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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6화

결국 돌멩이랑 나무 조각만 잔뜩 남았다.

"어휴 이 바보야 왜 이렇게 순진한 거야. 밤새 고생해서 잡은 물고기를 싹 다 뺏겼잖아."

지나가시던 어르신이 답답하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씀하셨다.

"아 맞다, 어젯밤에 강풍 때문에 우리 집 기와가 날아갔는데, 이따가 시내 가서 좀 사다가 얹어줘. 알겠지?"

바보는 말없이 씩 웃기만 했다.

"어휴. 진짜 순진한 녀석이라니까. 어서 가봐, 마누라가 아침밥 차려놓고 기다리겠다."

할아버지는 손을 저으며 바보가 사라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평안 촌은 작은 마을이었다. 늙은이부터 어린아이까지 다 합쳐도 겨우 백여 명 정도가 사는 곳이었다.

근데 이 바보만큼은 마을에서 좀 특이한 경우였다.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르는 이 바보는, 마을 사람들 기억엔 그저 말도 못 하는 순진한 바보였다.

누가 속이든 괴롭히든 그저 헤벌쭉 웃기만 했고, 그 모습은 늘 한결같았다.

바보는 마을 앞에서 뒤까지 걸어가더니, 울타리가 있는 작은 집으로 들어갔다. 집이 크진 않고 좀 남루했지만, 그래도 깔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울타리로 둘러싼 마당에는 닭이랑 오리가 몇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었고, 늙은 황구 한 마리가 대문 앞에서 쿨쿨 자고 있었다. 바보가 다가오자 벌떡 일어나서 꼬리를 흔들며 반겼다.

"바보야, 왔어?"

소리를 듣고 중년 여자가 문밖으로 나와서는, 가까이서 보더니 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이게 다 뭐야, 돌멩이랑 나무토막뿐이네? 생선이랑 새우는? 설마 또 누구한테 다 빼앗긴 거 아니지?"

바보는 말이 없었고, 그저 머리를 긁적이며 어리숙하게 웃기만 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중년 아줌마는 화가 나면서도 한숨이 나왔다.

"아이고 바보야,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니. 그 녀석들 말 믿지 말라고. 벌써 몇 번이나 속았는데? 왜 정신을 못 차리니?"

"친구.... 친구...."

바보는 입을 크게 벌리고 웃었다.

"됐어, 됐어. 너한테 말해봤자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중년 여자는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바보의 어깨에 묻은 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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