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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친구라고 속이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모연의 집까지 가는 데는 차로 2시간가량 걸렸는데, 도로가 조금 덜컹거렸다.

가는 길에 진환은 모연의 가정 상황을 대충 설명했다.

그걸 요약하자면 모연은 가정 형편이 넉넉한 집의 외동딸이라는 거다. 이건 그야말로 중요한 정보였다.

한참 뒤, 도착해 보니 임씨 저택은 유럽풍이 물씬 느껴지는 별장이었다.

별장 인테리어는 빈티지했고, 별장 앞 정원의 화초는 섬세하게 가꿔져 있었다.

“형, 여기야.”

진환은 말하면서 먼저 차에서 내렸다.

“가자, 들어가 보자.”

말하면서 제 손을 잡는 상혁의 행동 덕에 하연은 왠지 마음이 편해졌다. 이윽고 짤막하게 대답하며 상혁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문 앞에 도착한 세 사람은 열심히 별장을 관찰했다. 그러다 한참 뒤, 진환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형, 원래 대로라면 저택이 오랫동안 비어 있어야 하는데 잘 가꿔진 걸 보니 그렇지 않은 모양이야.”

진환은 말을 마치자마자 앞으로 가 초인종을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서 약 5, 60대로 보이는 여자 한 명이 천천히 나왔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임씨 저택 가정부 최향숙이다.

최향숙은 세 사람을 보더니 의아한 듯 물었다.

“누구 찾으러 오셨나요?”

하연은 얼른 앞으로 나서서 웃는 얼굴로 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여기 임모연의 저택 맞나요?”

최향숙은 하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의아한 듯 물었다.

“누구시죠?”

하연이 대답하려 할 대, 옆에 있던 상혁이 끼어들었다.

“저희는 임모연의 친구인데 뭐 좀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하연이 고개를 돌려 상혁을 보자 상혁은 이내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때 최향숙이 약간 의심스러웠는지 다시 물었다.

“아가씨 친구분이라고요?”

“네.”

최향숙은 여전히 의아했는지 뭐라 말하려고 입을 뻐끔거렸지만, 진환이 제 핸드폰을 쑥 내밀며 끼어들었다.

“자, 봐 봐요. 임모연 시가 보낸 문자예요. 우리한테 디자인 원고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거든요.”

최향숙은 핸드폰 액정에 든 모연의 카톡 계정을 확인하더니 그제야 환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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