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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9화

천기각 백효당.

선우현은 평소 아끼던 보물 함을 열어 그 안에서 양피지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양피지의 표지에는 세 글자가 크게 쓰여 있었다. 경세방(驚世榜)!

천기 각의 경세방은 천하의 가장 뛰어난 강자들을 모두 망라했다.

방에는 나이 제한도 없고 남녀 구분도 없으며, 노소의 차이도 없었다. 오직 실력만이 기준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방에 오를 수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명성이 자자한 전설적인 인물들이라는 것이었다!

선우현은 봉인을 조심스럽게 뜯고 양피지를 천천히 펼쳤다.

그 안의 내용은 매우 간단했으며, 열 개의 이름만이 적혀 있었다.

위에서 아래로 차례로

제1위: 용호산의 장선기

제2위: 호룡각의 이원무

제3위: 서량검신 백준

제4위: 검종 종주 홍흥조

제5위: 천하회 종주 소무명

제6위: 무고교 교주 공대숙

제7위: 한상성 성주 한상

제8위: 진무사 사장 반유림

제9위: 흑방의 고혼

제10위: 대내 상시 부규환

선우현은 명단을 한번 쭉 살펴본 뒤, 붓을 들어 제10위인 부규환의 이름 옆에 표시를 그었다. 그러고는 붓을 위로 올려 제9위 고혼의 이름 옆에도 표시했다. 그때 백효당의 제자 하나가 급하게 문을 박차고 들어와 죽간을 올리며 보고했다.

“당주님, 긴급 소식입니다. 한상 성주가 드디어 성을 나섰답니다!”

“뭐라고?”

선우현이 눈썹을 들어 올리며 적잖이 놀란 듯했다.

한상이란 자가 10년째 성 밖으로 한 발짝도 안 나갔는데, 하필 오늘 그 규칙을 깨다니.

“한상이가 어디로 갔지?”

선우현이 입을 열었다.

“연경 쪽으로 향했습니다. 아마도 진산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진산 서하사란 말이지?”

선우현은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재밌군... 안위순에 이어 고혼, 이제 한상까지 움직였어. 육장수 녀석이 오늘 살아남기 힘들겠는데.”

정보망으로 유명한 백효당은 사방에 정보원들이 깔려 있어 소식을 빨리 접했다.

중대사가 있을 때마다 늘 가장 먼저 알아냈다.

어젯밤부터 연경이 소란스러웠는데, 오늘 아침엔 더욱 심상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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