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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4화 비아냥

말을 마친 태훈은 긴 다리를 내디디며 떠나버리며 풀이 죽은 채 서 있는 여정만 덩그러니 남겨 두었다.

맨 위층 사무실.

사무실 의자에 앉기 바쁘게 태훈이 들어오자 하연은 눈을 들어 한번 확인하고는 계속 서류를 처리했다.

태훈은 그 모습을 보더니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보고했다.

“사장님, 말씀하신 대로 처리했습니다.”

하연은 펜을 들고 큼지막하게 서류에 사인을 하며 말했다.

“우선 이렇게 하는 거로 해. 나머지는 안여정이 어떻게 하는가에 달렸지 뭐.”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또...”

이윽고 태훈이 말을 잇지 못하자 하연은 펜을 멈칫하며 눈을 들었다.

“무슨 일인데 그래?”

이에 태훈은 대답하는 대신 질문했다.

“사장님, 오늘 뉴스 봤습니까? LS 그룹이 정부와 체결한 부지 착공식이 보도됐는데...”

하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임모연이 이렇게 빨리 움직였다고?’

이제 고작 보름이 지났는데 벌써 성동 부지를 손에 넣고 착공에 들어갔다니.

그 시각, B 시 뉴스에는 모두 이 건에 대해 보도하고 있었다. 티브이 속 모연은 도급업자 신분으로 환하게 웃으며 착공식에 참석했다.

시 영도들마저 이번 프로젝트를 중시하고 있었기에 테이프 커팅 이식에 직접 참석해 그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게다가 이제 막 일어선 신흥 그룹인 LS 그룹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DS 그룹의 이사들은 이 뉴스를 본 뒤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아침에 최 사장더러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라고 하니 그렇게 말을 안 듣고 무슨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다 하더니. 이제 봐요, 눈앞에 있던 고깃덩이를 남의 입에 넣어주게 생겼으니. 우리한테는 국물 한 모금도 안 차려지겠네.”

“그러니까 부동산은 전망이 좋고 정부도 중요시하는 데다 밑질 리 없는 사업이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그렇게 좋은 기회를 이렇게 날리다니.”

“애초에 우리 DS 그룹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으면 LS 그룹에 이렇게 좋은 일이 차려지지도 않았을 텐데. LS 그룹이 어디 우리와 비교할 감량이 되기나 해요?”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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