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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5화 그냥 가고 싶어서

소은정의 말에 민하준의 굳은 표정이 더 무시무시하게 변했다.

분노를 억누르는 건지 민하준의 주먹에 힘이 더 들어갔다.

“유라가 말해 준 겁니까?”

“아니요. 우리끼린 그런 얘기 안 해요. 그렇다고 내가 모르라는 법 있나요? 내가 그냥 허수아비 대표처럼 보여요?”

한유라에게서 들은 게 아니라는 소은정의 말에 민하준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

“난... 난 그냥 유라한테 제대로 해명하고 싶은 것뿐입니다.”

“이제 와서요? 그날 유라 뒤를 따라서 나간 건 나랑 하늘이었어요. 그쪽은 그 흔한 전화 한 통 없었죠. 그땐 유라한테 관심도 없어 보이더니. 이제 와서 마음이 급해졌나 보죠?”

소은정의 여유로운 미소에 민하준의 얼굴에 난처한 표정이 스쳤다.

...

그 뒤로는 숨 막힐 듯한 적막이 이어졌다.

나랑 이런 얘기하는 게 불편하겠지. 나도 싫어, 이 자식아.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톡톡 두드리던 소은정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돌아가요. 유라가 당신을 만나고 싶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전엔 나한테 무슨 짓을 해도 아무 소용없을 테니까 그건 알아두고요.”

고개를 든 민하준의 새카만 눈동자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겁기만 했다.

유라가 마음을 정하고 답을 줄 때까지 기다려... 두 사람 사이에 끼고 싶은 생각 없으니까.

민하준, 그렇게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봐도 난 하나도 안 무서워. 위태위태한 민연그룹 상황에 네가 나한테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어. 감히...

네가 정말 유라를 위해 모든 걸 버릴 수 있을 만큼 미친 듯이 유라를 사랑하면 몰라. 그런데 넌 아니잖아.

소은정이 이런 생각을 하던 그때, 민하준이 말없이 일어서 사무실을 나섰다.

그것 봐. 넌 유라 그렇게 안 사랑한다니까.

민하준이 사라진 사무실 문을 한참 동안 바라보던 소은정은 다시 일에 집중했다.

점심쯤, 우연준이 다가왔다.

“오후에는 중요한 스케줄도 없으니 퇴근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식사는 레스토랑에서 하시겠습니까? 지금 예약할까요?”

“아, 아니요. 구내식당에서 먹으면 될 것 같네요.”

말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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