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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죽어야 해

하연과 이현은 조문객들 뒤편에 서 있었고, 주변은 흐느끼는 소리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현은 여유로운 목소리로 분위기를 완화하려는 듯했다.

여러 일을 겪은 하연은 더 이상 이현이 낯선 사람이 아닌, 친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요. 저와 상혁 오빠는 쉽게 헤어질 수 없는 인연이에요.”

이현은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선 신중한 편이라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축하해요.”

“손이현 씨.”

그가 고개를 약간 돌린 순간, 하연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듯 그를 불렀다.

이현은 그녀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네?”

그때, 계속 침목하고 있던 왕진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여기 왜 왔어?”

그곳에는 한서영이 있었다. 그녀는 온통 검은빛으로 물든 장례식을 향해 새빨간 옷을 입고, 요염한 화장을 한 채 당당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아주머니, 따님이 떠났다고 해서 특별히 향이라도 하나 올리러 왔는데, 그렇게 나오실 거예요?”

왕진은 분노로 몸을 떨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이 그녀를 부축했다.

“나가! 넌 여기서 환영받지 못해!”

하지만 서영은 신경 쓰지 않고, 당당하게 무덤 앞으로 다가갔다.

“참 예쁜 얼굴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마비된 걸까? 하긴, 이제라도 떠나서 다행이야. 자신도 괴롭고, 남까지 힘들게 한 삶이었으니까.”

이 말을 들은 하연은 당장 앞으로 나가려 했지만, 이현이 그녀를 단번에 붙잡았다.

“지금 하연 씨가 나서는 건 좋지 않아요.”

“근데 한서영이...”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져. 지금 당장 나가라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경찰을 부를 거야!”

왕진은 분노로 거의 기절할 지경이었다.

“아주머니, 왜 이렇게 손님 대접을 못 하셔? 우리 엄마의 자금 지원이 없었으면, 당신 딸이 목숨 연장할 돈을 구할 수 있었을까? 우린 같은 길을 걸었는데, 이제 와서 나를 미워하는 거야?”

서영은 비웃으며 웃음을 터뜨렸고, 숨이 찰 정도로 웃었다.

“아주머니가 했던 일들, 사람들 앞에서 다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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