이야.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인연이었던 사이라고. 갑자기 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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