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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한참 동안 고민하던 대머리 남자가 불쑥 한마디 했다.

“허튼소리 하지 마. 밖에 넘어야 할 관문이 가득하고 고수도 수두룩해. 우리 같은 사람은 날개가 있어도 도망치지 못해.”

여윈 노인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동안의 수련을 대부분 잃은 지금은 물론이고 최정상일 때도 탈옥은 불가능했다.

“어르신, 어차피 죽을 거 한번 시도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대머리 남자가 이를 꽉 깨물었다.

“제가 생각해봤는데 관리인을 인질로 삼으면 살 희망이 조금은 있어요.”

“맞아요, 맞아요. 인질이 우리 손에 있다면 도망칠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

뭇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만약 일반 옥졸이라면 당연히 안 되지만 이 관리인은 교도소 소장의 처남이라 꽤 쓸모가 있을 것이다. 관리인은 그들의 가장 큰 희망이었다.

“지금까지 블랙 프리즌에서 탈옥한 사람은 한 명도 없어. 탈옥하다가 실패하면 그 결과가 어떨지 너희들도 잘 알 거야. 그러니 그 생각은 일찌감치 버리는 게 좋아.”

여윈 노인이 고개를 내저었다.

“그럼 어떡해요? 이대로 죽기만을 기다려야 하나요?”

대머리 남자가 울상이 된 얼굴로 말했다.

“우린 그래도 아직 돌이킬 여지가 있는데 이 젊은이는 목숨이나 부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벽에 기대어있는 유진우를 쳐다보는 여윈 노인의 두 눈에 동정이 어렸다.

“저 미친놈은 들어오자마자 큰 사고를 치고도 저렇게 침착하다니, 정말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군요.”

대머리 남자는 감탄하는 동시에 단검 하나를 꺼내 유진우의 발 옆에 휙 던졌다.

“이봐, 너의 용기는 인정이야. 이 단검은 너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해두지.”

“고맙지만 전 필요 없어요.”

유진우가 고개를 저었다.

“챙겨둬. 곧 쓸 일이 생길 테니까.”

대머리 남자가 진지하게 말했다.

“이따가 살지 못할 것 같으면 이 칼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러면 적어도 육체적인 고통은 덜 받을 거야.”

유진우는 어이가 없었다. 호신용으로 사용하라고 주는 줄 알았더니 사실은 자결용이었다. 이보다 더 친절한 사람은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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