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628화

바보는 자두의 얼굴에 묻은 먼지를 닦아주면서 말했다.

"자두야, 잘 기억해. 밥 잘 먹고, 건강하게 잘 있어. 난 이만 가야겠다."

자두는 고개를 끄덕이며 바보가 멀어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긴 세월이 지난 후에야 그녀는 알게 되었다. 바보가 자신에게 준 책이 수많은 대가가 평생 꿈꾸던 값진 보물이었다는 것을.

그날 평안 촌 개울가에는 몇몇 아줌마들이 빨래하면서 한창 수다를 떨고 있었다.

집안일이랑 동네 뒷담화로 한창 재미가 붙어있을 때였다.

"야, 저기 좀 봐! 멋진 남자 왔다!"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뒤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다들 뒤를 돌아보고는 순간 멈칫했다.

"저기 바보 아냐?"

"바보라고?"

노란 옷을 입은 여자가 자세히 보더니 마침내 알아보고 놀라며 말했다.

"어머나! 진짜 바보네. 근데 오늘은 왜 이렇게 달라 보여?"

"옷도 말끔하고, 머리도 단정하고, 얼굴에 바보 같은 웃음도 없어졌어. 이러니까 제법 멋있어"

여자들이 수군거렸다.

"춘자 씨! 바보 왔어!"

노란 옷을 입은 아줌마가 저 멀리 향해 외쳤다.

"응?"

춘자라고 하는 아줌마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평소에는 어리숙하기만 하던 바보가 웃으면서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단정한 이목구비에 깊이 있는 눈빛이 더해져, 전체적인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져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바보 맞아?"

춘자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춘자 씨, 나 멀리 가야 해서 오래 못 돌아올 것 같아. 집 일은 네가 좀 봐줘."

바보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그가 말을 조리 있게 하는 것을 듣고,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바보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하고 맨날 몇 마디 단어만 멍청하게 되풀이하더니, 갑자기 조금 전엔 말도 똑똑하게 하고 목소리도 또렷하니 보통 사람처럼 말하는 게 아닌가. 정말 깜짝 놀랐다.

"너.... 말을 할 수 있게 된 거야?"

춘자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멍하니 쳐다보았다.

"춘자 씨, 이렇게 오래 날 보살펴줘서 정말 고마워. 너랑 결혼한 건 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