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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3화

밤은 금세 지나갔다.

다음 날 아침, 세면을 마친 유진우는 옷을 갈아입고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형님, 이번 길이 험난할 텐데 제가 같이 가는 게 어떻습니까? 그래야 서로 보탬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왕현은 어깨에 검을 멘 채로 방에서 달려 나왔다.

비록 실력은 부족하지만 유진우를 위해 망을 봐주고 지키는 역할 정도는 할 수 있었다.

“괜찮아요. 왕현 씨가 할 일은 집에서 잘 머무르면서 아저씨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에요.”

유진우는 왕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기억해요. 무슨 이상한 기운이 느껴지면 아저씨와 함께 바로 떠나야 해요. 절대로 위험을 감수하면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왕현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 목숨을 걸고서라도 아저씨의 안전을 지킬 것입니다!”

“그런 불길한 말은 하지 마요. 난 그저 잠시 다녀오는 것뿐이니 잠깐 주의만 하면 돼요. 그럼 다녀올게요.”

유진우는 이렇게 가볍게 인사를 남기고 혼자서 문을 나섰다.

진산은 외곽의 외진 지역에 위치해 있어 차로 약 두 시간가량 걸렸다.

사람의 발길이 드문 탓에 이름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다. 진산 위에 있는 서하사는 더욱더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장소였다.

이청성의 도움 없이는 유진우도 한때 권세를 떨쳤던 임강왕이 작은 사찰에서 불경을 외며 은둔하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일은 피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유진우가 서하사로 향하는 동안 보이지 않는 소용돌이가 연경 안에서 일기 시작했다.

각 세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각, 옥면 산장 서재 안에서는 문관옥이 군사 전략을 연구하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어르신!”

이때, 한 심복이 급히 뛰어 들어와 정중하게 보고했다.

“방금 급히 전해진 밀서가 도착했습니다. 당장 확인하셔야 할 듯합니다.”

“응? 가져와 봐라.”

문관옥은 한 손으로 봉투를 받아 펼쳐 보았고 이내 그 내용에 눈빛이 반짝였다.

“유장혁이 진산 서하사로 향한다. 강력히 저지하되 필요시 가차 없이 처단하라!”

문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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