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자 남지훈과 소연은 아침을 먹고 누나의 가게를 찾았다.소연은 개인 용무를 보기 위해 이틀 정도 쉬었다가 출근할 계획이었다.가게에는 남가현 혼자 있었다.이현수는 아침 일찍 와서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낸 후 가게에서 딱히 할 일이 없어서 바로 출근했다.그는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오늘 왜 이렇게 한가해?”남가현은 남지훈과 소연이가 찾아온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란 모양이었다.그 둘은 이곳에 오지 않은 지 한참 지났기 때문이었다.“다 끝내고 언니 생각이 나서 왔어요.”소연이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남가현의 표정을 보니 소연과 남지훈은 그녀가 이현수 부모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 같았다.소연은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언니, 현수 씨가 최근에 새집으로 이사하지 않았어요? 언니는 왜 안 들어갔어요?”그러자 남가현이 대답했다.“여기도 꽤 좋은데, 뭘! 그 집은 현수 씨가 고생해서 번 돈으로 마련한 집이야. 난 아무것도 보탠 것도 없는데 무슨 자격으로 가서 살아?”그녀는 항상 탐욕스럽지 않았다.이현수도 그녀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했지만, 그녀는 단칼에 거절했다.두 사람 사이에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과 벽이 너무 많았다.남가현 역시 이현수를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만약 정말로 그녀와 결혼하게 된다면 이현수와 그의 부모님 사이의 관계를 어렵게 만들까 봐 두려웠다.남가현은 여전히 이러한 일에 대해 명확했다.그녀가 보기에 자신은 이미 이혼녀인데, 굳이 또 이현수를 망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때 남지훈이 입을 열었다.“누나가 불편하다면 우리가 어머니를 스카이팰리스로 모시고 가서 앞으로 우리가 쭉 모시고 살게.”어머니를 이현수의 새집으로 모시는 건 별로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았다.남지훈은 누나가 이런 고민 탓에 이사를 망설인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이현수의 정성은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니까 말이다.그렇게 격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항상 남가현의 편에 서서 그녀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었다.이 말을 듣고 남가현이 옅
그로부터 며칠 후, 소한용과 송유리의 결혼식은 예정대로 진행되었다.역시 가장 먼저 사랑의 결실을 맺은 본 것은 소한용과 송유리였다.소씨 가문은 소박환과 주옥금이 결혼한 이래로 이렇게 벅적벅적한 것은 처음이었다.두 가문 모두 J 도시의 재벌가로서 비슷한 집안끼리의 결혼인 셈이었다.소씨 가문은 마당이 적당히 넓으므로 결혼식은 바로 소씨 네 마당에서 치렀다.송태수가 담배 연기를 깊이 빨아들이며 말했다.“지훈아, 앞으로 유리가 소씨 가문에서 괴롭힘을 당하면 삼촌인 네가 나서서 도와줘!”딸을 시집보내는 부모의 마음이란 마치 자기 살점을 도려내는 것과 같아 송태수의 마음은 매우 아팠다.다행히 남지훈은 소씨 가문의 사위이자 송유리의 삼촌이었고 소씨 가문에서 발언권이 있어서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남지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형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둘째 형님은 절대 그럴 배짱이 없을 겁니다.”송태수는 비로소 이제야 안심했다.남지훈은 소씨 가문의 사위이기는 했지만, 그 역시 나름의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소씨 가문은 남지훈에게 항상 잘 대해왔기 때문에 남지훈의 체면을 봐서라도 송유리를 절대 괴롭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걱정과는 반대로 소씨 가문은 송유리를 엄청나게 소중히 여겼다.두 가족은 서로 집안 형편이 엇비슷하고 소한용과 송유리 또한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으며 더불어 천사부의 도사에게서 받은 좋은 날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하늘이 맺어준 배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괴롭힘은 말도 되지않은 말이었다.결혼식 당일 소씨 가문의 모든 일가와 지인들이 축하해 주려고 한 자리에 모였다.이때 남지훈은 사실 소씨 가문은 소 씨 할아버지 세대에 북부에서 J 도시로 이주하여 J 도시에 뿌리를 내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또한 소씨 가문은 북부에서 아주 큰 씨족이었고 소박환과 그의 다른 소씨 가문 가족들은 5년에 한 번씩 돌아가서 소씨 가문의 조상 제사에 참여했다.소한용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북부에서 J 도시까
하지만 항상 시비를 걸어오는 배은망덕한 사람들이 있었다.남지훈과 전 어르신이 얘기를 나누는 동안 소연을 도와주러 방에 들어갔다.그녀가 자리를 뜨자마자 소씨 가문에서 젊은이 몇 명이 그들에게 다가왔다.남지훈과 서로 아는 사이였는데 바로 조금 전에 인사를 했던 몇 사람이었다.“매제.”앞장서서 말을 건넨 사람은 남지훈과 나이가 비슷했고 북부 소씨 가문 출신이며 이름은 소재용이었다.남지훈이 소연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의견이 가장 많았던 사람이었다.그가 보기에 이것은 소씨 가문의 집안일이고 남지훈은 소씨 가문의 사위였기 때문에 당연히 발언권이 있다고 생각했다.소재용이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S 그룹에서 매제가 어떤 직위에 있는지 매우 궁금하네, 이 얼굴로… S 그룹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이 말을 듣고 전 어르신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그는 시비를 거는 사람이 왔음을 몸소 느꼈다.하지만 전 어르신은 침묵을 지켰다. 어쨌든 이것은 소씨 가문의 집안일이었기 때문에 그가 개입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았다.반면 남지훈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S 그룹에서 맡은 직책이 없습니다.”이 말에 북부 소씨 가문의 젊은이들이 전부 의아해했다.남지훈은 소씨 가문의 사위인데 정작 S 그룹에서 아무런 직위가 없다니,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또한 그는 남지훈이 S 그룹에서 직위가 없을 뿐만 아니라 소연도 더 이상 S 그룹에서 근무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몰랐다.이 몇 사람의 굳은 표정을 본 전 어르신이 껄껄 웃으며 물었다.“왜, 다음은 지훈 씨에게 어디 더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지 물어보려고?”소재용의 말문이 채 열리기도 전에 전 어르신은 이미 그가 곧 어떤 행동을 취할지 눈에 훤했다.어쩔 수 없는 게 전 어르신은 인간의 본성을 누구보다도 속속들이 꿰고 있었다.북부 소씨 가문 젊은이들의 관점에서 볼 때 적어도 첫인상으로는 남지훈은 소연과 어울리지 않았다.얼굴에 상처투성이인 사람이 과연 무슨 덕목을 가지고 있겠나 싶었다.남지훈과 소연
전 어르신의 나이는 겨우 50세 정도였는데 어떻게 그를 영감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갔다.전 어르신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젊은이, 자네는 정말 하늘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나 보군!”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소재용 옆에 있던 소씨 가문의 다른 젊은이가 흠칫 놀라며 소재용에게 휴대폰을 건넸다.한눈에 슬쩍 보았을 뿐인데 소재용은 순간 멍해졌다.현재 대승 그룹의 인지도는 인터넷에서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엄청난 양의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이건…”순간 소재용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새빨개졌다.그가 본 정보에 따르면 소연은 대승 그룹의 대표이고 부대표인 남지훈과 이현수는 공동 창업자로 표시돼 있었다.대승 그룹은 첨단 기술 산업의 선구자로 널리 알려져 있었고 기존의 세 글로벌 대기업에 과감히 맞서면서 점차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었다.대승 그룹이 앞으로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까지는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이미 수많은 선구자가 실패의 고된 맛을 봤었다.관련 업계의 유일한 국내 그룹 회사도 단지 조립 공장 및 OEM에 불과했다.반면 대승 그룹은 자체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권위가 있는 기관에서 대승 그룹을 평가한 결과 현재 대승 그룹을 가치로 따지면 수천억 원도 문제없다고 했다.즉 대승 그룹이 상장을 선택하기만 하면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의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그럼에도 대승 그룹은 상장하지 않았는데 이는 현재 대승 그룹에 충분한 자금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었다.소재용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감히 겁도 없이 국내 첨단 기술 산업 그룹 회사의 창업자를 비웃다니, 그야말로 미친 짓이었다.소재용은 의기소침한 채 자리를 떴다.대승 그룹은 결코 S 그룹에 못지않았다.비록 그가 미처 모르는 분야이긴 했지만, 소재용은 대승 그룹이 가진 발전 잠재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앞으로 소씨 가문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생각했다.전 어르신이 껄껄 웃으며 말
소한용의 결혼식은 매우 순조로웠고 식이 끝난 후 송유리와 함께 신혼여행을 떠났다."소연아, 지훈아."주옥금은 침이 마르도록 그들을 설득했다."너희들도 하루 종일 바쁘게 일만 하지 말고, 시간을 내서 신혼여행도 가고 여기저기 놀러 다녀!"주옥금은 남지훈과 소연도 신혼여행을 간 걸 몰랐다. 다만 해외에 핫한 곳에 가지 않았을 뿐이다.그리고 주옥금의 목적은 아주 간단했다. 바로 소연과 남지훈이 아이를 일찍 낳게 하려는 것이다."엄마!"소연은 화를 내며 말했다."왜 그런 걱정을 해요? 저희는 어디를 가나 똑같아요. 게다가 지금 대승 그룹은 너무 바빠서 떠날 수가 없어요!"소연은 노는 일에 관심이 없고 실속이 없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부부는 금슬만 좋으면 어디에 있든 똑같지 않을까?주옥금은 한숨을 쉬었다.주옥금은 남지훈과 딸 소연의 생활이 너무 평범하다고 느꼈다.소박환은 담뱃재를 털더니 말을 이었다."생활은 말이야, 평온한 것이 제일이지. 게다가 대승 그룹은 이제 막 시작했으니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을 거야. 그룹이 안정되면 다시 그 일들을 생각해도 돼.""지훈아, 한진이 결혼하면서 소씨 가문에 많은 사람들이 왔어. 그들은 네 얼굴의 흉터에 대해 비난이 많았지만 나는 정중하게 그들에게 이유를 설명해 드렸어."남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정말 정중하게 설명해 드렸을까?남지훈은 장인 소박환이 외가 쪽의 삼촌과 얼굴이 빨개지고 귀가 빨개지도록 다투었던 것을 기억한다.소박환이 물었다."너는 소연 얼굴에 흉터까지 치료했는데 네 얼굴도 치료할 수 없어? 내가 참견하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개의치 않지만, 남들이 네 험담을 하면 우리는 마음이 너무 아파."소박환은 남지훈이 이런 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다른 사람을 치료하는 것과 자신을 치료하는 것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남지훈은 감히 자신에게 침을 놓지 못했다. 특히 자신의 얼굴에는 더더욱 놓지
남지훈은 이현수와 누나 사이에 아마도 무슨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고 추측했다.이현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제 곧 졸업 시즌이잖아요? 우리 회사도 신입사원을 뽑고 배양해야겠어요."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기타 대형 과학기술회사의 선례를 본받아 대승 그룹도 차세대 인재 양성에 착수해야했다.인재야말로 과학기술 회사의 가장 귀중한 재산이자 혈액이었다.바로 높은 연봉으로 사람을 스카우트하는 것이 비용이 가장 적게 들지만, 이렇게 하면 그룹에 대한 귀속감을 느끼지 못하는 폐단이 있을 것이다.대승 그룹은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들어야 할 뿐만 아니라, 대승 그룹 자체의 회사 문화도 만들어야 했다.회사의 문화는 한 명 한 명의 직원에 의해 만들어진다.남지훈이 말했다."좋은 일이네요."이현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회사에 있어서는 좋은 일이지만 저에게는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에요.""회사에서 사람을 뽑을 때 특히 졸업생들에게는 전공에 대한 요구가 있어요. 일부 전공은 확실히 저희 회사에 맞지 않아요.""어제 부모님한테서 전화가 왔었어요. 올해 제 동생이 마침 대학을 졸업했는데 저더러 잘 보살피라고 했어요."남지훈은 알아차렸다.알고 보니 이현수 동생이 회사에 들어오려고 했던 것이었다.이현수 말을 들어보면 이현수 동생의 전공과 회사가 요구 한 전공은 서로 맞지 않았다.한편은 공동으로 창업한 회사이고 다른 한편은 부모님과 친동생이었다. 이현수가 난처할 수밖에 없었다.남지훈은 웃으며 말했다."정 안 되면 일단 들어오라고 해요. 젊은이들은 학습 능력이 뛰어나니 천천히 배양해도 되잖아요."이현수는 한숨을 쉬었다.남지훈에게 말하면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알았다.창업 파트너와 가족 사이에 끼어 있어서 이현수는 너무 어려웠다.전공만 맞았더라도 많이 편했을 거다."제가 다시 생각해 볼게요."이현수가 말했다.이현수는 심사숙고를 거쳐야만 결정을 할 수 있었다.이렇게 사람을 뽑으면, 혹시라도 회사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현호는 채용 현장 테이블에 앉아 대승 그룹 인사팀의 미녀와 어색하게 이야기를나누고 있었다.그러나 인사팀의 미녀는 이현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보였다.이현수는 포기하지 않았다.대학에도 미녀가 많지만, 사회에 나가면 시종일관 대학과 달랐다.더군다나 이현호는 아직 여자친구도 없는 데다 앞으로 대승 그룹에 입사할 것이 거의 확신되었으니 먼저 지인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미녀 님, X톡 추가할까요?"이현호는 계속하여 말했다."우리 형이 이 그룹 회장이자 창시자예요. 저는 무조건 이 회사에서 일을 할 건데 우리 형의 관계가 있으니 앞으로 당신을 보살피는 건 문제가 없을 거예요."이현호는 자신의 말들이 모두 이현수의 귀에 들어갈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인사팀의 미녀는 눈을 치켜들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저희 회사는 이런 관계를 맺지 않습니다. 계속 저희 채용을 방해한다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이 새끼가!"이현수는 욕을 하며 다가갔다."아직 입사도 하지 않았는데 감히 이런 말을 하다니. 입사한 후면 아주 큰일 나겠는데?"이현수와 남지훈이 걸어오자 인사팀의 몇 사람은 얼른 일어났다."이 대표님, 남 대표님!"두 사람은 고개를 살짝 끄덕인 후, 이현수가 말했다."다들 바쁘실 텐데 일들 보세요. 남 대표하고 편하게 구경하러 온 거예요."이현수의 목소리에 이현호는 목이 움츠러들었다.이현수가 회사를 차리고 유명해지자 이현호는 이현수에 대한 경외심이 더욱 커졌다.이현호는 형 이현수가 오늘 뜻밖에도 이곳에 올 줄도 몰랐고 방금 자신이 한 말을 이현수가 들었을지도 몰랐다."형."이현호가 고개를 돌리자 이현수의 어두운 얼굴이 보였다.이현수는 분노했다."아직 입사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행동을 하다니. 남 대표님이 너를 먼저 입사시킨다음에 천천히 배양하겠다고 하셨는데 지금 보면 그럴 필요가 없겠네!""형!"이현호는 급했다.J 도시에서 과연 누가 대승 그룹에 들어가고 싶지 않을까?하물며 그것도 형인 이현수의 회사인데, 들어만가면 모든 것
이현수가 양보하지 않으면, 이현호는 대승 그룹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현호는 씩씩거리며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이현수도 이를 막지 않고 최신 인 사 자료들을 보기 시작했다. 이윽고 이현수의 휴대폰이 울렸다.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온 전화인 것을 보고 한숨을 쉬더니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 이현수 모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네 동생을 회사에 입사시키지 않는 거야? 현호도 어쨌든 강성대학을 졸업했잖아. 너는 가족도 돌보지 않고 누굴 돌보려고 하는 거야?" 이현수 모친은 입을 열자마자 이현수를 혼냈다. 이현수도 이미 할 말을 생각해 두었다. "어머니, 회사는 제 혼자만의 회사도 아니고, 게다가 현호는 우리 회사에 어울리지 않아요. 회사에 입사시키는 건 함부로 못 해요. 아니면 제가 권력을 남용하는 거로 되잖아요." "그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 이현수 모친은 말했다. "현호는 네 동생이야. 네가 회사를 차리면 현수는 무조건 네 회사에 입사시켜야 해!" 잠시 멈칫한 후, 이현수 모친은 이어서 말했다."만약 현수를 회사에 입사시키지 않는다면 너와 그 이혼한 여자는 내가 죽어도 동의하지 않을 거야! 네가 알아서 해!" 이현수는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이현수 모친은 전화를 끊었다. 끊어진 전화를 보고 있는 이현수는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때 이현호가 의기양양하면서 다가오더니 입을 열었다. "형, 어때? 엄마한테 제대로 혼났지?" 이현수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어머니를 통하면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 것 같았어? 넌 잘 못 생각했어." 이현수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이현수는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형, 두고 봐!" 이현호는 기뻐하며 의기양양하더니 떠났다. 동생의 뒷모습을 보고 이현수는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 동생 이현호는 아직도 셈이 들지 못한 거 같았다.대학을 졸업한 학생이라고 모두 우수한 것은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에서 이처럼인재가 부족하지는 않을
임성수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남지훈과 백지의 탈출은 호랑이를 산으로 풀어준 것과 같았다.전천행의 지도 아래 남지훈은 반드시 이 문제를 철저하게 조사할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생각에 잠겨 있을 때쯤, 흑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부사령관님은 역시 저를 실망시키지 않으셨군요, 이제는 임 장군님이라고 불러야겠네요.”“흑포! 어딜 도망가려고? 너도 도망치지 못해!”그렇게 말한 후 그는 곧장 흑포를 향해 공격했다.그는 전부 장군 자리에 앉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흑포를 무너뜨려 큰 공을 세워 만 천하에 자기 업적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그때가 되면 전부 장군으로서의 그의 입지는 산처럼 굳건해질 것이다.쾅!흑포는 이미 전천행에 의해 이미 중상을 입은 상태였고 임성수도 전설급이니, 흑포는 단 한 방을 맞고 바로 뒷걸음질 쳤다.“어떻게 감히….”흑포가 얼굴을 찌푸린 채 연신 피를 토해냈다.그는 자기 모든 계획이 뜻밖에도 임성수를 위해 성사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전천행이 전부 사람들의 통제를 받는 가운데 이 현장에서 가장 상태가 좋은 사람은 놀랍게도 임성수였다.“닥쳐!”임성수가 소리 지르면서 흑포를 향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흑포는 이 모든 계획을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흑포를 죽이면 그 증거도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될 것이다.전천행이 흑포에게 중상을 입히면서 그에게도 기회가 주어졌다.흑포가 화를 버럭버럭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젠장, 심만우! 얼른 와서 나를 도와줘, 지금 죽이지 않으면 우리 둘 다 죽어!”심만우는 중상을 입은 몸을 이끌고 전투에 가담했다.그는 이미 임성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 뒤에는 전부 사람들까지 버티고 서 있었다.그런데도 심만우는 임성수를 향해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그의 등 뒤에서 흑포의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임성수! 아무 때든 내가 너를 죽이는 날이 올 것이다!”그 말만 내뱉고 흑포도 서둘러 도망쳤다.같이 죽이자고 할 때는 언제고, 그는 놀랍게도
그중 한 명은 적국의 총사령관이었고, 나머지 사람은 놀랍게도 전천행이었고, 그리고 그 옆에는 남지훈이 서 있었다.화면의 음성이 매우 낮았지만 그래도 선명하게 들렸다.“그때 가서 국경 수비대가 100리 정도 퇴각할 때 당신들이 기회를 잡고 밀고 나가 기정사실로 하면 그 땅은 당신들 땅이 될 것입니다!”적군의 총사령관이 껄껄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장군님, 부사령관님, 두 분, 정말 감사합니다, 두 분의 은혜를 꼭 잊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몫은 제가 한 푼도 빠짐없이 넉넉하게 챙겨드리겠습니다!”이러한 장면을 보고 이러한 말까지 들으니 전부 요원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그들 사이에서 벌써 작은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이 사람들…. 정말 적과 내통해서 나라를 팔아먹은 거야?”이 말은 마치 메마른 풀밭에 불씨를 붙인 것처럼 삽시간에 활활 타올랐다.임성수가 의기양양해서 외쳤다.“이들을 잡아라! 그리고 백지, 백 부사령관도 잡아라! 백지는 전천행의 수제자로 이 작전의 총책임을 맡고 있다,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그의 말에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어찌 됐든 전천행은 전부의 장군이었고, 제거해야 할 다른 두 사람 모두 전부의 부사령관이었다.전부 요원들도 모두 정의로운 사람들로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럼에도 눈에 띄는 누군가가 나서서 전천행과 남지훈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외쳤다.“장군님, 부사령관님, 움직이지 마세요, 비록 우리는 당신들이 결백하다고 믿지만, 증거가 이렇게 확실하니….”이내 다시 돌아서서 전부 요원들을 바라보며 외쳤다.“형제들, 얼른 장군님과 남 부사령관님, 백 부사령관님을 전부로 모셔라!”저벅저벅 저벅!마침내 전부 요원들이 한 걸음 내디뎠다.이런 장면은 남지훈도 당황스러워서 문득 전천행을 바라보았는데, 전천행 역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이때, 전천행이 입을 열었다.그는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지만, 남지훈은 전천행의 입을 통해 알아차렸다.전천행은 임성수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그에게 백지를 데리고 먼저
“전설?”심만우는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크게 외쳤는데 그를 상대할 수 있는 건 역시 전설뿐이었다.그리고 임성수가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곧 전부에는 전설급이 세 명이라는 사실을 의미했다.“흑포님!”심만우가 전천행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흑포를 향해 외쳤다.“큰일 났습니다!”흑포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전천행의 무술 실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고 심지어 흑포보다 한 수 위였다.이 사람이 바로 전부의 최고 장군, 전천행이었다.아무리 상대가 레드 조직의 이인자와 맞붙어도 그는 이길 확률이 훨씬 더 높았다.쾅!강력한 펀치와 함께 흑포는 전천행에 의해 뒤로 물러났다.남지훈 또한 심만우와 서로 주먹을 주고받았다.이 전투가 끝난 후에야 심만우는 남지훈이 얼마나 강력한 솜씨인지 깨달았다.그는 남지훈의 주먹 한 방에 그대로 뒷걸음질을 쳤고 가슴에서 피 한 방울이라도 터져 나오지 않도록 꾹꾹 참고 있었다.“너…. 넌 또 뭔데?”그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단 한 번의 펀치만으로 그는 남지훈의 강력함을 느끼고 본인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남지훈이 심만우를 빤히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저요? 전부 부사령관, 남지훈입니다!”뭐라고!순간, 흑포도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그는 그동안 남지훈을 그저 전부의 조력자 정도로만 생각했지, 남지훈이 전부 부사령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흑포가 곧바로 임성수를 사납게 노려보았다.이 순간 임성수도 자신의 정체를 들킬까 봐 숨죽이고 있었다.“누가 도망친다, 모두 잡아라! 반항하는 자는 그 자리에서 즉시 사살하라!”이 외침에도 흑포는 아무 말도 꺼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전천행이 지금 그를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자신이 전천행과는 상대가 전혀 안 된다는 사실과 자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또 다른 사람, 남지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흑포의 마음은 점점 더 초조해졌다.자칫 오늘 밤 심씨 가문에서 죽임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장군님, 전부에 스
심지어 심씨 가문은 비밀리에 레드 조직의 국내 작전을 쭉 도와 왔었다.“흑포님!”심만우가 소리쳤다.“심씨 가문이 지금 위급한 상황인데 왜 아직도 안 나타나? 이러다 내가 전부의 포로가 되겠어!”그는 패닉에 빠졌다.게다가 전부까지 나선 마당에 그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흑포뿐이었다.“허허!”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흑포가 나타났다.그의 옆에는 몇몇 고수가 동행했지만 그들은 단지 무술 종사일 뿐 전설의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흑포를 보자마자 전천행이 눈을 지끈 감았다.“레드 조직 이인자, 본명 만인적, 일명 흑포! 이제야 실물을 영접했군!”전천행이 흑포와 직접 대면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전천행 역시 흑포를 나름 인물이라고 인정했는데 전부에서의 철통 포위 속에서도 흑포가 심씨 가문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한 실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과찬입니다, 오히려 전부에 뛰어난 인재가 많아서 여기저기서 우리를 쫓아다니느라 정말 수고가 많네요. 하지만 그런 날은 오늘부로 이제 없을 겁니다.”그는 매우 자신만만했다.전부에는 남지훈이라는 용맹한 장수가 있었지만, 그에게도 비장의 카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전천행의 이마에 잔뜩 힘이 들어갔다.그는 흑포라는 상대를 매우 높이 샀다. 흑포가 전부 각 부대의 포위망을 뚫고 무사히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그도 결국 실력이 어느정도 있다는것을 증명하는 셈이었다.흑포가 이제 그런 날은 이미 지나갔다고 호언장담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었다.하지만 흑포의 그런 근자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분명 자신이 남지훈의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 그는 추측할 수 없었거니와 추측할 필요도 없었다.전천행이 씩 웃었다.“허세인가? 이 수법이 나한테는 통하지 않는 게 유감이군!”그러면서 고개를 돌려 백지를 바라보았다.“흑포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심만우를 맡아, 성수 씨는 나머지 사람을 감시하고 누구든 도망치려 하면 즉시 사살하라!”임무를 배정한 후
심씨 가문.전천행의 예상대로 심씨 가문은 정말 텅텅 비어 있었다.무술 종사도 몇 명 남아 있지 않았다.30명 남짓한 무술 종사 중 30명을 잃은 것도 심씨 가문에는 큰 타격이었다.심만지가 흑포에게 속았다.작전이 시작되기 전, 흑포는 고작 두 일류 재벌 가문에 불과하다고 심씨 가문의 철권을 절대 막을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심만지는 그제야 비로소 안심하고 부하들을 내보냈다.심씨 가문 무술 종사를 하나쯤을 잃는 것은 흑포에게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전부 사람들이 쳐들어오는 것을 확인한 심만지의 안색은 끔찍하도록 어두워졌다.“전 장군님! 무슨 일로 우리 심씨 가문까지 찾아오셨어요? 곧바로 얼굴에 미소를 띠며 평정심을 되찾았다.“우리 심씨 가문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고 불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는데요. 우리 심씨 가문은 모두 선량한 시민이란 말입니다.”심만지가 전부 사람들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전천행은 주위를 쓱 훑어보고는 심씨 가문이 이미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러고는 태연자약하게 자리에 앉더니 말을 꺼냈다.“가주님, 남들에게 알려지기 싫으면 애초에 그런 일을 하지 말았어야죠. 심씨 가문이 어떤 사람인지 굳이 제가 말 안 해도 본인이 더 잘 알지 않나요?”심만지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그는 전부의 법 집행 방식에 대해서도 들은 적이 없었다.만약 전부에서 뭔가 파악하지 않았다면 전천행이 그 많은 전부 병력을 심씨 가문에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전부 장군인 전천행이 왔고 두 부사령관인 백지와 임성수도 함께 동행했다.심만지는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일이 커졌음을 직감했다.‘젠장! 흑포가 분명 안전하다고 했는데 전부에서 어떻게 알고 온 거지?’심만지는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장군님,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심씨 가문이 하는 일은 모두 합법적인 사업입니다.”“허! 가주님, 지금 저랑 장난하자는 겁니까? 심씨 가문이
하지만 그 20명의 무술 종사는 이 말을 듣고 초조해졌다.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했다.전부에서 공격하기 전에 종종 그런 말을 했던 것 같았다.그들이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남지훈은 이미 적을 물리쳤다.쾅!주먹이 날아가자, 무술 종사 하나가 응수하며 날아가더니, 바닥에 떨어진 후 바로 전투력을 상실했다.유씨 가문 경호원들은 남지훈이 직접 손을 쓰는 것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이미 본 사람들도 단지 남지훈과 손 어르신이 스파링하는 모습을 본 것이 전부였다.그때 남지훈은 이미 손 어르신을 조금 앞지르고 있었고 지금은 더욱 강해져서 무술 종사도 그의 주먹을 막아낼 수 없었다.남지훈이 공격하는 동시에 유씨 가문의 경호원과 전부 요원도 함께 공격에 가세했다.윤호는 유씨 가문의 대문을 지키며 독 안에 든 쥐를 잡으려는 듯 아무도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남지훈은 속전속결로 끝내고 싶어서 거침없이 공격했고 그와 싸우던 무술 종사 중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전부 요원은 그보다 훨씬 더 전투적이었다.그들은 날카로운 나이프를 손에 숨기고 있었고 그들과 맞서 싸웠던 대부분의 사람은 큰 패배를 겪어야 했다.남지훈과 전부의 합류로 전투는 일방적인 전부의 승리로 전개되었다.무술 종사 20명은 놀랍게도 10분도 채 되지 않아 모두 바닥에 힘없이 쓰러져 통곡하고 있었다.“데려가라!”전부 팀장이 손짓하자 그가 데려온 부하들이 일제히 뛰쳐나와 개를 끌고 가듯 20명의 무술 종사를 유씨 가문 저택 대문 밖으로 끌어냈다.“부사령관님, 전 장군님과 백 부사령관님, 임 부사령관님도 이미 심씨 가문으로 갔으니 일단 우리는 이 사람들을 전부로 데려다 놓고 다시 심씨 가문으로 가서 지원하겠습니다!”“그래, 그렇게 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씨 가문 쪽을 바라보았다.유씨 가문과 L 가문은 아직 정보를 전달받지 않은 상태였고 아마 전천행 측에서도 아직 움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았다.전천행은 먼저 남지훈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남지훈은 먼저 유승조, 유지아, 소연, 그리고 나머지 유씨 가문 일가와 도우미들을 배치했다.20명의 무술 종사는 그다지 강력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에는 항상 만일을 대비해야 했다.준비를 마치자 유씨 가문 전체가 불이 모두 켜지면서 저택은 갑자기 환하게 밝아졌다.유씨 가문의 대문도 활짝 열렸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는 무술 종사들에게는 유씨 가문의 문이 아니라 지옥의 문이었다.오늘 밤하늘이 뿌옇고 구름이 낮게 깔린 걸로 보아 큰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윤호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늘도 우리 편이군, 30분 안에 폭우가 쏟아질 것 같은데 그때 모든 흔적이 빗물에 다 씻겨 내려가겠다!”폭우가 쏟아지는 것은 도로에 보행자가 적다는 것을 의미했다.보행자가 적다는 것은 오늘 밤의 충돌 현장을 목격할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게다가 전부가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까지 더해져 지구는 여전히 그대로 돌고 태양은 여전히 떠오르며 서울 역시 그대로일 것이다.오늘 밤 20명의 무술 종사가 유씨 가문에 묻힐 줄은 그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리고 L 가문까지 합치면 오늘 밤에 총 30명의 무술 종사가 사라지게 되는데 그것 또한 더더욱 모를 것이다.지하 밀실 안에는 유승조 일행이 숨어 있었다.밖에는 두꺼운 방폭 문이 있었는데 안에서 자발적으로 열지 않으면 폭탄으로도 문을 열 수 없었다.일류 재벌가인 만큼 반드시 방어 수단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소연은 안절부절못했다.무예에 능하지만 이제 겨우 무술 종사의 문턱에 들어선 그녀는 무술 종사의 위력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전설급이 아직 싸우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전설이 과연 얼마나 많은 무술 종사와 싸울 수 있는지는 몰랐다.유지아가 소연의 손을 꼭 잡아주며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마! 지훈이와 유씨 가문 경호원, 전부 병력까지 합쳐서 우리도 쪽수는 20명 정도 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사실 그녀도 남지훈의 안위가 걱정되었다.하지만 남자라면 당연히 최전방에서 자기 여자와
”시작합시다!”그렇게 말하면서 흑포는 태블릿을 꺼내서 임성수에게 건넸다.“이것 좀 보세요. 이 정도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지 않을까요?”임성수의 얼굴이 상기되었다.한참을 바라보던 그의 얼굴에는 격동의 빛이 떠올랐다.“충분해! 충분하다마다!”흑포는 뿌듯한 표정을 드러내며 담담하게 말했다.“당신도 전설급이니까 뒤에 결전이 일어나면 당신이 남지훈이나 전천행을 막아줘야 해요. 안 그러면 그 전설급 두 명만으로 우리를 충분히 담그고 남을 수도 있어요.”그는 전천행보다는 남지훈을 걱정했다.오늘 밤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서울 전체가 흔들릴 것이 분명했다.그때 전부가 출동하면 남지훈도 필연적으로 이 작전에 휘말릴 수밖에 없었다.흑포의 계획은 매우 간단했다. 임성수를 통해 기습 공격을 감행하여 단숨에 전천행, 백지와 남지훈을 쓰러뜨리는 것이었다.이 세 사람을 무너 뜨린 후 그의 손에 든 약점으로 임성수를 자기 꼭두각시로, 레드 조직의 꼭두각시로 만들려고 했다.그때가 되면 전 세계가 레드 조직의 세상이 될 것이다.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임성수가 영상을 다 확인한 후 흑포는 태블릿을 도로 가져와 임성수의 놀란 시선 속에서 태블릿을 마구 망가뜨렸다.“뭐 하는 거야?”임성수는 급한 마음에 흑포를 때려죽이고 싶었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임성수가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있는 중요한 것이 담겨있었다.“왜 그렇게 당황해요?”흑포가 싸늘하게 웃으며 태블릿을 각을 뜯고 내부의 하드 디스크를 꺼내 임성수에게 건넸다.“항상 조심하는 것이 좋아요. 전천행이 전부의 장군인 건 다 이유가 있어요. 전천행이 당신이 이미 배신을 때렸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때는 어떻게 그들을 놀라게 해요?”임성수는 흑포가 정말 신중하다고 생각하며 뜨거운 입김을 내뱉었다.‘내가 이래 봬도 전부 부사령관인데 전천행이 뭐 내 몸을 수색하기라도 하겠어?’흑포가 말을 이어갔다.“오늘 밤에 작전을 시작할 거예요. 심씨 가문 사람들이 이
유씨 가문에 살면서 소연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다.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듯했다.“지훈아, L 가문이 힘이 좀 달리는데 별일 없겠지?”몇 년 전만 해도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조금 우스꽝스럽게 생각했을 것이다.L 가문이 어떻게 세력이 약하다고 여겼지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재는 실제로 그런 상황이었다.결국 재벌 가문이었고 과거 L 가문 역시 고수들이 많았다. 비록 탑급 가문인 하씨 가문, 백씨 가문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 자기방어 면에서는 상당히 충분했다.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방어 세력은 모두 이선호에 의해 거의 소모되었고 이미 세력이 약해졌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와 이선우는 겨우 몇 번 만난 사이였고 제대로 된 말도 몇 마디 나눈 적이 없었다.부자간이 함께 보낸 시간이 없는데 부자간의 정은 얼토당토않은 말이었다.남지훈은 이선우가 죽든 말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지금까지 이선우는 남지훈에게 걱정하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었다.아무 감정이 없는 부자간의 정은 전부 공허한 말뿐이었다.남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소연이가 말을 계속 이어갔다.“다른 뜻은 없어. 난 단지 네가 후회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야. 어쨌든 이선우가 네 생부라는 건 변함이 없어.”소연은 이렇게 사려 깊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부자 사이에도 반드시 유대 관계가 있기 마련이다.만약 이선우에게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남지훈이 평생 후회할까 봐 걱정했다.남지훈은 여전히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남지훈과 이선우 사이의 응어리가 영원히 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남지훈의 말에도 이선우에 대한 절대적인 반감이 드러나진 않았다.하지만 오늘날까지도 이선우는 먼저 남지훈과의 만남을 시도하지 않았다.이선우가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니 소연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남지훈은 이선우뿐만 아니라 L 가문도 신경 쓰지 않았다.그는 전부에서 병력을 L 가문으로 보내 L 가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