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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2화 사기극

전동하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다른 비서가 핀잔을 주었다.

“소은정 대표님이 얼마나 바쁘신데. 여기로 오시겠어?”

“바빠도 이 정도 시간은 낼 수 있지 않아? 게다가 우리 대표님이 전인그룹 지분을 전부 소 대표님한테 넘기셨잖아. 지금 우리 대표님은 그냥 허울 뿐인 이사장일 뿐이라고. 우리 대표님... 은근 순애보시라니까.”

“소 대표님은 아직 잘 모르시니까 입 조심해. 우리 대표님 계획에 코 파트리지 말고. 제 말이 맞죠, 대표님?”

두 비서의 대답을 듣고 있던 전동하가 피식 웃었다.

“그렇긴 하죠. 그런데... 어차피 은정 씨도 곧 알게 될 거예요. 시간이 많이 늦었네요. 두 분 얼른 퇴근하세요. 전...”

전동하가 말을 마치기 전, 비서가 깜짝 놀란 눈동자로 손을 뻗었다.

“저... 저쪽에 소은정 대표님 아니에요?”

그 말에 흠칫하던 전동하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르려던 순간, 표정이 다시 차갑게 가라앉는다.

“뭐야. 아니네...”

비서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고 기분이 언짢은 듯한 전동하의 모습에 비서들도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전동하가 말없이 여자의 곁을 지나려던 그때, 안진이 불쑥 입을 열었다.

“소은정 대표가 아니라 실망이 크신가 봐요?”

전동하는 그런 그녀를 깔끔하게 무시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투명인간 취급에 안진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곧 다시 그 뒤를 따라붙었다.

“정말 저랑 손 잡을 생각 없어요? 소 씨 일가 쪽 사람들은 동하 씨 절대 못 받아들여요. 그쪽이 아무리 희생하고 배려해도 결혼 허락 안 할 거라고요. 박수혁 그 인간도 두 사람이 결혼까지 가는 걸 가만히 두고 볼 리도 없고요. 아, 설마 결혼까진 생각 안 하고 있는 거예요?”

안진의 마지막 도발에 전동하가 발걸음을 멈추었다.

확연히 어두워진 그의 표정이 안진이 계획대로라는 듯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니까 나랑 손 잡아요. 동하 씨는 소은정이랑 마음껏 사랑하시고 난 내 나름대로 목적을 이루는 거죠. 아무리 생각해도 윈윈인데 왜 거절하시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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