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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정말 바보 같아

금융감독원은 정상적으로 오전 9시에 업무를 시작했으나, 황연지는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부상혁을 만날 수 있었다.

“뭐라고?”

마치 맹수가 눈을 번뜩이듯, 상혁은 눈빛만으로 날카로운 기운을 완전히 드러냈고, 창백한 얼굴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최 사장님은 부 대표님을 구하기 위해서 F국으로 날아가 증거를 확보하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한서준이 그 소식을 알아차린 듯합니다. 최 사장님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국세청 조사관에게 연행되고 말았습니다.”

연지가 신속하게 설명했다.

‘연행’이라는 말이 상혁의 심장을 더욱 옥죄었다.

하연은 항상 풍족하게 자란 사람이었고, 이런 고통은 한 번도 겪어본 적 없을 터였다.

“부남준이 반드시 하연이를 찾아낼 거야. 하연이는 틀림없이 WA 그룹 사업의 문제를 알게 될 것이고, 내가 하연이를 만나주지 않으니 나에 대한 반감을 가질 게 분명해, 그런데 왜 굳이 나를 구하려는 거지?”

상혁은 창가로 다가가며 말없이 깊은 고뇌와 차가운 기운을 뿜어냈다.

평범한 사람이 상식적으로 생각하더라도, 하연은 나서지 않는 것이 적절한 선택일 것이었다,

상혁도 하연이 나서지 않기를 바랐다.

연지는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렸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헛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리던 상혁이 후회의 한숨과 체념의 미소를 지었다.

“정말 바보 같아.”

‘만약 하연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한서준도 하연이를 끌어들이지 않았을 것인데... 그런데도 자신을 희생하다니...’

“최 사장님이 대표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래서 이렇게 목숨을 걸고 나서신 겁니다.”

상혁은 이 말을 이해하고 있었으니, 창틀을 짚고 몇 번의 기침을 한 후, 결단을 내린 듯 단호하게 말했다.

“한명창에게 가서 전해. 내가 할 말이 있으니, 당장 내 눈앞에 나타나라고.”

같은 시각, 경찰서.

한명창은 나호중과 한참 동안 뭔가를 깊이 이야기 나누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은 한명창이 눈살을 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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