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연도 며칠간 밤 샜고 제대로 쉬지 못했다. 다음날 오후, 하연은 DS그룹에 도착했고 이미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태훈이 첫 마디를 꺼냈다. “사장님, JJ그룹 쪽 일은 잘 해결됐습니다.” 이에 하연은 의외라는 듯 물었다. “해결됐다고?” 그녀가 DS그룹의 해외 거래처와 연락을 한 건 맞지만 이렇게 빨리 일이 해결될 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러자 태훈이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쪽에서 말하길 갑자기 엄청난 제안이 두 군데에서 들어왔다고 하네요. 제가 따로 조사해보니 한쪽은 DL그룹이었고 다른 한쪽은 HT그룹의 해외 인맥이었어요.” 그제야 하연은 방금 태훈이 지은 웃음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상혁이 자신을 돕는 건 크게 의외가 아니었으나 서준이 왜 이런 상황에서 적극 나서서 도움을 주는 건지 조금 놀라웠다. “이제 다 됐어. 그 두 회사의 인력과 DS 그룹의 인맥까지 합쳐지면 JJ그룹이 해외에서 운영을 시작하기엔 충분할 거야.” “그럼 HT그룹 쪽엔 따로 인사를 갈까요?” 하연은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한서준은 나에게 미안한 마음에 도운 것일 테니 내가 당연히 얻어도 되는 거야. 그러니 굳이 가서 뭐라고 전할 필요 없어.” 태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무실로 돌아온 후 하연은 줄곧 마음이 심란했는데 머릿속에는 온통 모연이 긁었던 그 카드 생각으로 가득 찼고 이 모든 것은 생각처럼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임모연의 요즘 일정은 어때?” 태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LS그룹은 현재 모든 정력을 성동의 그 땅에 쏟아붓고 있고 임모연 씨도 사업과 관련된 인원들을 만나거나 상류층 사모님들과 모임을 가지는 것 외에 특별한 일정은 없었습니다.” “한서준과는 만난 적은?” “아니요. 최소한 그 두 분이 만나는 모습이 저희 쪽 눈에 띈 적은 없었습니다.” 하연은 생각에 잠긴 듯했고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상혁에게 물었다. [오빠, 어떤 관계면 한 남자가 자신의 가족카드를 여자에게 줄 것 같아요?] 상혁이 바로
하성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 “정말 부씨 가문 그 녀석과 사귀는 거 아니야?” “아니에요!” 하연은 하성의 손을 떼어내며 대답했는데 아직 가흔이 아직 하성에게 말해주지 않은 것 같았다. 몇 초 간 하연을 빤히 쳐다보던 하성은 그제야 의심을 거두었고 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어루만지더니 말했다. “안색이 칙칙한 걸 보니 잠을 제대로 못 잔 거야?’ 그러나 하연은 자신과 상혁이 밤새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을 수 없었기에 말머리를 돌렸다. “오빠는 가흔이와의 관계에 대해 아직 제대로 말해주지도 않으면서 제 정보부터 캐내려 해요? 뭔가 순서가 잘못된 것 같지 않아요?” 이 말에 하성은 갑자기 헛기침을 했다. “이미 다 들켜버렸는데 뭘 더 말하라는 거야?” “구체적이지 않잖아요. 당연히 설명을 해야죠!” 이때 태훈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사장님, 3시에 크리스마스 연회 장소의 세팅 상황을 체크하러 가야 합니다. 약속시간이 거의 다 되었습니다.” 하연은 태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고 하성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오빠, 같이 가요. 가면서 설명해줘요!” “난 간다고 한 적 없어!” 그러나 하연은 이미 하성을 끌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마침 연예부에 자신감도 심어주고 좋잖아요. 오빠가 가장 큰 간판이니까요!” 하성은 어이가 없다는 듯 말했다. “하연, 너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야? 어떻게 네 오빠를 상품 취급을 할 수 있어!” 말은 이렇게 했지만 하성은 결국 하연과 함께 약속 장소로 출발했다. 크리스마스 연회가 열릴 곳은 하나의 커다란 건물이었는데 매 층마다 수많은 작은 방들이 줄지어 있었다. 그리고 매 방에는 한 사람씩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장비까지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었다. JJ그룹 운영팀의 윤정수가 하연과 함께 현장을 돌아보고 있었다. “주 회장님께서는 DS그룹의 호스트들에게 반드시 최고의 자원과 데이터를 제공하라고 특별히 지시하셨습니다.” 그러자 하연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
공사 현장은 현재 하연이 있는 곳과 멀지 않았고 모연도 마침 오늘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하연과 하성이 건물에서 나오는 모습이 그녀의 눈에 띄었다. 이때 양재성이 모연의 뒤에서 굽신거리며 따라다녔는데 조심스럽게 모연의 눈치를 살피더니 물었다. “임 사장님, 뭘 보시는 겁니까?” 그러자 모연은 표정이 일그러진 채 대답했다. “네 목이 언제 날아갈지 생각 중이었어. 왜?” 순간 양재성은 심장이 철렁하여 말했다. “일은 이미 잘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인부들도 전부 제 사람들이니 절대 정보가 새나가거나 그럴 리는 없을 겁니다. 임 사장님, 화내지 마십시오.” 모연은 냉소하며 양재성을 흘겨보았다. “나를 너와 같은 배로 끌어들였으면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생각은 해둔 거야?” 양재성은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말했다. “임 사장님께서 명시해 주십시오.” “네가 무슨 수를 쓰던지 상관없어. 빠른 시일 내로 돈 다시 메꿔! 이 사업은 애들 소꿉 장난이 아니란 말이야.” 모연은 비록 똑똑하진 않았지만 상황 파악이 되지 않을 정도로 멍청하진 않았다. 만약 누군가 갑자기 이 일에 대해 조사라도 실시한다면 분명 감방에 가게 될 게 뻔했다. 양재성은 몸을 바들바들 떨며 말했다. “전, 저에겐 정말 돈이 없습니다. 만약 그 방법이 아니었다면 지금 공사를 단 하루도 진행할 수 없었을 겁니다!” “돈이 없어?” 모연은 천천히 양재성의 앞으로 다가가며 말했다. “그럼 만들어와. 내가 방금 무슨 수를 쓰던지라고 했잖아?” “하지만 전...” 모연은 갑자기 눈알을 팽글팽글 돌리더니 턱을 치켜들고 멀지 않은 곳의 하연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여자 보이지? 현재 DS그룹의 실세이고 자산이 엄청나. 방법 좀 생각해서 저 여자 손에서 돈 뜯어내면 되겠네.” 순간 양재성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바로 모연의 뜻을 눈치 챘다. “저 분이 DS그룹의 사람이라면 어찌 제가 그런 높으신 분에게 감히 손을 댈 수 있겠습니까?” “못해도 해내야 돼. 이미
잠시 후 태훈은 칵테일바의 건물 앞에서 B시 가장 큰 건설자재 공급자인 문지상을 맞이했다. 문지상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태훈에게 굽신거리며 인사를 했다. “최 사장님께서 갑자기 만남을 요청하셔서 경황없이 달려오느라 아무 것도 준비하지 못했어요. 이거 참 죄송스럽네요!” 태훈은 의미심장하게 대답했다. “저희 사장님은 그런 걸 따지는 분이 아니니 괜찮습니다. 만남에 응했으니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문지상은 태훈을 따라 칵테일바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이리저리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방금까지 거래처 사람과 술을 마시고 있던 문지상은 갑자기 비서를 통해 높으신 분이 그를 만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도대체 무슨 일로 부른 건지 물어보지도 못했다. “정 비서님, 혹시 최 사장님께서 무슨 일로 저를 부른 건지 알 수 있을까요?” 태훈은 길을 안내하며 대답했다. “사장님을 만나면 자연히 알 게 될 겁니다.” 이에 문지상은 마음이 더욱 심란했다. 태훈이 문을 열자 테이블 위에는 여러 가지 술들을 진열되어 있었고 자리에 앉은 하연은 뽀얀 피부가 유독 더 눈에 띄었으며 차분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풍겼다. “문 사장님, 어서 오세요.” 하연은 맑은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여기 앉으시죠.” 문지상은 하연의 미모에 잠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새로 부임한 DS그룹의 사장이 패기 있고 능력도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미모까지 갖추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것이다. 태훈은 바로 룸의 문을 닫아 바깥의 잡음을 전부 차단해 버렸다. “최근 DS그룹에 실업 쪽의 사업 계획은 없는 거로 알고 있는데 최 사장님께서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신 걸까요?” 하연은 문지상에게 술을 한 잔 따르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단지 최근에만 없는 것뿐입니다. 문 사장님이 B시 건설자재 공급 상인들 중에서 가장 유명하신 분이라 들었는데 앞으로 만약 그쪽으로 사업이 있게 되면 잘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문
태훈은 테라스에서 문지상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고는 다시 룸으로 돌아왔다. 이때 하연은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는데 말투는 방금보다 온화했다. “상혁 오빠, 어때 보였어요? 방금 그 사람 말은 양심에 어긋나는 일은 한 적 없다는 뜻일가요?” 핸드폰 화면에는 통화시간이 30분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상혁은 전화기 너머에서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너도 문지상 그 사람이 도대체 나쁜 짓에 가담한 건지 아닌지 확실하게 모르고 있었던 거야?]“당연히 몰랐죠. 전 단지 떠본 것뿐인데 그렇게 찔려 할 줄 몰랐죠.” [양심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았으면 찔릴 것도 없었겠지. 하지만 문지상 그 자가 대답하는 걸 보니 분명 뭔가 걸리는 게 있는 것 같아.]상혁이 말을 이어갔다.[한 번 지켜봐. 만약 문지상이 곧바로 성동 건설과의 합작을 멈춘다면 그가 전에 확실히 부당한 거래에 가담했다는 것일 테니 말이야.]하연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만약 정말 부당한 거래가 없었다고 해도 문지상이란 새로운 인맥을 쌓았고 함께 술 한 잔 마셨다 치면 되니 썩 빚지는 장사는 아니었다. “하지만 만약 진짜 부당한 거래가 있었다면 임모연은 왜 그런 일을 벌인 걸까요?” “아마 자금과 연관돼 있을 수 있어.” 하연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전 이 사업에 꽤 많은 돈이 투자되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호현욱 이사가 투자한 것까지 합치면 적어도 몇 천억은 될 거예요. 그런데 횡령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건 본인들 돈 아닌가요?” [만약 횡령이 아니라 빛을 진 것이라면?]상혁이 말했다. [내가 전에 말한 적 있지? 그 사업을 책임진 공사 업체 사장이 도박을 한다고 말이야.]‘참!’ 하연은 순간 깨달았다. “사실 제가 늘 궁금하던 게 하나 있는데 임모연은 전에 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돈을 꽤 많이 빛 졌다고 들었는데 그가 이 사업을 할 돈이 어디서 난 걸까요?” 이 문제를 생각하던 하연은 대담한 추측을 했다. “혹시 한서준이 돈을 줬을 가능성은
하연의 팔은 잡은 이 남자는 힘은 엄청 강했는데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었고 하연에게도 한 벌 건넨 뒤 신속하게 이곳을 빠져나갔다. 알고 보니 이 칵테일바에는 다른 통로가 더 있었는데 이곳은 불길이 작았고 두 사람이 함께 나가기에 공간도 충분했다. 불에 탄 조형물들이 여기 저기에서 무너지고 있었고 하연은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어 조금은 살 것 같았다. “사장님! 어떻게 여기에 계세요?” 이 통로로 탈출하는 또다른 사람들도 보였는데 그들은 하연 눈앞의 이 남자를 보고 매우 놀란 듯했다. 그리고 사장이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빨리 나가야 해!” 그렇게 한동안 이곳에는 부랴부랴 탈출하는 발걸음 소리만 들렸다. 하연도 서둘러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고 눈 앞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는데 키가 크고 꽤 건장한 체격을 가진 것으로 보아 나이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방금 이 남지의 목소리 뭔가 익숙했는데, 어디서 들어본 것 같아.’ 하지만 하연은 많은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고 일단 이곳을 빠져나가는 게 급선무였다. 이 칵테일바는 3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마지막 남은 한 계단을 디딜 때에야 하연은 한 시름 놓을 수 있었고 젖은 수건을 던지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아마 뒷문으로 빠져나온 상황 같았는데 방금 통로로 탈출한 사람들은 전부 내부 직원이었고 모두들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까워서 어떻게 해? 개업한 지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전부 불에 타버렸으니 말이야.” 그런데 누군가 방금 말을 꺼낸 직원을 툭툭 치면서 그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방향을 가리켰는데 순간 그 직원은 입을 바로 다물었다. 잠시 후 하연도 겨우 안정을 되찾았다.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혹시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남자는 호수처럼 깊은 두 눈을 가지고 있었는데 매우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이 남자는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을 뿐 하연의 관심을 피하려 했다. “괜찮습니다.
하연이 답장을 보냈다. [이제 안전해요. 걱정 마세요.] 하연은 볼 수 없었지만 핸드폰을 손에 꽉 잡고 있던 상혁은 그녀의 문자를 보고 나서야 긴장되었던 마음이 진정되었다. 이때 연지가 급히 사무실로 들어오며 말했다. “대표님, 방금 비서실의 연락을 받았는데 귀국하는 비행기 티켓을 끊으라고 하셨다고요?” 상혁은 핸드폰을 놓으며 대답했다. “아니야, 취소시켜.” 연지는 잠시 어리둥절했는데 예리한 눈썰미로 상혁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과 불끈 솟아올랐던 핏줄들이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이때 연지의 머릿속에는 순간 하연의 모습이 스쳤는데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새로운 화제로 말문을 열었다. “부 사장님 쪽에 사고가 났다고 합니다.” 상혁은 바로 눈살을 찌푸리고 물었다. “무슨 일인데?” “밤에 임주시 공사 현장을 탐사하던 중에 폭발 사고가 발생했는데 부 사장님께서 그 여파로 부상을 당했고 긴급으로 병원에 실려갔다고 합니다.” 순간 상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가로 가더니 말했다. “폭발 원인은?” “인부가 건축자재 보존을 잘못하여 발생한 사고라도 합니다. 다행히 폭발 범위는 크지 않고 후속적인 공사 진행에도 문제는 없을 듯합니다.” 연지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계속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병원에서 전해온 소식에 의하면 부 사장님은 부상이 엄중하여 아마 우리 쪽으로 호송하여 치료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 “생명이 위험한 거야?” “아직까지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이 말에 상혁은 콧방귀를 꼈다. “야심 덩어리 같은 자식.” “부 사장님께서 참 독하신 것 같습니다. DL그룹 본사로 돌아오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시는 걸 보면 말입니다.” “남준이 독하지 않았다면 내가 떠난 2년 동안 모든 실권을 손에 쥐고 독재하지도 못했겠지.” 연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부 회장님의 일정을 알아보니 오늘 사모님의 전시회 현장에 도우러 갔다고 하던데 이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보자.” 상혁이 의미심장하게
“그럼 부상은?” “제가 병원 최고의 외과 의사들을 그쪽으로 지원 보내 반드시 별 탈 없도록 하겠습니다.” 상혁이 계속 말했다. “남준이 일단 돌아오게 되면 공사 현장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는 소식은 외부에 소문 날 게 뻔한데 저희 DL그룹에 그런 오점을 남길 수 없습니다. 안 그렇습니까, 아버지?” 이 말을 들은 부동건은 상혁을 훑어보더니 말했다.“그래, 네 계획이 아주 꼼꼼한 것 같구나.” 상혁은 싱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단지 송혜선 아주머니가 이 사실을 알고 걱정할까 봐 근심됩니다.” “만약 그 여자가 걱정된다고 하면 남준을 옆에서 돌볼 수 있도록 함께 임주시로 보내 주거라. 네가 알아서 처리하거라.” 상혁이 공손하게 대답했다. “네.” 연지는 이미 사건의 내막을 다 알고 있었기에 자신도 모르게 내심 통쾌한 기분이 들었다. 상혁은 또 몇 가지 공적인 이야기를 보고했고 돌아가기 전 부동건이 그를 다시 불러 세웠다. “DL그룹을 떠나 있는 2년 동안 많이 성장했구나. 잘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쭉 유지하거라.” 이에 상혁은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다 아버지께서 잘 인도해주신 덕분이죠.” 차에 오른 뒤 연지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왜 회장님께 국내 시장에도 진입하고 있다는 말씀은 드리지 않은 겁니까?” 차는 빠르게 달리고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상혁은 자신의 옷소매를 매만지며 말했다. “아직 때가 아니야.” DL그룹으로 돌아온 후 비서실의 직원이 자료 한 부를 가져왔다. “최하연 씨가 사고를 당한 곳을 찾았습니다. 바로 B시 중심구역에 새로 개업한 칵테일바인데 현재 화재는 전부 진압되었고 피해자도 없다고 합니다.” 자료를 건네어 받은 상혁은 두 페이지 넘겨보았고 저도 모르게 칵테일바의 이름을 읽었다. “소울 칵테일?” 옆에 있던 연지가 한 마디 했다. “꽤 세련되었네요.” B시.태훈도 똑같이 하연에게 보고했고 이미 그 화재는 B시의 핫뉴스로 떠올랐다. “꽤 아깝게 됐어요. 알아보니 그 사장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