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네가 만든 판이 더 큰 거 아니야?”윤이건의 시선을 따라 보자 정희와 이진이 시시덕거리고 있었었다.민시우는 갑자기 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시합 전에 그들은 이미 이긴 사람이 3개월간 그의 여자친구가 되기로 확정했다.비록 3개월에 불과하지만 아주 좋은 스타트이기도 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일이 어떻게 발전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두 사람은 이런 생각에 모두 기분이 하늘을 찔렀다. 보통 윤이건이 내기에서 이겼을 때 민시우는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두 레이서분들, 같이 밥 먹으러 가지 않을 래요? 윤 대표님께서 내기로 많은 돈을 이겼거든요.”‘이 자식.’윤이건은 속으로 콧방귀를 뀌었지만 그의 말에 동의했다.경기장에서 식당까지 가는 길에 민시우의 입꼬리는 조금도 내려오지 못했다.“이번 경기는 정말 내가 본 것들 중에서 가장 재밌었어. 정말 너무 기뻐.”정희는 이진과 뒷줄에서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말을 듣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민시우가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마 민시우와 사귀기로 한 일을 잊었을 거다. 그녀는 흥분되거나 화나기보단 오히려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그러나 이미 사전에 약속한 것이고 그녀가 이겼으니 반드시 이 선물을 받아야 할 것이다.이 식당은 민시우가 선택한 것인데 공원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마침 밥 먹을 시간이라 가게에는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다행히 민시우는 미리 룸을 예약했었다.민시우와 정희가 먼저 들어서고 나서야 윤이건과 이진이 따라 들어갔다.이진은 문에 들어선 후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홀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몸을 멈칫했다.그녀가 잘못 보지 않았다면 구석에는 이기태 일가 세 식구가 앉아있었다.다만 이기태와 백윤정은 줄곧 테이블에 함께 앉은 한 중년 남자에게 술을 권하고 있었기에 그녀를 발견하지 못했다.“왜 그래?”이진의 상태가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한 윤이건은 마음을 졸이며 걱정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갑자기 배가 고팠거든요.”이진은 가볍게 웃으며 그들을 못
이기태와 백윤정이 이영을 데리고 이 식당에 온 것은 확실히 누군가를 접대하기 위해서다.결국 환청 프로젝트 때문이었는데 원래 파트너인 주 대표가 자신의 주식을 모두 빼냈기 때문이다. 주 대표는 자기 돈을 가지고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싶진 않았고 더군다나 이진의 미움을 사고 싶지도 않았다.이진의 세력과 배후에서 지지하는 세력들을 더 하면 감당해낼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다.이렇게 된 이상 이기태도 계속 기다리거나 홀로 이 프로젝트를 짊어질 순 없었다.자금 문제가 가장 컸는데 더 기다리다가 프로젝트가 시작되지 못한다면 금방 회수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만약 일이 그 지경으로 되어버린다면 이기태는 분명 미쳐버릴 것이다.이대로 있으면 반드시 큰일 날것이기에 며칠 동안 생각하던 이기태는 다른 방법을 떠올렸다.만약 그가 사업 파트너 대신 프로젝트에 투자할 사람을 찾는다면 더 많은 이득을 볼 것이다. 이기태는 이런 생각에 자연히 시선을 부동산 쪽 재벌에게 두었다.투자에 대해 입을 열었을 때 그 재벌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기에 이기태와 백윤정은 계속 신호를 보내며 눈웃음을 유지했다.다만 그 재벌은 술을 몇 잔 마시더니 조금 취했는지 계속 이영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심지어 술기운이 오를수록 그녀에게 손을 대기 시작한 데다가 딴 마음을 품기도 했다.까놓고 말하면 이영이 마음에 들어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것이다.이영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홧김에 핑계를 대고 화장실에 갔다. 백윤정은 딸이 걱정되어 곧 따라 들어왔다.그녀들은 얘기를 다 나눈 뒤 화장실 안에서 나오면서 마침 이진과 마주쳤다.“이진?”이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깜박거리며 자기가 취한 것이 아닌지 확인하려고 했다. 그녀의 큰 목소리는 그녀의 현재 심정을 나타낸 셈이다.“정말 이진이네. 이씨 가문의 대단한 딸.”백윤정은 이영을 부축하며 입을 열었는데 온통 비꼬는 말투였다.‘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이렇게 만나다니.’이진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고는 민시우한테 왜 이 가
“그게 무슨 소리죠?”백윤정과 이영이 화장실에 갔을 때 이 사장은 또 몇 잔의 술을 마셨다.이 사장의 얼굴은 발갛게 달아올랐고 정신도 혼미해졌다.백윤정의 말을 듣자 이 사장은 이씨 가문에서 이영을 자기한테 주려는 줄 알고 마음속으로 기뻐 어쩔 줄 몰랐다.이때 백윤정은 싱긋 웃더니 얼른 일어나 이 사장에게 술 한 잔을 따랐다.“사실 이 사장님께서 저희 가정과 혼인을 맺으려고 하신다면 딸이 한 명 더 있거든요.”이기태와 이영은 이 말을 듣자 모두 어리둥절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백윤정의 뜻을 알아차리더니 웃기 시작했다.“이 사장님, 저희 집 막내딸은 아직 나이가 어려서 철이 없고 사람을 돌볼 줄도 모르지만 큰딸은 달라요.”“이씨 가문에 딸이 둘이나 있었어요? 하지만 말로만은 못 믿겠는데 사람을 데려오셔야죠.”이 사장은 말을 하면서 백윤정이 따른 그 술을 마셨다. 사람을 보지 못했기에 큰딸이 작은 딸보다 예쁘지 않으면 자신이 손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한 것이다.“이 점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마침 저희 큰딸도 이 가게에서 밥을 먹고 있거든요.”한쪽에 앉아 바쁘게 고개를 끄덕이던 이기태는 다시 고개를 들어 사방을 둘러보았다.이때 백윤정과 이영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그래요, 이렇게 열정적으로 소개해 주신다면 제가 한번 가보죠!”이 사장은 눈을 번쩍 뜨며 얼른 일어섰지만 발을 헛디뎌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는데 다행히 이기태가 얼른 붙잡았다.이때 가게 안은 여전히 사람으로 가득 차 시끌벅적했다.백윤정은 자리에 돌아오기 전에 이미 이진의 밥을 먹고 있는 룸을 찾아냈기에 얼른 번호를 따라 그 룸으로 찾아갔다.이때 이진의 룸엔 민시우와 정희 두 사람이 서로 말다툼하고 있었는데 매우 화기애애했다.갑자기 거센 노크 소리가 들려오자 그들은 어리둥절해 하던 말을 멈췄다.아마도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온 거라고 생각해 문과 가장 가까이 앉은 이진이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다만 그녀가 문을 열자마자 이씨네 세 식구
룸의 온도는 꽤 낮았는데 이진이 갑자기 이런 행동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방금 그 물은 얼음 물이라 아무리 술에 취한 사람이라도 바로 술이 깰 것이다.지금 이 상황은 방금 전 이기태와 백윤정이 그를 치켜세우는 상황과 완전히 하늘과 땅 차이였다.이 사장은 얼른 일어나 손등으로 눈을 힘껏 문질렀다. 그러고는 주먹을 불끈 쥐고 막 화를 내려던 찰나 갑자기 정신을 차리더니 윤이건의 차가운 얼굴을 보게 되었다.그는 눈을 깜박거리고는 환각이 아닌 것을 확신하고는 다리를 떨며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 이때 조금 남아 있던 술기운마저 순식간에 사라졌다.“윤, 윤 대표님…….”이 사장은 말을 더듬으며 입을 열었는데 얼굴에는 온통 공포와 두려움이 가득했다.“윤 대표님께서 이곳엔……? 제가 방금 눈이 멀어 윤 대표님을 몰라뵀네요.”그는 말을 하며 윤이건의 얼굴에서 시선을 떼고는 이진을 바라보았다. 그가 생각한 것이 옳다면 이 여자는 분명 윤이건의 여자다.그는 미치지 않은 이상 윤이건과 여자를 빼앗을 용기가 없었을 거다. 이 사장이 공포에 가득 차 있을 때 윤이건은 여전히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는 그저 눈썹을 찡긋거렸을 뿐인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어색하고 두려운 감정이 뒤섞여 이 사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잠시 망설인 뒤 그는 몸을 돌려 이기태를 바라보며 화난 표정을 지었다.“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에요! 지금 저를 가지고 노시는 거예요? 이…….”이 사장은 이진을 가리켰지만 끝내 어떻게 부르거나 어떻게 이 상황에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사장님, 어떻게 이런 말을 하실 수가 있어요. 저희는 그런 적이 없…….”이 사장이 모든 잘못을 자신에게 뒤집어씌우려고 하자 이기태는 울고 싶을 정도였다.“됐어요. 이번 합작은 없던 걸로 하죠! 다시는 절 찾지 마세요.”이 사장은 이 말을 하고는 윤이건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소매를 뿌리치고 가버렸다. 그냥 가버렸다기보단 도망간 것이다.거의 성사된 계약이 날아가 버리자 이기태도
이진은 술에 취하진 않았지만 많은 술을 마신 탓에 머리가 조금 어지러웠다.정희와 민시우는 사귀는 사이기에 그녀도 안심할 수 있었다.그녀는 마찬가지로 윤이건의 부축에 따라 천천히 차에 올랐고 윤이건도 그녀와 함께 뒤에 앉았다.같은 술과 같은 사람.이번에 윤이건을 다소 실망시킨 것은 이진이 정말 취한 것이 아니라는 거다.지난번에 이진이 취했을 때 자신의 품에서 보인 모습을 윤이건은 아직까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지난번 이진이 술에 취한 다음날 머리가 심하게 아팠다는 것을 생각하자 윤이건은 그제야 마음을 가라앉혔다. 이진의 그런 모습이 좋긴 하지만 그녀가 아프기라도 한다면 그의 마음도 아프기 때문이다.다행히도 방금 화났던 기분은 곧 가라앉을 수 있었다.차에 앉아 별장으로 돌아온 후 이진은 윤이건에게 인사를 하고는 2층의 방으로 돌아가 휴식했고 윤이건은 이 비서를 불렀다.“현지 부동산 사장들을 좀 찾아봐. 성은 이씨이고 최근에 이기태 쪽과 연락을 오갔던 사람이야.”“네.”방금 식당에 갔을 때 이 비서는 따라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윤이건이 이렇게 얘기하자 그도 아무런 의심도 없이 그의 말을 따랐다.이쪽의 부동산 재벌들은 적지 않은 데다가 성씨도 흔한 성씨라 이렇게만 찾는다면 좀 어려웠을 것인데 이기태와 가까이한 이씨 부동산 재벌이라면 훨씬 쉬웠다.몇 시간 후, 윤이건이 서재에서 회사 일을 처리하고 있을 때 이 비서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대표님, 찾아냈어요.”예상했던 일이라 윤이건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그는 손에 든 문건을 내려놓고 목을 살짝 비틀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안전을 확보하는 전제에 그 사람의 프로젝트 액수를 아래로 눌러. 되돌릴 기회는 남겨둬도 되는데 지금은 절대로 안 돼.”“네, 대표님. 알겠어요.”이 비서는 잠시 어리둥절하더니 분명 식당에서 무슨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는 바로 몸을 돌려 일을 처리하러 갔다.윤이건은 이진을 도와 그들
케빈이 자신을 향한 각종 칭찬을 듣자 이진은 별 감흥이 없었는데 오히려 방금 그녀를 깜짝 놀라게 한 것 때문에 그를 힐끗거렸다.“연예계에 발을 들이려는 게 아니라 그저 한시혁을 도와주는 것뿐이야.”“맞아요! 이것도 하나의 기회이니 분명 대박 날 거예요.”이 말을 듣자 이진은 눈을 부릅뜨더니 더 이상 변명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린 뒤 뒷자리로 이동해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보스, 뒤에서 뭐 하세요, 지금…….”“한 마디만 더 하면 차에서 내리는 사람은 너일 거야.”케빈은 어깨를 살짝 떨더니 곧 입을 다물고 시동을 걸었다.지정된 촬영 장소에 도착한 후 이진은 업무 증명서를 꺼내 자신이 온 목적을 밝혔다.경비원은 이진이 한시혁의 게스트로 왔다는 말을 듣자 호기심에 자기도 모르게 그녀를 훑어보았다. 그러나 케빈이 잇달아 들어가려고 하자 경비원은 그를 막아 나섰다.“죄송합니다. 사원증이 없는 이상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전 이 대표님의 비서예요.”케빈은 눈살을 찌푸렸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이진과 많은 장소를 드나들었는데 이번이 처음으로 그가 가로막힌 거다.“저희 스태프들이 준비되어 있으니 이진 씨께서는 안심하셔도 될 겁니다.”이 경비가 케빈을 막아서는 것에 대해 이진이 좀 불편한 건 사실이다. 그녀의 스케줄이었다면 그들을 상대하지 않은 채 반드시 케빈을 데리고 들어갔을 것인데 이번 주인공이 한시혁이라 그녀도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이런 생각에 이진은 몸을 돌려 케빈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는데 케빈도 그제야 입을 다물고는 차로 돌아갔다.이진이 촬영장으로 들어간지 얼마 되지 않아 원희가 바삐 뛰어나왔는데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가득했다.“이진 씨, 시혁 오빠는 지금 촬영 절차를 맞추고 있는 중이니 제가 이진 씨를 케어하기로 했어요.”“수고 많으시네요.”이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는데 곧이어 두 사람은 함께 방송국으로 들어갔다.분장실의 문을 열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이진을 향했는데 놀라는
“정아 씨, 어쨌든 간에 저분은 한시혁 씨께서 초대한 게스트니 주의하시는 게 좋을 거예요.”백정아의 매니저는 그녀가 누군가에게 약점이라도 잡힐까 봐 얼른 그녀의 팔을 잡았다. 보통 인기가 많은 연예인일수록 보는 눈이 많기에 조금이라도 잘못 행동한다면 쉽게 약점이 잡힐 거다.그러나 백정아는 주변에 사람이 있든 없든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늘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다.“그러면 어때? 저 여자가 시혁 오빠가 초대한 게스트라면 난 제작진이 초대한 게스트야.”백정아는 화를 가라앉히고는 몸을 돌려 의자에 앉은 후 손을 들었다.“가서 저 여자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데려와.”“정아 씨, 저희도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있잖아요?”매니저는 당황한 듯 입을 열었고 옆에 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자기도 모르게 식은땀을 흘렸다.“난 제작진이 초대한 게스트야. 그러니 한 명으로는 당연히 부족하니까 저 사람도 불러와.”이 말을 들은 매니저는 난처했지만 그녀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백정아의 성격이 얼마나 까칠한지는 모두 알고 있었는데 말 한마디라도 잘못했다간 프로그램을 그만두는 정도였다.한편 이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핸드폰을 보며 회사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다시 고개를 들자 그녀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백정아의 매니저한테 끌려갔다.“죄송하지만 저희 백정아 씨의 순서가 비교적 앞이기에 잠깐만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백정아의 매니저가 한 말은 얼핏 들었을 때 공손해 보였지만 사실은 빌린다기보단 빼앗는 것이었다.이진도 속으로 알고 있었지만 별로 개의치 않았다. ‘이 정도의 내적 갈등도 없다면 연예계라고 할 수 없지.’그녀가 한번 둘러보자 더 이상 한가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한 명도 없었다.이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다가오자 백정아는 매우 즐겁게 웃으며 의자의 각도를 약간 바꾸었다.원래 그녀는 거울을 마주한 채 화장이 잘 되었는지 지켜봐야 했지만 지금 그녀는 그저 이진이 망신당하는 꼴을 보려고 했다.그녀에게 화장을 해줄 사람이 없자 이진은 그저 자리에
“파우치, 고마워요.”이진은 파우치를 책상 위에 올려놓은 뒤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고는 작은 소리로 감사를 표했다.그녀는 몸을 돌려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뒤에서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이진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멈추었는데 이때 원희가 마련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의 앞에 서있었다.“이, 이진 씨 맞죠?”이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을 뿐 그녀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사실 방금 원희 언니가 화장을 도와달라고 했을 때 엄청 기뻤거든요. 하지만 제가…….”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아직 초보인 데다가 방금 상황이 나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저 화장을 할 수만 있다면 사실 그게 누구든지 상관없었다.그러나 그녀는 이진의 메이크업 기술을 보자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그녀는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지더니 자신의 이런 신분에 만족할 수 없었다.그녀는 그저 이진이 자신에 대한 인상을 다시 끌어올려 방금 그 기술을 배울 생각을 했다. 방금 그 메이크업은 화려해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격식을 차리지도 않았지만 정말 아름답고 놀라웠다.더군다나 메이크업 과정은 매우 간단해 보였고 적용되는 사람과 장소가 아주 넓어 보였다.만약 이것을 배워 튜토리얼을 낼 수 있다면 반드시 흥행할 뿐만 아니라 그녀도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다.“괜찮아요, 제가 알아서 할 테니 하던 일을 마저 하세요.”이진은 손을 흔들며 돌아서려고 했는데 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직접 팔을 내밀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이진은 분장실 안의 사람들은 신경 쓰진 않았지만 이렇게 치근덕거리는 것은 정말 싫어했다.“무슨 일 있어요?”이진이 가볍게 입을 열었는데 방금 불쾌한 기분 때문인지 매우 엄숙해 보였다.그 순간, 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너무 긴장되어 입가에 오른 말을 더듬기만 했다.“이진 씨, 전 그저, 그저 방금 하신 메이크업의 절차를 배우고 싶을 뿐이에요. 혹시 어떻게 하신, 하신 건지 가르쳐 주실 수 있나요?”그녀가 말을 마쳤지만 안타깝게도 이진은 전혀 관심이 없어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