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38화 그게 내 지시였나?

[창명이는 시류를 모르는 사람이 아니야. 내 학생 중에서도 창명이는 가장 규칙을 잘 지키고, 본분을 넘지 않는 애라고.]

전화기 너머로 정태산이 진심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저는요?”

[너? 너는 말로는 듣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가장 엉뚱하게 행동하지. 거의 내 머리 위에 오르려고 하지 않았나?]

만약 조진숙이라는 배경이 없었다면, 정태산은 사실 부상혁의 이런 행동을 참지 않았을 것이다.

상업에 종사하는 자가 정치에까지 간섭하며, B시의 두 거물을 몰락시켰다는 건 너무나도 지나친 일이었다.

스승과 제자의 인연은 여기까지 해도 충분했다. 더 이상 도울 수 있는 점이 없었다.

상혁은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정태산이 가장 아끼던 학생은 부상혁도, 한창명도 아니었다. 그것은 지금은 모습을 감춘 정태산의 자랑스러운 제자였다.

전화를 끊자, 황연지가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

오늘의 업무를 보고한 후,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꺼냈다.

“부 회장님께서 다시 DL그룹을 장악하신 이후, 부남준이 자주 드나들며 사실상 실권을 쥐고 있는 듯합니다. 이사회에서도 부남준에게 극진히 예를 갖추고 있습니다.”

“모두...”

연지는 말을 잇지 못했다.

“말해.”

상혁이 다그쳤다.

“모두들 대표님이 완전히 총애를 잃고, DL그룹에서의 지위도 무너졌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원래 대표님을 지지하던 이사들마저도 지금은 흔들리며 저한테 상황을 물어보고 있습니다.”

연지는 상혁이 FL그룹 일에 몰두하느라 DL그룹에서의 입지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하지는 않았다.

“넌 뭐라고 대답했지?”

“DL그룹의 구매팀과 재무팀은 여전히 저희 편에 있습니다. 그래서 부 대표님께서 DL그룹을 포기하실 생각이 없으니, 조금만 더 버티라고 했습니다. 지금은 부 회장님께서 화가 나 계시지만, 일이 끝나면 곧 돌아가실 거라고 말했습니다.”

상혁이 눈을 들었다.

연지는 긴장하며 몸을 떨었다.

“그게 내 지시였나?”

“아닙니다...”

연지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