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임만만이 이진과 함께 이씨 별장에 왔다.임만만은 이 별장에 대한 이진의 깊은 감정과 끊을 수 없는 고리, 그리고 놓아줄 수 없는 모든 것들을 알아보았다.원래 호기심이 좀 있었는데 지금 상황을 보고 그냥 입을 다물었다.이진이 별장 주위를 살펴보고, 돌아가려고 할 때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하였다.“대표님, 현재 회사쪽 급한 일정은 없습니다. 조금 더 있으셔도 됩니다.”이 말을 듣고 이진은 고개를 돌려 임만만을 보고 웃었다.“괜찮아. 이제 여기는 내꺼야. 오고 싶을 때 언제든지 올 수 있어.”아까 조금 슬퍼보였던 표정은 사라지고 현재는 무시할 수 없는 카리스마로 가득하다.다행히도 이진의 정서는 변화가 빠르다.“AMC에 가자.”지시를 받은 임만만은 즉시 차를 돌리렸다.그러고 백미러를 보며 의혹을 물었다.“대표님, GN 그룹 쪽에서 회의가 있는거 아니였어요?”“뒤로 미루면 돼. 아니면 부서 걔네들에게 진행하도록 알리던가.”말하며 이진은 핸드폰에서 한시혁의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한시혁이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는데 GN 그룹 쪽은 사람이 많아 문제도 많을 것이다. 것보고 속은 모르니까 최대한 문제를 줄이는 것이 상책이다.만약 어느 어린팬이 한시혁을 넘어뜨리거나 안티팬이 있다면 정말 웃기는 상황일 것이다 .사실 AMC 안에도 이렇게 감정이 격해진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너무 방자하지 않을 것이다.그녀가 앞바로 회사에 돌아온 후 뒤발에 한시혁이 도착하였다.“급한 일이라도 있어?”이진이 보기에 현재 한시혁은 신곡 발매중이라 많이 바쁠것 같았다.근데 이 사람은 아주 한가하게 이곳에 왔다.한시혁은 이 말에 어리둥절 하다가 쓴 웃음을 지었다.“이 대표님, 바쁘신 분이라 잊으신건가요? 며칠 전 제 프로그램에 오시기로 한거 아니였어요?”솔직히 이진은 이 일을 정말 잊고 있었다.한시혁의 일을 마음에 두지 않은 것이 아니라 전화를 끊고 윤이건이랑 말싸움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지금 한시혁의 말을 듣고 이진은 그때 그 상황을 떠올
임만만은 옆에서 이 상황을 보고 몰래 웃었다.대표님의 연예계 진출, 좋은 선택일 수도 있다.그러나 생각했던 것과 같이 도와줄 사람이 없으니 이진은 바로 거절해 버렸다.“미안해요. 그쪽에 관한 계획이 없구요. 연예계에 진출할 생각도 없어요.”말 한마디로 모든 가능성을 막아버렸다. 원희는 마음이 앓고 있었다.마치 무의식중에 아주 이쁜 옥을 보았는데 한 번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한시혁의 매니저로서 원희는 프로다웠다.얼른 화제를 돌리고 이진에게 방송 회피사항과 절차에 대해 얘기하였다.교대를 마치고 한시혁은 떠나려고 하였다.말하자면 그의 스케쥴도 아주 빡빡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시간을 짜냈다.이진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프로그램에 관한 것이라면 그는 매니저를 보내도 되었지만 그가 직접 여기에 왔다.두 사람이 AMC 빌딩에서 나온 후 한시혁은 옆에 있는 원희를 보더니 가볍게 웃었다. “어때? 아쉬움이 많아, 아님 슬픔이 많아?”“이 대표가 이렇게 이쁘다는 걸,왜 저에게 미리 얘기해 주지 않았습니까? 연예계 감인데, 아쉬워요.”다른 사람이 이진을 칭찬하는 것을 듣고 한시혁은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눈빛도 부드러워졌다.두 사람에 차에 오랐다.비서가 운전하고 원희와 한시혁은 뒤에 앉아 일얘기를 나누었다.“아 맞다. 시혁 오빠, 그떄 말한 유연서 말인데, 초보적인 계획이 나왔어요.”원래 연예인은 보통 매니저의 지시에 따르지만 한시혁은 다르다.한시혁은 그 어떤 회사의 소속 연예인도 아니기에 계약도 없었다.그는 자신의 주인이고 작업실 스태프들도 그가 고용한 사람이다.원희도 그들 중에 포함되어 한시혁의 지시를 따르고 있었다.그러나 원희 입속에서 나온 유연서 이 이름에 윤이건 얼굴의 온기는 모두 사라져 버리고 평소 차가운 그로 돌아갔다.“말해봐.”한시혁의 갑작스러운 표정 변화에 원희는 이미 적응이 된지라 바로 서류를 꺼내고 대략적인 내용을 한시혁에게 알렸다.“사실 유연서의 연예계 진출은 간단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빨
이어 원희는 음악 방송 감독팀과 모든 것을 소통한 다음 바로 이진에게 알렸다.이와 동시, 모든 일이 정해지고 제작진은 인터넷에서 홍보를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은 정규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말하자면 특별히 이상한 것은 없었다.그러나 한시혁이 참석하고 또 그이 요청에 이진도 게스트로 나왔기 때문에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끌었다. 만약 인기 있는 가수나 배우라면 네티즌들은 받아들이거나 알 수 있지만 일반인, 그것도 카메라 앞에서 전혀 얼굴을 보이지 않은 자였다.“저 여자 뭐하는 사람이야?”“맞어! 스타도 아닌데 왜 우리 시혁 오빠랑 같이 나와!”“특별 게스트래! 시혁 오빠가 초대한 특별 게스트!”원래 한시혁이 참석하는 방송이라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그럼데 갑자기 나타난 게스트로 팬들이 난리난 것이다.심지어 이진이 한시혁의 여자친구가 아니냐는 추측을 하기 시작했다.이번 방송에서 신분을 공개할 예정인가?이렇게 추측하고 인터넷의 댓글은 더 많았다.심지어 어린 팬들은 직접 제작팀 공식 계정 아래에 댓글을 달았는데 하나같이 말투가 고문식이였다.제작팀 공식 계정을 담당하는 팀원이 댓글 사태를 보고 머리아파 하였다.빨리 답하지 않으면 계정이 안티에 깔릴 추세였다.마지막 담당 팀원은 어덯게 생각해도 답이 안 나와 황급히 감독을 찾았다.“보스, 이거 장난 아니예요! 해결하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은데요.”담당 팀원은 현재 울어버리고 싶을 심정이였고 감독을 보니 그 또한 표정이 어두워졌다.감독이 짊어져야 할 책임이 더 컸다. 그런데 그도 어쩔 수 없었다. ‘한시혁의 연예계에서의 신분으로 누가 감히 그의 사생활을 폭로할 수 있겠는가?’그의 심기를 건드려다가는 아에 방송에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한시혁을 방송에 모신 것만 해도 힘든 일인데 방송 출연을 거부한다면 죽음으로 사죄할 수 밖에 없었다.인터넷의 들썩거림에 비해 이진 그쪽은 오히려 아무 문제 없었다.인터넷에서 떠도는 소문에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대응하지 않았다.심지어 무
“이게 민씨 가문이 경영하는 곳이라고요?”정희는 가볍게 입을 열었는데 온통 의혹에 찬 말투였다.민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찡긋거렸다.“민씨 가문은 정말 다루는 영역이 넓네요.”정희의 말에 민시우는 그저 두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고개를 숙여 몰래 미소를 지었다. 그가 알고 있는 정희라면 분명 그를 칭찬하려는 거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한바탕 환호성이 들려왔는데 그중에는 엔진 소리도 들려왔다.“레이싱?”정희는 눈을 번쩍이며 이진의 팔을 잡고 있었는데 분명 엄청 흥분된 것이다.“네, 이 공원의 한쪽은 자동차 경주 도로라서 자주 시합이 있거든요. 혹시 관심 있어요?”‘이게 어디 관심 있는 정도야? 이 계집애가 하도 잡아당겨서 팔이 아파 죽겠구먼.’민시우는 정희가 흥분된 모습을 보자 눈엔 다정함이 가득했는데 몸을 뒤로 치우치며 말했다.“이따가 마침 시합이 하나 더 있는데 가볼래요?”이 말을 듣자마자 정희는 이진의 손을 붙잡고는 경기장을 향해 달려갔다.민시우는 그녀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깜짝 놀랐는데 정신을 차리자 얼굴에는 여전히 웃음기 가득했다.그들은 걸어서 레이싱장에 도착했는데 그곳과 가까워질수록 함성 소리는 더 컸다.“도련님.”레이싱장의 관객석에 있던 관리인은 민시우가 여자 두 명을 데리고 오자 조금도 망설이지 않은 채 앞으로 다가왔다.관리인은 얼른 그들을 데리고 VIP석으로 갔다.“이 시각은 어때요?”민시우는 조금 잘난 체하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이진은 피식 웃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정희는 그에게 엄지를 내밀었다.그들이 앉은 VIP석은 레이싱장과 가깝고 방해받지 않도록 만들어져 시합을 한눈에 볼 수 있다.민시우가 경기를 보러 오자 관중석은 물론 선수들도 순식간에 환호성을 질렀다.물론 대부분은 여자들이 소리를 지르고 있었는데 민시우가 직접 현장에 나타나는 것이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몇 분 지나지 않아 레이싱장의 한 선수가 VIP석을 향해 걸어왔다.이진은 보더니 고개를 숙이고 몰래
아무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현장의 안내에 따라 그들은 관중석에서 경기장으로 걸어갔다.이진은 팔짱을 낀 채 재밌다는 표정으로 화가 잔뜩 난 정희를 바라보았다.사실 이진과 정희는 레이싱장에서 처음 알게 된 사이다. 그때 그녀들은 아직 어렸기에 한참 이런 자극적인 운동을 좋아했었다.그중 경기에서 한 선수가 그녀들의 차를 연달아 추월해 그대로 트랙을 빠져나갔다.가장 화가 난 것은 당시 심사위원들이 이 행위를 반칙으로 여기지 않고 그에게 우승을 줬다는 점이다.사실 이진은 우승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이렇게 암암리에 손을 대는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그녀는 경기가 끝난 뒤 심사위원들을 찾아가 경기의 정당성을 따지려고 했다. 그녀가 심사위원석에 도착하자마자 정희가 팔짱을 낀 채 심사위원들과 싸우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이진은 속으로 피식 웃고는 정희 따라 싸움에 끼어들어 결국 심사위원들을 설득했다.가장 재밌었던 것은 주최 측에서 그녀들에게 상응한 보상을 주겠다고 했는데 이 두 아가씨는 모두 손을 흔들었다.“그딴 거 필요 없어요.”그녀들은 이 말을 남기고는 경기장을 나섰고 그날 밤 그녀들은 함께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는 친구가 되었다.그후부터 그녀들은 더 이상 그 경기장에 가지 않았고 오히려 다른 곳으로 바꿨다.두 사람의 수준은 거의 승부를 가리지 못할 정도였는데 기본적으로 1등과 2등은 그녀들이 싹쓸이해갔다.그 뒤로 그녀들은 레이싱의 전설이 된 거나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이 경기에 출전한 이상 남은 선수들은 3위를 다퉈야만 할 것이다.1등과 2등은 절대로 그들이 손 닿을 수 있는 실력이 아니기 때문이다.민시우는 정희와 함께 놀러 나갔을 때 그녀가 레이싱을 했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러나 성적이나 경험에 대해서는 자세히 묻지 않았다.다만 그녀들을 도발한 선수의 성적에 대해 그는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경기장에서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다.그렇기 때문에 그녀는 그렇게 많은 여자들을 무시한 채 민시우의
정희가 시합을 진심으로 대하자 이진도 어쩔 수 없이 레이싱복을 입었다.정희의 실력은 믿지만 레이싱 경기장에서는 가끔 외부인을 배척하는 경우가 많다. 방금 그 여자의 도발을 모두가 눈여겨보고 있어 만약 그들이 정말 암암리에서 방해라도 한다면 정희가 위험해질 거다.이때 문제가 하나 있었다.경기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는 반드시 조수석에 누군가가 함께해야 한다.그녀와 정희는 모두 방금 출전하기로 했기에 임시로 코디할 사람이 없었다.이때 정희의 조수석엔 민시우가 앉기로 했지만 이진은 조수석에 앉을 사람이 없었다.이진이 홀로 경기장으로 내려가자 정희와 민시우는 즉시 차에서 내렸다.“네가 혼자 시합하는 건 절대로 허락 못해.”정희의 말투는 매우 단호했고 반면 민시우의 말투는 많이 부드러웠다.“이진 씨, 이러시면 안 돼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제가 죽을 지도 몰라요.”“그럼 어떡해?”이진은 두 사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이진은 오랜만에 이 옷을 입자 조금 흥분이 되었다. 한동안 레이싱을 하지 않아 손이 근질근질하던 참이었는데 그녀를 말리자 이진은 조금 화가 났다.그들이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을 때 민시우가 갑자기 손뼉을 쳤는데 정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갑자기 왜 이러시는 거예요!”현장의 사람들은 정희가 감히 민시우에게 이런 태도로 말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게다가 민시우는 정희의 말에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다.그는 피식 웃고는 눈썹을 찡긋거리며 이진을 보고 말했다.“윤이건 보고 오라고 하는 건 어때요? 그 자식도 레이싱을 좋아해요.”이 말을 듣자 이진은 잠시 멍하니 있더니 잠시 생각을 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윤이건에게 전화를 한 후 대충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윤이건은 바로 승낙했다.전화를 끊은 이진은 핸드폰을 보더니 어처구니가 없었다.‘엄청 흥분된 말투네. 이런 모습을 보면 누가 YS 그룹의 대표라고 믿겠어?’경기가 시작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아 이진은 얼른 차 한 대를 골랐고 정희도 자기
정희는 내기를 싫어하는 데다가 내기 조건은 더욱 별로라고 생각했다.“이게 무슨 내기예요? 자신이 한 말이 황당하다고 생각되진 않으세요?”“전 재밌다고 생각하는 데요? 전 괜찮으니 저로 내기해요.”정희는 민시우가 동의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데다가 그가 이렇게 빨리 대답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민시우 씨, 왜 동의하신 거죠? 당신이 동의할 일은 아닌 거 같은데요?”옆에 서 있던 여자는 정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아무리 민시우와 잘 아는 사이라고 해도 이렇게 말할 배짱은 없었다.이때 그녀는 더 질투되었고 심지어 부러웠다.다시 민시우를 보자 그는 그저 미소를 지은 채 다정한 눈빛으로 정희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럼 조금 바꾸는 게 어때요? 그냥 여자친구가 아니라 임시 여자친구로요.”이 말을 듣자 정희는 폭발하고 말았다.“정말 점점 더 터무니가 없네요. 그럼 일시적인 여자친구라면 그 시효가 얼마나 되는지 말해보세요.”민시우도 잠깐 정신이 나가 꺼낸 말이라 어떻게 결정 내릴지는 생각하지 않았다.혹시라도 정희가 이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그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그는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옆에 있던 여자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지금 그녀의 눈엔 마치 정희와 민시우가 사랑싸움을 하는 것 같았다.‘이 여자 지금 날 무시하기라도 하는 거야?’주위에 많은 사람들이 그들을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녀는 홧김에 이 두 사람의 중간으로 끼어들었다.“정희 씨라고 하셨죠? 시합에 내기가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그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정희는 자기도 모르게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뭔 놈의 향수 냄새가 이렇게 심해? 경기를 참가하러 온 게 아니라 쇼케이스를 참가하러 온 건가 봐.’그러나 그 여자는 정희가 겁을 먹었다고 생각하고는 팔짱을 낀 채 미소를 짓더니 방금처럼 도발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정희 씨께서 두려워하시는
윤이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진은 한동안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한편 정희는 윤이건이 민시우와 이야기를 나누는 틈을 타 이진한테 다가갔다.“이진아, 윤 대표님께서 오늘 왜 이렇게 이상하신 거야? 어디 아프신 거 아니야?”“나야말로 알고 싶네.”사실 지난번 유연서의 일이 발생한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 서먹했다.윤이건은 설명하려 했지만 입을 열 수가 없었고, 이진은 개의치 않으려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이렇게 된 이상 그들은 서로 어색한 채 지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윤이건이 방금 그녀를 지지하자 이진도 감동되었다.‘설마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리려고 이렇게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한 거야?’“너랑 윤 대표님은 도대체 무슨 사이야? 내가 봤을 때 윤 대표님은 널 좋아하는 것 같아.” “시합 준비나 해. 언제부터 이런 가십거리에 관심이 많았어?”정희의 맑은 눈을 보자 이진은 저도 모르게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이진은 그녀의 손을 툭 치고는 바로 차 안으로 들어갔다.상황이 재미없게 끝나버리자 정희는 입을 오므리며 차에 올랐다.반면 윤이건과 민시우는 온통 신이 난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선수 여러분, 그리고 조수석에 타시는 분들 경기가 곧 시작될 예정이니 모두 차에 오르시길 바랍니다.”심판의 말과 동시에 모두 차에 타 준비를 시작했다.이진은 재빨리 안전모를 쓰고 안전벨트를 맸는데 이때 옆에서 우물쭈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왜요?”고개를 돌리자 이미 능숙하게 안전벨트를 맨 윤이건이 의혹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방금 생각난 건데 네 기술이 어떤지 아직 안 물어본 것 같아서…….”윤이건의 말을 듣자 이진은 방금 이 남자가 내기를 할 때 자신만만하던 모습이 생각났다.‘판돈 다 건 와중에 이제야 생각난 거야? 정말 웃기는 사람이야.’“왜요? 후회돼요?”이진은 말을 하며 헬멧을 쓰고는 윤이건을 향해 눈썹을 찡긋거렸다.윤이건은 레이싱복을 입은 이진은 여태껏 본 적이 없었다.이진의 모습을 보자 그는 가슴이 떨려왔고 기분이 들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