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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도시락

“감시 카메라가 있잖아요.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냥 도시락만 전할게요.”

손이현은 식사가 담긴 도시락 상자를 들고 단호하게 말했다.

상부에서 지시가 내려왔기 때문에 절차를 무시할 수 없었다.

조사관이 깊은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겠어요. 30분만 드리겠습니다.”

이 층은 모두 조사실로 이루어져 있었고, 방음이 잘 되어 있어 고요함이 극에 달했다. 공기 중에는 먼지 입자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조사관이 문을 열었을 때, 이현은 하연을 본 순간 즉시 눈살을 찌푸렸고, 가슴이 잠시 멈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네모난 방 안에서 하연은 작은 몸을 의자 위에 웅크리고 있었고, 지친 나머지 책상에 엎드려 잠들어 있었다. 귀가 붉게 물들 정도로 깊게 베고 잠들어 있었는데, 평소에 그녀가 가진 상업적인 냉철함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은 어린 소녀 같았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놀란 하연은 즉각적으로 몸을 일으켰고, 눈을 비비며 물었다.

“또 조사인가요?”

고개를 돌린 이현의 눈가가 약간 붉어졌다.

그가 누구인지 알아본 하연은 깜짝 놀랐다.

“손 선생님? 어떻게 여기에 들어올 수 있었던 거예요?”

이현은 마음을 다잡고, 감정을 억누른 후 방으로 들어섰다.

그가 도시락 상자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친척 중에 일이 생긴 사람이 있어서 잠시 들렸다가 하연 씨가 여기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밥을 좀 가지고 온 거예요.”

하연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한동안 말하지 않았다.

이현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그래요?”

“제가 그렇게 쉽게 속을 사람으로 보여요?”

하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제가 얽힌 건 큰 사건이잖아요. 이렇게 쉽게 저를 만날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손 선생님의 말만 들으면, 이웃집 친척을 방문하는 것처럼 간단한 일인 양 들리잖아요.”

하연의 예리한 추리에 이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여기서 일하는 친구가 있어요. 하연 씨의 이야기를 듣고, 마침 근처에 있어서 인맥을 좀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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