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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힘이 넘치다

한시혁은 무슨 말로 이 대화를 끝냈는지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는 방으로 돌아온 후 문을 세게 닫았는데 화가 난 나머지 상처가 조금 찢어진 것도 전혀 알지 못했다.

소파에 앉아 화를 가라앉히려고 노력하고 나서야 그는 천천히 진정이 되었다.

그는 이진과 윤이건은 혼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저 일종의 계약관계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서로 감정이 생기기라도 한다면 3년 전에 이미 생겼을 것이다.

한시혁은 이런 생각들을 하고는 숨을 크게 내쉬었고 그제야 마음이 조금 덜 답답해지는 것 같았다.

결혼이 빈 껍데기 일뿐이라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니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포기할 리는 없다.

그는 절대로 윤이건의 뜻대로 되지 못하게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때 이진은 욕실에서 나와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소파 위에 앉아 일을 처리하고 있는 윤이건을 보더니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여 자신의 가운을 보고는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

그러나 그녀는 자기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고 당황해 보인다는 걸 몰랐다.

“윤 대표님께선 왜 아직도 제 방에 계세요? 힘이 넘치시나 봐요? 잠 안 자도 돼요?”

그러자 윤이건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는데 눈빛은 다소 의혹스러워 보였다.

“낮에 얘기했잖아? 오늘 나 여기서 자는 거 아니야?”

“그건 얘기한 게 아니라 당신이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리신 거죠, 안 그래요?”

이진은 말을 하며 의자에 앉았는데 약간 의기소침해 보였다.

오늘은 정말 피곤해서 그녀는 그저 빨리 자고 싶을 뿐이다. 이후에는 분명 더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기에 이건 그저 시작에 불과했다.

그러나 윤이건은 그녀의 뜻대로 행동하지 않은 채 여전히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해댔다.

“그게 왜 나 혼자 내린 결정이지? 내가 얘기할 때 너도 반대하진 않았으니까 동의한 거 아니야?”

“YS 그룹에선 계약을 체결할 때 만약 상대방이 반대하지만 않는다면 바로 돈을 주나요?”

이진이 빠르게 반격을 해오자 윤이건은 마음속으로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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