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우리 사모님을 때려? 무례한 놈!”오금란이 맞는 것을 본 몇 명의 부하들이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들었다.유진우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아무 말 없이 부하들의 뺨을 몇 대씩 쳤다.어떤 사람은 그 자리에서 기절했고, 어떤 사람은 입과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고, 어떤 사람은 이가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방금 폭력을 행사하던 몇 명은 모두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유진우! 너 감히 우릴 때려? 죽고 싶은 거구나!”이서우가 비틀거리며 일어섰는데 얼굴에는 경멸과 분노가 가득했다.그녀는 이씨 가문의 딸이고 할머니가 이씨 가문의 권력을 쥐고 있는 일인자였기에 무서운 게 없었다.“아예 폐인으로 만들어 줄 게.”말하고 나서 유진우는 이서우의 복부를 발로 걷어찼다.이서우는 비참한 비명을 지르며 대포알처럼 날아가더니 벽에 세게 부딪히며 피를 토했다.“이 개자식아! 넌 이제 죽었어! 네 가족 모두 죽여 버릴 거야! 감히 이씨 가문을 건드려?”오금란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악랄하게 소리를 질렀다.지금까지 살면서 아무도 감히 그녀에게 손을 대지 못했는데 유진우한테 당하고 나니 분노가 치밀었다.“목숨을 내놓으라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유진우가 손을 들어서 또 한 번 뺨을 때리자 오금란의 코는 비뚤어지고 틀니는 날아갔다.순간 오금란은 온몸에 경련을 일으키며 거품을 토했다.“진우 씨! 그만해!”상황이 안 좋아지자, 이청아가 소리쳤다.그녀는 유진우가 계속 충동적으로 행동하다가 실수로 셋째 할머니를 죽일까 봐 두려웠다.“괜찮아?”유진우는 화를 억누르고 서둘러 이청아를 일으켜 세웠다.“피부에 살짝 상처가 났을 뿐이야, 별거 아니야.”이청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얼굴이 퉁퉁 부었는데 별거 아니라고?”유진우는 얼굴을 찡그리며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이청아의 상처를 보면 볼수록 화가 치밀었다.분노에 찬 그는 이서우의 얼굴을 두 번 더 짓밟았다.순간 조금이나마 예뻤던 이서우의 얼굴은 순식간에 흉측하고 비참하게 변했다.‘음, 이제야 화가
“바람둥이요?”유진우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이건 뭐지? 약만 바른 것뿐인데 왜 바람둥이가 된 거지?“선미 씨, 오해하지 말아요. 진우 씨는 그냥 저한테 약을 발라준 것뿐이에요.”질투에 찬 조선미의 표정을 본 이청아가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말했다.“못 믿으시면 할 수 없고요.”그렇게 말한 뒤 그는 도발적인 눈빛으로 차분하게 옷을 입었다.“흠! 약을 바른다고요? 저도 발라줘요!”조선미는 유진우 옆에 엉덩이를 대고 앉더니 옷을 벗기 시작했다.“선미 씨, 뭐 하는 거예요?”유진우는 깜짝 놀라 재빨리 손을 뻗어 막으려 했다.“왜요? 청아 씨는 되고, 저는 안 돼요?”조선미는 약간 불쾌한 듯 얼굴을 붉혔다.“다친 것도 아닌데 무슨 약을 발라요?”유진우는 울고 싶었다.‘대 가문의 아가씨가 왜 이렇게 어린애 같지?’“누가 내가 안 다쳤다고 그래요? 내 마음은 이미 구멍이 숭숭 뚫렸어요. 내가 받은 상처는 이청아 씨보다 훨씬 더 심각한데, 믿지 못하겠으면 만져 봐요!”조선미는 당당하게 말했다.“진우 씨, 등이 아직도 좀 아픈 것 같아. 약을 더 발라줘.”이청아도 다시 옷을 벗기 시작했다.두 사람을 보는 유진우는 머리가 아팠다. 정말로 두 사람은 마주치면 안 되는 것 같았다.매번 두 사람 사이에서 유진우는 너무 힘들다.“윤아야, 네가 와서 해, 나는 요리하러 갈게!”임윤아를 바라보던 유진우는 눈을 번쩍 뜨더니 서둘러 채소를 들고 순식간에 부엌으로 달려갔다.도망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흠!”두 여자는 그제야 서로를 노려보며 옷을 입었다.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어느덧 풍성한 점심이 식탁에 올랐다.요리 네 가지와 국물이 있었다.“진우 씨, 삼겹살 먹어요. 요즘 야위었어요.”조선미는 미소를 지으며 살이 통통하게 오른 수육 한 조각을 집어 유진우의 그릇에 담았다.“고마워요.”유진우는 거절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얼굴에 미소를 띠며 서둘러 입에 넣었다.“삼겹살이 뭐가 맛있어? 닭 다리 먹어봐, 진우 씨가 제일 좋아하는 거잖아.”
“고를 수 없어요, 저마다 맛도 다르고, 때와 장소와 사람에 따라 맛도 조금씩 다르잖아요.”유진우는 하는 수 없이 대답했다.“흠! 말재주가 좋은데!”이청아는 더 이상 유진우를 괴롭히지 않기로 했다.“어쨌든 삼겹살을 더 좋아해야 해요!”조선미는 안 그러면 죽는다는 표정으로 강요했다.유진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숨죽이고 있었다.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의 등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진우 씨, 잠깐만 나와 봐요. 할 얘기가 있어요.”떨리는 마음으로 식사를 마친 유진우는 곧바로 조선미에게 불려 나갔다.이청아는 무심하게 산책하는 척하면서 귀를 쫑긋 세우고 두 사람이 속삭이는 내용을 엿듣고 있었다.조선미는 그녀의 꼼수를 금방 눈치채고는 유진우를 차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차 문이 닫히자 두 사람은 바깥세상과 단절되었다.“선미 씨, 할 얘기가 뭐예요?”유진우는 궁금했다.“저 당분간 강능을 떠나야 할 것 같아요.”조선미가 말했다.“강능을 떠난다고요? 어디로 가는데요?”유진우는 깜짝 놀랐다.“고향으로 가요.”조선미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고향 집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는데, 빨리 해결해야 해서요.”“무슨 일인데요? 도와줄까요?”유진우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조선미가 이렇게 진지한 표정을 짓는 건 처음이라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았다.“괜찮아요. 제가 해결할 수 있어요.”조선미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사실대로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유진우의 실력이 엄청나게 강력하기는 하지만, 선우 가문과 맞서기에는 힘들 거라고 생각했다.3대 절대 세력 중 하나인 선우 가문은 군사, 정계, 재계 모든 영역에 넓게 퍼져 있었다.남성 모든 지역에서 선우 가문은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었기에 그녀는 유진우를 거기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다.“선미 씨, 일이 있으면 혼자 버티려고 하지 말고 곧바로 나한테 알려줘요.”유진우는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잘 해결될 거예요.”조선미는 미소
어둠이 내린 뒤, 이씨 별장 내에서.“펑!”큰 소리와 함께 갑자기 방문이 활짝 열렸다.오금란이 이씨 가문의 경호원들과 같이 기세등등해서 나타났다.그중에서도 키가 2미터에 육박하는 건장한 두 남자가 가장 눈에 띄었다.두 사람은 외모가 비슷했고, 온몸의 근육은 우뚝 서있는 바위 같았고 서 있는 모습은 마치 두 개의 큰 산처럼 사람들을 위협했다.“이청아! 당장 나와!”문에 들어서자마자 오금란이 소리를 쳤다.낮에 맞아서 생긴 멍과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은 흉측했다.“어머, 셋째 사모님 아니십니까? 여긴 웬일이세요?”장경화는 부엌에서 달려 나오면서 경호원들을 대동한 태세를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이청아와 유진우는 어디 있어?”오금란은 이를 갈며 물었다.“두 사람은 아침에 나갔는데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요. 저도 어디로 갔는지는 몰라요.”장경화가 대답했다.“모를 리가요? 일부러 숨겨 주는 거 아니에요?”사람들 속에서 얼굴에 붕대를 감은 한 여자가 나왔다.“실례합니다만, 누구세요?”장경화는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저 서우에요!”붕대를 감은 여자가 말했다.“서우였구나. 얼굴은 왜 이래?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야?”장경화는 깜짝 놀랐다.얼굴 전체가 붕대로 감겨 있어서 조금도 알아볼 수가 없었다.“어쩌다가 이렇게 됐냐고요? 이청아와 유진우가 한 거예요.”이서우가 눈을 희번덕거리며 분노했다.다른 능력 하나도 없이 얼굴로 먹고 살았는데 이렇게 망가졌으니 어찌 화를 참을 수 있겠는가?“뭐라고? 그들이 너를 때렸다고? 그럴 리가 없잖아?”장경화는 조금도 믿기지 않았다.“그 둘은 나만 때린 게 아니라 할머니까지 다치게 했어요. 이청아와 유진우한테 오늘 가법을 집행하러 왔어요.”이서우가 소리를 질렀다.“장경화! 빨리 이청아와 유진우를 내놔! 그렇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지 못할 거니까!”오금란은 조바심이 났다.“저는 정말로 두 사람 어디 갔는지 몰라요.”장경화는 긴장 된 얼굴로 말했다.“더구나 제 딸은 천성이 순수해서 남을
‘칼도 뚫지 못한다고? 저 자식은 쇠로 만들어졌나?’“흥! 서호는 톱클래스 내공을 지닌 무사야. 고작 그런 장난감 같은 칼로 털끝 하나라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이서우가 하찮다는 듯이 말했다. 구겨진 체면을 되살리려고 할머니가 고수 두 명을 데려왔다. 유진우의 실력이 아무리 강하다 한들 오늘은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꺼져!”서호는 손을 뻗어 장경화의 따귀를 사정없이 후려갈겼다.오금란이 오만한 기세로 걸어오더니 지팡이로 장경화의 얼굴을 쿡쿡 찌르며 내려다보았다.“기회 한번 줄게. 지금 당장 이청아랑 유진우를 내 앞에 데려와. 안 그러면 네 아들 다리를 분질러버릴 거야!”“사모님, 제발 살려주세요. 지금 당장 전화할게요!”당황한 장경화는 바로 휴대 전화를 꺼내 딸에게 전화를 걸어 꼭 유진우와 함께 와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일부러 숨겼다. 혹시라도 유진우가 상황을 알면 안 올 것 같았기 때문이다.“사모님, 곧 온다고 하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장경화는 억지로 미소를 쥐어짰다.“딱 15분 줄게. 1분 늦을 때마다 네 아들 손가락을 하나씩 잘라버릴 테니까 빨리 오는 게 좋을 거야!”오금란이 큰소리로 호통쳤다.“네?”장경화는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1분에 손가락 하나씩 자른다면 10분이면 두 손을 쓰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닌가?이현은 울 수도 없는 이 상황이 어이없기만 했다.‘X발, 나한테 왜 이래?’“덜컥!”사람들이 조용하게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그때 누군가 별장 문을 걷어차고 들어왔다. 이어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살기등등하게 걸어왔다.“강 대표님?”맨 앞에 선 사람을 본 순간 장경화와 이현은 얼이 빠진 채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한밤중에 강능의 최고 재벌인 강천호가 직접 발걸음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당신들은 누구야?”오금란이 싸늘한 말투로 물었다.“이 두 사람의 목숨은 내 것이니까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다 꺼져!”강천호가 장경화와 이현을 가리켰다.“흥! 청아가
“탕!”강천호가 방아쇠를 당기자 총알이 오금란을 향해 날아갔다.그 순간 우람한 체격의 서호가 갑자기 그녀 앞에 나타나더니 두 팔을 X자로 올리면서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아주 단단하고 무거운 쇠고리가 툭 끊어지면서 바닥에 떨어졌다.“쨍그랑!”불빛이 번쩍이더니 쇠고리에 부딪힌 총알이 순식간에 튕겨 나갔다.서호는 마치 작은 산처럼 제자리에 선 채 씩 웃고 있었다. 강천호를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는 게 분명했다.톱클래스 내공 실력에 다다르면 일반 권총 따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왜냐하면 상대가 총을 쏘기 전에 더 빨리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빠른 속도로 피하거나 무기로 총알을 막을 수도 있었다. 그저 뒤에서 기습하는 것만 아니면 털끝 하나도 건드리기 어려웠다. 이것이 바로 무사의 대단한 점이다!“막... 막았어?”장경화 등 몇몇은 다시 한번 충격에 빠졌다. 과일칼을 무시하는 건 그렇다 쳐도 총알까지 막다니, 정녕 사람이란 말인가?“흥, 총이면 다인 줄 알아? 우물 안의 개구리 같으니라고!”놀라움도 잠시 오금란은 바로 침착함을 되찾았다. 소룡과 서호가 지키고 있는데 누가 그녀를 다치게 할 수 있겠는가?“감히 우리 할머니한테 총을 쏴?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서호야, 당장 가서 죽여버려!”이서우가 바로 명을 내렸다.“알겠습니다!”서호는 섬뜩한 웃음을 짓고는 바닥이 깨질 정도로 발로 힘껏 밟아 뛰어올랐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강천호를 향해 달려 나갔는데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빨랐다.“그래봤자 잔재주에 불과해!”그때 강천호의 뒤에 있던 모자를 쓴 키 작은 남자가 갑자기 몸을 움직이더니 망설임 없이 서호와 맞섰다.“쾅!”엄청난 굉음과 함께 키 작은 남자는 서호의 주먹을 한 손으로 잡았다. 어마어마한 폭발력에 바닥마저 갈라지고 말았다.“응?”순간 움찔한 서호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주먹을 당해낼 거라고는 꿈에도 몰랐다.“강 사장님, 이 사람은 오늘 우리의 타깃이 아닌 것 같은데요?”키 작은 남자는 한 손으로 바
키 작은 남자는 잇몸까지 드러내고 웃으면서 서호의 시체를 벽에 확 던져버렸다. 벽이 그의 피로 물들었다.“서호!”소룡은 남동생의 시체를 부여잡고 목청이 터지도록 울부짖었다.“감히 내 동생을 죽여? 갈기갈기 찢어 죽일 것이야!”그러더니 마치 미쳐 날뛰는 사자처럼 키 작은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키 작은 남자는 하찮다는 듯 피식 웃더니 소룡의 가슴팍을 냅다 걷어찼다.“쿵!”소룡은 트럭에 부딪힌 것처럼 그대로 튕겨 나가 바닥에 세게 떨어졌는데 피를 끊임없이 토했고 흉골도 움푹 패어 들어갔다.“뭐야?”그 광경에 이씨 가문 사람들은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얼어붙었다. 소룡의 실력이 서호보다도 훨씬 강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일격조차 당해내지 못했다.저 남자의 정체가 대체 뭘까?“너... 너 대체 누구야?”소룡이 가슴을 움켜쥐고 피를 토하며 물었다. 단 일격에 그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는 건 상대가 본투비 레벨 고수라는 걸 증명하기에 충분했다.“블랙 랭킹 골든 킬러 사림강이다!”섬뜩하게 웃는 키 작은 남자는 두려워하는 기색이라곤 전혀 없었다.“블랙 랭킹 골든 킬러?”그의 말에 소룡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비록 사림강은 알지 못했지만 블랙 랭킹 골든 킬러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알고 있었다.블랙 랭킹에는 고수가 구름처럼 많았고 계속 배출하고 있었다. 브론즈 킬러 혼자서도 웬만한 고수들을 다 처리할 수 있었으니 실버 킬러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리고 골든 킬러는 블랙 랭킹에서 그야말로 일류였다. 그 수는 극히 적었고 골든 킬러마다 필살기 하나씩 갖고 있었다.그런 골든 킬러를 움직이려면 수조 원에 달하는 돈이 없으면 아예 불가능했다.오늘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 몇몇을 혼내주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블랙 랭킹 골든 킬러를 만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젠장, 똥 밟았네, 정말!’“이봐 늙은 할망구, 당신 차례야.”그때 강천호가 또다시 총을 들었다.“얼른 할머니를 지켜!”화들짝 놀란 이서우가 재빨리 고함을 질렀다.“
“뭐라고요?”이청아가 눈살을 찌푸렸다.“못 알아들었어? 그럼 다시 한번 말할게.”강천호의 미소가 점점 굳어졌다.“할망구와 유진우 둘 중에 한 사람만 살 수 있어. 그러니까 누굴 죽일지 네가 결정해.”“이청아, 유진우를 선택하지 않고 뭐 해? 이건 네가 속죄할 수 있는 기회야!”이서우가 목청 높이 소리를 질렀다.“그래! 오늘 내 목숨을 살려준다면 너의 죄를 용서하고 높은 자리에 앉게 해줄게!”오금란도 그녀에게 약속했다. 이젠 오금란의 얼굴에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왜냐하면 강천호가 그야말로 극악무도하고 말이 통하지 않을뿐더러 사람을 죽이고 싶으면 언제든지 죽이는 사람이라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아직 더 살고 싶은 그녀는 이곳에서 죽을 수가 없었다.“강천호 씨, 우린 당신이랑 아무 원한도 없는데 왜 우리한테 이러는 겁니까?”이청아가 잔뜩 일그러진 얼굴로 물었다.“아무런 원한도 없다고?”강천호가 큰소리로 건방지게 웃었다.“이청아, 네 옆에 있는 사람한테 우리 사이에 원한이 있는지 없는지 한번 물어봐봐.”아들과 딸이 살해당했고 강씨 가문도 몰살되었다. 이런 피맺힌 깊은 원한이 있는데도 원한이 없다고?“강천호 씨, 원한에는 상대가 있고 빚에는 빚쟁이가 있다고 했어요. 일이 있으면 날 찾으면 될 것을,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유진우가 덤덤하게 말했다.“흥. 널 죽이려 했다면 진작 죽였어. 하지만 너무 쉽게 죽일 수는 없지. 네 가족과 친구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모습을 똑똑히 보게 할 거야. 분노, 절망, 후회가 무엇인지 제대로 느껴봐. 죽지 못해 사는 게 무엇인지 보여줄게!”섬뜩하게 웃는 강천호는 그야말로 미치광이 그 자체였다. 아들과 딸이 죽은 후로 그는 더는 눈에 뵈는 게 없었다.“당신이 그럴 만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요?”유진우의 눈빛은 여전히 평온했다.“오늘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왔어. 너 하나 죽이려고 전 재산까지 쏟아부으면서 블랙 랭킹 3대 골든 킬러를 데려왔어. 너한테 아무리 조력자가 많아도 이들만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