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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안하무인인 장경화를 보고 있자니 유진우는 가소롭기만 했다. 언행과 행실, 그리고 옷차림으로 판단할 때 장경화가 귀인을 만나서 온 가족이 부유해진 게 틀림없었다. 돈이 생긴 건 물론이고 권력과 지위도 함께 생겼다.

예전에 아무것도 없을 때도 기고만장한 사람이었는데 이젠 돈도 있고 권력까지 얻었으니 그야말로 눈에 뵈는 게 없었다. 하여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것도 딱히 이상할 건 없었다.

“야! 내 말 못 들었어? 얼른 가격 부르라고. 나 바쁜 사람이야, 여기서 너랑 낭비할 시간 없어.”

장경화는 두 손가락 사이에 골든 카드를 끼고 재벌 사모님 행세를 했다.

“내가 가격을 부르면 줄 능력이 안 될 텐데요?”

유진우가 고개를 내저었다.

“줄 능력이 안 된다고?”

그의 말에 장경화가 피식 웃더니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했다.

“유진우, 사람을 업신여겨도 정도껏 해야지. 우리 신분이 지금 어떤지 알아? 이 안에 얼마 있는지 모르지? 잘 봐, 이거 골든 카드야. 넌 상상도 못 할 금액이라고.”

“맞아! 아직도 예전인 줄 알아? 지금 우리 신분과 지위는 넌 평생 노력해도 안 돼. 죽을 때까지 밑바닥에서 우릴 우러러봐야 해.”

단소홍이 고개를 쳐들고 오만하게 말했다. 그들의 눈에 유진우는 한낱 보잘것없는 인간이었고 그나마 조선미 덕에 유세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지금 문 어르신이 그들을 도와주고 있으니 조선미도 아예 안중에 두지 않았다. 작은 재벌 딸과 문 어르신을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양측의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

“됐어. 쓸데없는 얘기 그만해. 내 인내심에도 한계 있어.”

장경화가 다그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돈이 많다면 나도 사양하지 않겠어요. 룸 바꾸고 싶다면 이 정도 주세요.”

유진우가 손가락 두 개를 내밀었다.

“2백만 원?”

장경화는 하찮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이렇게 배짱이 없어서야, 이러니까 여자한테나 빌붙어 살지.”

“유진우, 너 방금 부자 될 기회를 놓쳤어.”

단소홍은 마치 바보를 쳐다보듯 했다.

“자, 2백만 원. 갖고 당장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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