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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2화 하윤범에 대하여

이진의 말에 하윤범은 예의 바른 미소를 보였다.

이진은 계속 벽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는데 마음속의 궁금증도 갈수록 커져갔다.

“하윤범 씨, 이 벽에 그려진 그림들은 모두 당신이 직접 그린 건가요?”

하윤범은 이진이 이런 질문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잠시 멍하니 서있기만 했다.

그는 곧 이진의 눈빛을 따라 벽에 그려진 그림을 보았다. 비뚤비뚤한 선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었는데 그 작품은 마치 뭔가를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네, 제가 그린 거예요.”

그러자 이진은 마침내 궁금했던 점을 물었다.

“그림을 어떻게 이렇게 독특하게 그릴 수 있었던 거죠? 이 그림의 선과 색채의 사용은 아무런 규칙이 없지만 함께 보았을 때 엄청나게 조화롭네요. 정말 놀라운 실력이네요.”

이진의 갑작스러운 칭찬에 하윤범은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정말 과찬이십니다. 저는 이진 씨께서 말한 것처럼 대단하지 않아요.”

이진은 고개를 들어 하윤범을 보았는데 방금까지 웃고 있던 그의 얼굴은 서서히 근심 가득해 보였다.

이진은 갑자기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하윤범 씨, 왜 그러세요?”

이진의 말을 듣자 옆에 있던 정희와 유연서도 밥을 먹던 동작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다.

하윤범은 슬픈 추억에 잠긴 듯 눈빛이 어두워졌다.

이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한동안 슬픈 감정에 잠긴 하윤범을 보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살짝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들어 세 사람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별일 아니에요, 그저 제가 한동안 우울증을 앓은 적이 있었거든요.”

하윤범은 담담하게 말하려고 했지만 예전에 좋지 않았던 기억들이 생각났는지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그의 말에 이진은 조금 놀랐지만 하윤범의 가정과 경력을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괜찮으니 저를 환자로 보실 필요는 없어요.”

하윤범은 얼른 말을 이어갔다.

“사실 제가 예전에 아팠을 때 그림을 이렇게 그리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습관이 되어버려 다 나은 지금도 계속 이렇게 그리게 되었어요. 저는 아무도 제 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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