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93화 입을 막다

눈 깜짝할 사이에 퇴원하는 날이 되였고 연서는 병원을 나서자마자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실루엣을 보았다.

연서는 문득 며칠 전 이진과 나눴던 이야기들이 떠올랐는데 그녀는 아직도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 계속 이진에게 대답을 주지 않았다.

오늘 이진이 마중 온 것은 분명 이 일 때문일 것이다.

연서는 모르는 척을 하며 놀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여긴 어쩐 일로 오셨어요?”

이진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파트너가 퇴원하는데 당연히 보러 와야죠.”

이진이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대답하자 연서는 몰래 입술을 깨물었다.

“전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왜 제가 당신과 합작할 것이라고 확신하시는 거죠?”

사실 이진의 제안은 확실히 연서를 설레게 했지만 그건 분명 시혁을 배신하라는 말이었다.

시혁의 수단이 얼마나 가혹한지 잘 알고 있었기에 연서는 만에 하나 시혁이 배신한 것을 눈치챈다면 분명 쉽게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연서는 여전히 시혁이 두려웠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이진 쪽의 제안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겠어.’

“정확한 이유는 그날 이미 말했던 걸로 기억해요. 오늘은 그저 연서 씨가 퇴원하시길래 마중하러 온 것뿐이니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게요.”

“네, 좋아요.”

집으로 돌아온 연서는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연서는 방안을 한바탕 뒤적거리더니 마침내 궤짝에서 시혁이 남긴 비밀용 번호를 찾았다.

연서는 핸드폰을 꽉 쥔 채 한참을 망설이더니 결국 그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한참 지나서야 연결되었다.

“무슨 일이죠?”

남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연서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연서는 목을 가다듬고는 말했다.

“이진 씨가 절 찾으러 왔어요.”

연서는 이진이 자신을 찾아온 것과 자신에게 건넨 계약서를 포함한 모든 내용들을 시혁에게 말했다.

“그걸 왜 저한테 알려주시는 거죠? 분명 당신한테는 절 떠날 절호의 기회가 아닌 가요?”

곧 시혁의 약간 기뻐하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