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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이번이 처음이야

상혁은 한쪽을 보지도 않은 채, 극도로 평온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차분함 속에서 묘하게 불편한 분위기가 흘렀다.

하연은 믿을 수 없었는데, 상혁이 이렇게 차갑게 나올 줄은 정말로 상상하지 못했다.

상혁은 한참이나 조용히 담배 한 개비를 다 피운 후, 옆에 걸쳐 두었던 외투를 집어 들었다.

“형님에게 연락했으니, 곧 너를 데리러 올 거야. DL그룹에 할 일이 있어서 나는 먼저 가볼게.”

그 순간, 하연은 숨이 막혀오며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부상혁 씨, 내가 지금 당신에게 설명하고 있잖아요. 정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문 앞에 다다르자, 하연이 큰 소리로 외쳤다.

“당신도 알잖아요. 내가 돌아온 이유가 바로 당신 때문이라는 걸. 당신이 사채 문제에 휘말렸을 때 내가 금천파이낸스를 찾아갔어요. 그곳에서 당신이 바로 '잭'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당신은 나를 위해 2000억이라는 큰돈을 내놓는 위험을 감수했잖아요. 그런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믿을 수 없어요.”

상혁이 발걸음을 멈췄다.

하연은 재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그날 밤, 내가 그만하자고 했던 건, 그저 화가 나서였어요. 하지만 당신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걸 알고는 제일 먼저 금천파이낸스 문제를 해결했죠. 그리고 거기 사람들을 상장시켰고요. 이후, 당신이 그 문제를 해결하려 얼마나 애쓰는지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큰오빠에게 부탁했어요, 당신을 데려가 달라고... 사실 나도...”

그때 하연은 아직 비행기 안에 있었고, 하민에게 그 부탁을 했을 때, 그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남녀 간의 감정 문제는 외부 사람이 해결할 수 없어. 무엇보다 상혁은 남에게 구원받을 사람도 아니야.”

“알고 있어요. 하지만 한 번은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 제발요, 오빠.”

결국 하민은 동생의 부탁을 들어주었다.

“내가 너 대신 다녀올게.”

하민은 상혁을 주씨 가문 본가에서 데리고 나왔고, 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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