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 후 갑부의 외손녀가 되었다 / 제884화 저도 지칠 때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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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저도 지칠 때가 있어요

“만약 과거를 내려놓았다면, 나를 ‘형님’이 아닌‘하민’이라고 불러야겠지.”

‘형님’이라는 호칭은 상혁이 하연을 따라서 부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상혁은 술에 취하지 않았고, 적어도 80%는 맨정신이었다.

그는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하연이가 그러더군요, 이제 그만하자고요... 저는 강요할 수도 없어요.”

그 말은 상혁의 마음을 깊숙이 파고들며 아프게 했다.

“내가 아는 부상혁은 이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야.”

“일에 관해서는 포기하지 않죠. 삶에 관해서도 그렇고요. 하지만 사랑에서는요? 오랜 시간 버텨봤지만, 특별한 감정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형님이라면 계속 버틸 수 있겠어요?”

상혁의 눈빛은 진지했다. 연기가 그의 눈과 이마를 가리며 흐릿하게 번져갔다.

그는 스스로 절대적인 사랑과 안정감을 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날 사찰에서 하연과 이현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어떤 일들은 강요로 해결되지 않으며, 혼자만의 감정으로는 절대 진전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하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상혁을 바라보았다.

상혁은 눈을 감으며 계속 말했다.

“저도 지칠 때가 있어요.”

하민은 문득 조용히 물었다.

“진숙 이모는 요즘 어떻게 지내셔? 여전히 하연이의 안부를 자주 물으셔?”

최하민은 상혁 옆에 앉아 있었다. 더 이상 최고 권위자의 고집스러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다정하고 친숙한 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하민의 부모님은 일찍 세상을 떠났다. 남매는 부동건과 조진숙의 따스한 보살핌 아래에서 자랐다. 조진숙은 특히 하연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진숙 이모는 늘 말씀하셨지. ‘하연이는 여자아이니까 아무리 뛰어나도 쉽지 않다’고. 나는 진숙 이모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해. 우리가 아무리 하연이를 아끼고 사랑해도, 부모가 주는 사랑과는 다를 테니까.”

하민은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상혁아, 너도 잘 알겠지만, 하연이는 자립심이 강하고 고집이 세. 하나면 하나, 둘이면 둘이야. 사랑에서도 그렇고. 누군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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