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 제477화 결혼하지 않은 게 발견되다

공유

제477화 결혼하지 않은 게 발견되다

작가: 배나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내 말을 듣고 있던 그녀는 한참 동안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내 말에 답하고 싶지 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그녀의 울먹이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내 앞에서 처음으로 우는지라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에 내 앞에서 배인호에게 기회 한 번만 더 주라고 할 때도 이렇게 울지는 않으셨다.

“지영아, 우리 배 씨네 집안에서 너한테 너무 미안하다. 그래서 너의 그 5년이란 시간을 괜히 낭비하게 만든 것만 같구나. 그리고 그 아이도 원래는 건강하게 태어나서 잘 자랐을 건데 인호 그놈 때문에 애도 잃고 말이야. 그래서 그 아이도 우리 배씨 집안과 인연이 없게 된 거잖아. 이런 일들이 있는데 너 같으면 괜찮겠니?”

그녀는 눈물을 흘렸고, 옆에 있던 휴지로 가볍게 눈가를 닦았다.

그 일들에서 나는 이미 완전히 벗어나고 잊어 버렸는데, 그녀는 아직도 거기에 빠져 고통과 아쉬움에 찌들어져 있으니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아주머니, 그 일은 이미 지난 지 꽤 됐잖아요. 지금 빈이도 있고 얼마나 좋아요? 어떤 일은 하늘에서 이미 정해진 거라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한참 뒤에야 나는 몇 마디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녀 마음의 병을 이미 배인호한테서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정서를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낮은 소리로 울기 시작하는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청 속상했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한참 뒤, 그녀가 고개를 들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영아, 내 마음속에서 너는 여전히 내 며느리야. 네가 이우범 씨랑 이미 같이 한 거 아는데 그래도 난 왠지 네가 자꾸 나랑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인호한테도 네가 제일 잘 어울리고 말이야!”

나와 배인호가 이혼한 지 이미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나를 자기 며느리로 여겼다. 나는 감동을 하였다고 해야 할지 어색하다고 해야 할지 형용하기 어려웠다.

“아주머니, 지금 인호 씨한테는 민설아 씨와 빈이 있잖아요. 게다가 저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478화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 무슨 말인지 저는 하나도 이해하지 못하겠네요!”나는 얼른 마음을 진정시켰고, 여기서 당황하는 순간 더 쉽게 이상함을 눈치챌 것 같았다.배인호는 내 핸드폰을 자신의 주머니에 넣으며 웃을 듯 말 듯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네가 봤을 때는 뭐인 거 같은데? 허지영. 너 나 피하려고 고생 많이 했네. 우범이와 결혼했다는 일도 다 꾸며내고 말이야. 근데 난 이게 가짜라는 걸 알았을 때 기분 좋았어.”이틀 전에 엄마가 나더러 이우범을 받아들이라고 설득할 때, 배인호가 언젠가는 가짜 결혼 사실을 알 거라고 말했는데 그게 오늘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나는 머리가 혼란스러웠고,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저 만들어낸 적 없어요. 저와 그 사람 확실히 결혼했으니까요. 비록 그 사람한테 사랑 감정은 없지만 아이를 생각해서 그 사람과 같이하기로 했어요. 뭐가 문제인 거죠?”아이의 말이 나오자, 배인호의 얼굴색은 급격히 어두워졌다.“허지영, 아이의 일은 좋기는 사실대로 말해야 할 거야. 만약 그거까지 거짓말한 거면 그 그 결과는 네가 알아서 책임져야 할 거야.”배인호의 협박에 대해 마음속으로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이 일은 언젠가는 알게 될 일인데 이렇게 빨리 알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로아와 승현이는 아직 어린아이인데, 만약 진짜 빼앗기라도 한다면 그 아이들에게 상처라도 줄까 봐 겁이 났다.“배인호 씨. 저는 거짓말한 거 없어요. 이우범 씨와 결혼한 거 맞고요,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그리고 친한 지인들끼리만 조촐하게 진행한 거고 그거면 충분해요. 아이에 대해서는 친자확인 결과 봤죠? 굳이 스스로 굴욕감을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나는 일부러 배인호의 두 눈을 보려고 노력했고, 전혀 찔리지 않은 것처럼 노력했다.그의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고 사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그와 눈빛이라도 마주하려면 어느 정도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게다가 그는 이미 여우 같은 사람들도 많이 봐온지라 조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479화 상상했던 장면

    “아빠가 동의했어요?”내가 더 의외였던 건 아빠가 연락도 없는 데다가 나와 이우범의 일에 대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엄마는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는 모습으로 차갑게 답했다.“나랑 네 아빠는 말할 거 다 말하고, 할 거도 다 했어. 네가 우범이랑 만나는 게 싫다는데 우리도 뭔 방법이 있겠어?”나는 현재의 심정이 기쁘다고 해야 할지 슬프다고 해야 할지 표현하기 어려웠다. 엄마와 아빠가 이우범의 일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니 나에게 있어서 심리적 압박은 사라졌는데, 그들이 나에 대해 실망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만은 않았다.엄마는 말을 마친 뒤 방으로 쉬러 가셨다. 나는 더는 엄마를 불러세우지 않고 샤워를 마친 뒤 아이들과 잠에 들었다.나는 엄마가 떠나기 전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이튿날 아침 일어나보니, 희선 언니가 나보고 이미 가셨다고 한다.“사모님은 아침 일찍 출발하셨어요. 그러고는 저더러 아가씨 도와서 아이들 잘 돌보라고 하셨고요.”그녀는 아침 식사를 차리며 나에게 말했다.엄마가 나에게 말 한마디도 없이 갔다는 걸 생각하니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나는 테이블에 놓인 핸드폰을 보며 엄마에게 전화해 물어보려 했지만 결국은 참았다. 현재 엄마의 마음속에서는 나에 대한 화가 아직 남아있을 테니 따로 떨어져 시간 좀 가지는 거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이때, 갑자기 나의 핸드폰이 울렸고 확인해 보니, 배인호의 엄마 김미애였다.나는 내 기분을 다스린 뒤 전화를 받았다.“지영아, 어제저녁은 진짜 미안하구나. 빈이가 갑자기 집에서 나 찾는다고 해서 일단 돌아갔어. 그 뒤에 인호가 너 집까지 데려다줬지?”그녀는 미안하다는 듯 나에게 말했다.“저를 집까지 데려다줬어요, 아주머니.”내가 답했다. “그러면 다행이네. 근데 어제 저녁내가 물어봐도 말은 안 해주더라고. 게다가 그 기사한테 월급도 올려주고 말이야. 아마 많이 취해서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아. 너한테 기분 나쁠 만한 소리 한 건 없지?”그녀는 이런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480화 사실혼인

    “네가 여기 나타나면 안 되지, 배인호.”이우범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의 말투는 무척 차가웠고, 눈에 적개심도 전혀 숨김없이 드러났다.배인호는 승현이를 안고 서성이며 담담하게 되물었다.“내가 왜 여기 나타나면 안 되는 건데? 이 사람은 내 전 와이프고, 결혼도 하기 전인데 충분히 만날 수 있는 거 아니겠어?”결혼하지 않았다는 그 말에 나도 삽시간에 당황스러웠다.역시나 이우범의 얼굴빛도 급격히 변했고 곧바로 불신 섞인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설마 내가 배인호에게 말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배인호 씨, 헛소리 그만해요!”나는 배인호의 말을 제지했다. 나는 이우범과 함께하긴 싫지만, 지금은 그걸 인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헛소리? 너희들 혼인신고 안 했잖아. 그러면 나에게 있어 너희들이 부부는 아닌 거지.”배인호는 저런 말로 이우범을 자극했고, 승현이를 유모차에 눕힌 뒤 소파에 가서 앉았다. 그의 말투는 느긋했고, 내가 한 말은 아예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배인호처럼 소유욕이 강한 남자는 백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도 제멋대로 할 사람이다.하지만 대체 왜 나와 이우범의 혼인상태에 관해 조사해 봤을까?“지영 씨가 알려줬어요?”이우범은 실망한 듯 나를 향해 물었다.나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며칠 전 그와 싸우면서 그렇게 모진 말도 많이 했고, 차라리 배인호와 얽히는 게 더 나으니 그와 함께하고 싶지 않다고 한 적 있는지라 내가 고개를 저어도 별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이우범은 그 순간 사람 자체가 엄청나게 어두워졌고, 상처받은 듯한 눈빛으로 나를 향해 걸어왔다. 나는 로아를 안고 있었고 그 순간은 혹시라도 그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몰라 무서웠다. “이우범 씨, 우리 사이에 아이도 있잖아요. 사실 혼인인데 그깟 혼인신고서가 중요한가요?”나는 바로 입을 열어 해명했고 그건 이우범을 안심시킴과 동시에 배인호가 아이들과 나에 대한 의심도 떨쳐버리기 위함이었다.내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두 사람 얼굴색에는 변화가 생겼다.이우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481화 내 방을 수색하다

    “감사합니다, 아가씨. 저녁에 창문 단속 잘하고 주무세요. 집 근처에서 살인 사건이 났대요. 살인범은 도망쳤는데 아직 제주도에서 탈출하지 않았다고 하니까 꼭 조심하세요.”전화를 끊기 전에 희선 언니가 내게 당부했다.나는 요즘 엄마와 말다툼하느라 뉴스에 전혀 귀를 기울이지 못했는데 희선 언니의 말을 듣고 조금 놀랐다.“네, 알겠어요.”나는 대답했다.전화를 끊은 뒤 바로 몸을 일으켜 정원으로 향했다. 정원을 한 번 둘러본 뒤 창문들이 잘 닫혀 있는지 한 번씩 다시 검사했다. 확실히 다 잠겨 있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혼자 있으니 밥 생각이 별로 없었다. 로아와 승현이를 샤워시킨 뒤 도저를 정원에 풀어 놓고 아이들과 정원에서 놀게 했다. 점점 커지는 도저의 모습을 보며 갑자기 배인호의 생각이 이해되었다.티베탄 마스티프 한 마리를 키우는 건 안전을 위해서라고 했었다.이때 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정아에게서 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정아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영아, 노성민 그 개자식 목 졸라 죽여 버리고 싶어. 나 정말 화가 나서 미치겠어.”“왜 그래?”나는 깜짝 놀랐다. 정아의 전화를 받다가 어느 날엔가 고막이 터져버릴 것 같아 걱정되었다.“그 자식이 사람을 시켜서 나하고 애들 사진을 몰래 찍었어.”정아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웃음을 터트렸다.“그놈이 나한테 내가 애들을 안 보여줘서 그랬대. 애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아주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지난번 노성민이 나에게 자기가 애들을 만날 수 있게 정아를 설득해 달라고 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난 대답하지 않았다. 그 멍청한 놈이 이런 잔머리를 썼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나는 노성민을 바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아이들을 너무 사랑한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정아는 반나절 동안 내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다가 화제를 바꾸어 세희 얘기를 했다.“세희 돌아왔어. 근데 내가 보기엔 세희 멘탈이 많이 안 좋아 보여. 매일 죽어라 일만 해.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482화 위험에 빠지다

    약 5분 후 미간을 찌푸린 채 거실에서 나오는 배인호의 모습이 보였다. 아마도 ‘이우범’은 찾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더 걱정되는 것은 그가 모르는 남자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아무도 없었어요?”나는 걱정하며 물었다. 배인호가 아무도 찾지 못한 최악의 결과가 벌어졌다. 조금 있다가 그가 떠나고 나면 나 혼자서 침입자를 찾아야 하나?분명 집에 누군가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배인호도 자세하게 집을 수색하진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의 말대로 이우범이 우리 집에 있다면 이렇게 숨어 있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없어, 이우범도 너희 집에 없어. 근데 넌 뭘 그렇게 긴장해?”배인호는 의심스럽게 내게 물었다.“난...”그에게 근처에 살인범이 도망 다니는데 우리 집에 숨어 있는 건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또 그런 말을 하는 건 부적절한 것 같아 망설여졌다. 아까 내가 먼저 그에게 들어와서 차를 마시라고 했었는데 또 집까지 수색해 달라고 하는 것은 의도가 너무 명확해 보였다.만약 배인호가 내가 자기를 해치고 싶어 한다는 오해라도 하면...하지만 나 혼자서 애들을 데리고 있는 집에 무슨 일이라도 멀어진다면 결과는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다. 배인호가 내게 나쁘다고 비난하더라도 말해야겠다.“희선 언니도 오늘 집에 없어요. 저녁쯤에 전화가 와서 근처에...”말을 꺼내려고 하는데 배인호의 핸드폰이 울렸다.나는 무의식적으로 입을 닫았다. 그는 화면을 한 번 보더니 내게 눈짓을 한 뒤 전화를 받았다.통화 내용을 들으니 민설아의 전화인 것 같았다. 빈이가 또 몰래 나갔는데 찾을 수가 없다고 했다.“금방 갈게.”배인호는 바로 대답했다. 늦은 밤에 아이 혼자서 밖에 나가는 것은 아주 위험했다. 빈이가 어린아이가 왜 그렇게 용감한지 모르겠다.나는 방금 말을 이어서 하려고 했지만 배인호는 서둘러 떠났고 내게 마저 말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이는 그가 얼마나 빈이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정원의 문이 다시 닫히는 걸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483화 매번 그였다

    그 순간 나는 마치 저승사자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내가 아무리 간이 커도 사람을 죽여 본 적도 없었고 이렇게 피가 낭자한 장면을 본 적도 없었다. 손에 들고 있던 전기톱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었다.“난 이미 3명이나 죽였어. 너 하나 죽인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지. 감히 전기톱으로 내 몸을 자르려고? 간땡이가 부었나 보네.”살인범은 이미 눈을 붉히며 손을 들어 때리려는 제스처를 취하며 나를 겁 주었다.무섭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무서워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나에게 일이 생긴다면 두 아이는 끝장이다.“돈을 원한다면 말해요. 얼마든지 줄 테니까. 하지만 조건은 내가 다치지 않는 거예요.”나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했다.“지금 경찰들이 그 쪽에게 공개 수배령을 내렸어요. 도망치려면 돈이 필요할 테고, 마침 나는 돈이 좀 있어요. 당신을 제주도에서 빼내 줄 수도 있고요. 심지어 당신을 외국으로 보내줄 수도 있어요. 고민해 봐요.”내 말들이 이 살인범이 원하는 것을 분명히 명중했을 것이다. 그는 일단 잡히기만 하면 사형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에게 돈을 주고 수배를 피해 외국으로 도망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이 상황에서 이런 유혹에 과연 그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그는 눈을 굴리더니 의심스러워하며 물었다.“당신을 내가 믿어도 되는 사람인지 어떻게 증명할 건데?”“내 핸드폰 그 쪽한테 있죠? 그거 주세요. 내가 내 재산 명세서 보여줄 테니까.”나는 살인범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살인범은 신중하게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오랫동안 나를 바라보더니 결국 핸드폰을 꺼냈다. 하지만 내게 주지 않고 얼굴인식으로 잠금을 해제했다. 그런 다음 자기가 내 핸드폰 안의 정보들을 찾아보았다.하지만 난 중요한 앱에 따로 비밀번호를 걸어두었다. 하나씩 풀어야 했다. 결국 살인범은 핸드폰을 내게 건네주며 비밀번호를 풀라고 했다.나는 핸드폰을 받자마자 경찰에 신고하려고 했지만 살인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484화 질투하는 거예요?

    나는 깜짝 놀랐다. 배인호가 어떻게 들어온 거지?그가 대문의 비밀번호는 알고 있으니 정원은 들어올 수 있겠지만 거실은 내가 문을 잠갔을 것이다.나는 서둘러 일어나 문을 열었다. 배인호는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어떻게 들어 왔어요?”나는 집에 몰래 침입한 살인범 때문에 겁을 잔뜩 먹은 상황이라 순간 배인호를 보고도 경계했다.배인호는 뒤돌아 거실로 걸어갔다. 나는 이유도 모르고 그를 따라갔다. 거실에 도착한 뒤에야 나는 거실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을 확인했다. 밖에서 들어오는 달빛에 아주 잘 보였다.그는 옷을 갈아입지 않아 아직도 몸에 핏자국이 가득했다. 그 모습이 카리스마 있고 또 변태같이 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금 거실 문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빛에 나는 이유 모를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너무 놀라서 바보가 된 거야?”마침내 배인호가 내게 물었다.“왜 문단속도 하지 않은 거야?”나는 깜짝 놀랐다. 설마 내가 아까 침실에 들어갈 때 거실 문을 닫는 걸 깜빡했나?아마도 오늘 밤에 있었던 일로 인해 심한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혀서인지 한동안 머릿속이 웅웅 울리며 넋이 나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나는 당황했다.“그러게요. 내가 깜빡했네요. 도저는요? 괜찮아요?”“동물 병원에 있어. 한동안 입원해야 한대. 다행히도 털과 가죽이 두꺼워서 중요한 장기까지 다치진 않은 모양이야.”배인호는 대답하며 나를 지긋이 바라보았다.“넌? 다친 곳 없는 거 확실해?”나는 고개를 저었다. 하나도 다치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커서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이때 문득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배인호의 왼쪽 팔뚝 아랫부분에 핏자국이 더 진해졌다. 옷소매와 단단히 붙어 있는 것이 부상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나는 걱정하며 물었다.“인호 씨 다쳤어요? 여기 팔 쪽에...”나는 배인호의 왼팔을 가리켰다.배인호는 손을 들어 만져보더니 상처를 확인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렸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러네, 아까 칼에 스쳤나 봐.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485화 두 번째 강제 키스

    이 순간 배인호의 상태가 확실히 안 좋아 보였다. 심지어 조금 엉망이 된 것 같았다.마음속으로 약간의 죄책감이 들었지만 방금 그의 행동을 생각하면 바로 사라졌다.“그러니까 놓으라고 했잖아요.”내가 중얼거렸다.“내가 널 놓지 않았어? 그럼 지금 넌 어떻게 일어났는데?”배인호는 내 말을 들었는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오늘 밤 너 때문에 두 번이나 다쳤으니까 무조건 네가 책임져.”만약 희선 언니가 집에 있었다면 나는 배인호를 병원에 데려갔을 것이다. 내가 병원비를 내고 조금 보살펴 주는 것으로 끝냈겠지만 지금 나는 집을 떠날 수가 없었다. 내 책임을 다하려면 그에게 돈을 주는 방법밖에 없었다.나는 핸드폰을 꺼내 돈을 보냈다. 그러자 배인호의 핸드폰에 알림이 떴다.그는 핸드폰을 확인하더니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나를 올려다보았다.“나한테 돈 주는 게 네가 책임지는 거야?”“안 그럼요? 나도 다른 방법은 없어요.”나는 힘 없이 대답했다.“상처 치료도 못 해줘?”배인호는 주위를 살폈다.“집에 구급상자도 없는 거야?”나는 정말 배인호는 머리에 문제가 있는 사람 같았다. 민설아처럼 대담한 의사가 그의 집에 있었다. 그가 집에 돌아가서 다쳤다고 말하면 민설아는 발 벗고 나서서 그의 상처를 치료해 줄 것이다. 그러면 병원에 가는 것보다 빠를 텐데 집에는 가지 않고 굳이 나에게 상처 치료를 해달라며 억지를 부렸다.우리 집에도 당연히 구급상자는 있었다. 하지만 모두 간단한 약품과 도구들만 들어있어 만약 배인호의 상처가 심각하다면 치료가 쉽지 않을 것이다.배인호는 돌부처라도 된 것처럼 꼼짝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항상 자신이 말한 대로 해야 했다. 그의 말대로 나에게 언제까지 고집을 부릴지 알 수 없었다.나는 가서 구급상자를 가져왔다. 상자를 열어 상처를 치료할 수 있는 기본적인 약품과 도구들을 꺼냈다. 그러고 나서 배인호의 손을 들어 상처의 상태를 살폈다.자세히 보지 않았을 때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어지러움이 느껴질 정도

최신 챕터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93화 영원히 함께하자

    허지영은 이우범이 진심으로 배인호에게 말하는 것을 들어서야 마음 깊이 있던 궁금증이 드디어 풀렸다.그녀는 이것이 배인호와 이우범이 화해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역시 배인호의 얼굴은 점점 더 편안해져 갔다. 잠깐의 침묵이 있었던 뒤 배인호도 말했다.“그래, 우리도 영원한 친구야.” 그는 말을 끝낸 후에 허지영을 바라보았다. 허지영은 그의 행동이 맞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배인호는 이 순간이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손에 넣고 우정도 되찾은 진정한 승리자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전화를 끊은 후, 배인호는 두 팔을 벌렸고 허지영은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품에 안겼다. 그들은 서로를 꽉 껴안았다. 빈이가 로아와 승현을 데리고 이런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 아빠한테 책 좀 읽어달라고 해줘요~”로아가 낮은 목소리로 빈이를 재촉하였다.세 사람은 잠을 오지 않아서 내려가 배인호더러 그들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하려고 했다.그런데 세 사람은 내려오자마자 아빠와 엄마가 행복하게 안고 있는 것을 보자 조금은 부끄러워졌다.로아와 승현 두 아이는 너무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감출 수 없었고 빈이는 어른이 다 되였기 때문에 괜찮았다.“유니콘, 유니콘!”승현는 유니콘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고 있었다. 배인호가 유니콘의 이야기를 승현에게 들려준 후부터 승현은 노래를 들을 때도《유니콘》만 듣고 싶어 했다.두 어린이는 빈이를 양쪽에서 감쌌고 포동포동한 손으로 그의 소매를 잡으며 기대로 가득 찬 큰 눈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로아와 승현은 나이는 어리지만 똑똑해서 아빠와 엄마가 포옹하고 있을 때는 방해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가 그들보다 많은 빈이는 방해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빈이가 주저하고 있을 때 로아의 간절한 눈빛에 빈이는 말했다.“내가 너희들에게 책을 읽어주면 어때?”“형은 못 해! 못 해!”승현이가 거절했다. 왜냐하면 형한테 유니콘을 불러달라 했을 때 음정이 하나도 맞지 않아서였다.로아도 그렇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92화 그냥 친구일뿐

    허지영은 자기 앞에 무릎을 꿇은 남자를 내려다보았다. 이것은 그녀가 오랫동안 사치하게 그리던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일을 겪은 후에야 이룰 수 있었다.그녀의 눈시울도 붉어졌고 마침내 그녀는 머리를 끄덕였다. “좋아요.”사람들은 열렬한 박수를 터뜨렸다. 모두 이 부부의 재결합을 기뻐했지만 아무도 인파 뒤에서 한 남자가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그는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그는 배인호가 반지를 허지영의 손가락에 끼우는 것을 보고 나서야 묵묵히 자리를 떠났다.그는 저택을 떠나 차에 올랐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벗으며 차갑고 마른 얼굴을 드러냈다.이우범은 원래 해외에 있어야 했지만 참지 못하고 결국 배인호와 허지영의 결혼식에 참석했고 오늘의 입장권도 박준이 그를 위해 비밀리로 얻어 주었다.이제 허지영이 행복을 찾았음을 직접 보았으니 이우범은 안심하고 떠날 수 있었다.이우범이 막 차를 몰고 떠나려고 할 때, 박준이 어느새 따라 나와 차 앞에 막아 섰다.“이우범, 왜 벌써 가려고?”다른 사람들은 이우범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박준은 그가 올때부터 알아 보았다.박준은 이우범이 아직 허지영을 놓지 못했고 분명히 그녀의 결혼식에 몰래 참석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넌 왜 나왔어?”이우범은 박준을 보고 조금 놀랐다.“내가 안 나오면, 너는 이렇게 가버릴 거잖아. 배인호는 안 보면 그만이지, 나와 노성민도 안 볼 거니?”박준은 화가 내면서 말했다.박준은 이우범이 지난 몇 년 동안 항상 해외에 머무르고 있어 국내 친구들과의 연락이 매우 뜸했고 이번에 어쩌다 한 번 돌아왔는데 그들과 밥 먹고 술 한 잔 안 하고 허지영만 보러 온 거에 서운해했다.“나 공항에 가봐야 해.”이우범은 약간의 미안함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우범은 하루도 여기서 보낼 생각을 안 하고 있었다.“저녁에 같이 밥 먹고 가. 지금 떠나면 너랑 나 친구로 끝이야. 알겠어?”박준은 협박하듯 말했다.이우범은 어쩔 줄 몰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91화 나랑 결혼해줄래?

    박정아의 말에 허지영, 오세희, 이민정은 적극 찬성했다.다른 사람과 또 식을 올린다면 쪽팔리겠지만 같은 사람과 두번 식을 올리는 건 무엇을 설명할까? 그들이야 말로 찐 사랑인 것이다.——두 달 뒤.배인호와 허지영의 결혼식은 준비가 거의 되어가고 있었다. 결혼식의 사치와 호화로움은 무수한 감탄과 부러움을 불러일으켰다. 허지영은 천만 원 가치의 수제 웨딩드레스를 입었을때 기묘한 감정이 들었다.허지영은 처음 배인호한테 시집갈 때를 떠올렸다.그때 허지영은 자기가 직접 고른 웨딩드레스를 입었고 지금 사치스로운 드레스와 비교도 안 됐다. 그때의 배인호는 결혼식은 하나의 미션 수행처럼 모든 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그 후 몇 년이 지나고 그들은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허지영은 웨딩 드레스 위에 박힌 빛나는 다이아몬드를 가볍게 만졌고 그 순간 그녀는 찬란한 태양빛 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것 같았다. 박정아를 포함한 친한 친구들은 연속 감탄했다.박정아는 허지영 주위를 돌면서 기쁨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 “영아, 정말 예쁘다. 몇 년 동안 방황하더니 결국 네가 원하는 행복을 얻게 되었네.”“맞아, 나도 너의 용기에 감탄해. 다행히 배인호도 정말로 많이 변한 거 같애.”오세희도 연속 감탄했다. 이민정은 머리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개과천선했으니 앞으로도 쭉 그럴 거야. 너를 또 상처 입힐 일이 있으면 우리 몇 명이 가만두지 않을 거야!”이때, 허지영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다가왔다. 두 사람은 아름다운 딸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허지영은 그들이 가장 아끼는 보물같은 존재였고 그녀는 감정적인 고통을 겪은 후에야 재혼이라는 결정을 내렀다. 처음에 부모님은 반대했지만 지금 받아들이기까지 수많은 과정이 있었다.하지만 이 순간, 허지영이 행복해 보이자 그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게 되었다.“아빠, 엄마.”허지영은 부모님이 오자 이상하게 코가 찡해진 듯했다. 아마도 그들의 힘든 모습을 보다가 이렇게 뿌듯해하는 모습을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90화 이번 생은 너 하나뿐

    허지영은 배인호와 다른 여자의 스캔들을 폭로한 댓글을 보니 마음이 철렁 거렸다. 허지영은 일어서서 배인호와 아버지 쪽으로 걸어갔다. 두 사람은 바둑을 두고 있었고 경기는 아주 치열했다. 허지영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배인호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면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허지영도 따라서 웃었다. 허지영은 스캔들에 대해 바로 묻지 않고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 조용히 두 사람이 바둑을 두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의 핸드폰 화면에는 배인호와 한 여자 연예인 간의 스캔들이 적힌 댓글이 고스란히 써져 있었다. 배인호는 허지영의 아버지와 바둑 한 판을 두고 난 뒤, 눈길은 자연스럽게 허지영의 핸드폰이 자기의 앞에 놓여져 있는 것을 보았고 화면이 꺼지려 하면 허지영이 화면을 다시 켜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화면에 적힌 그 말은 무슨 뜻이지?’배인호는 허지영의 휴대전화를 가져와 댓글들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순간, 바둑을 계속 두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그와 허지영의 재혼을 많은 사람들이 좋게 보지 않았으며 이미 준비 중인 결혼식도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심이 가득하였다.‘결혼식이 엄청 화려해서 준비시간이 조금 오래 걸린 것 뿐인데 이게 무슨... 그리고 나와 한 여자 연예인이 하룻밤을 같이 보낸 스캔들이라고?’그날 밤에는 최소 일곱-여덟 명의 사람이 있었고 남자 여자 다 있었다. 주로 투자에 관한 이야기하다가 여자들이 떠나고 남은 몇 명의 남자들이 룸에서 잠을 잔 것이다. ‘언론은 이렇게 근거 없이 아무렇게나 사건의 앞뒤도 맞지 않는 헛소리를 늘어놓다니...’배인호는 허지영의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아버지, 좀 이따 다시 바둑을 둬도 괜찮을까요? 지금 급하게 좀 해결해야 할 일이 생겼어요.”허지영의 아버지는 자초지종을 모르고 배인호의 말에 급한 일이겠거니 생각하고 동의했다. 그러고 나서 허지영의 아버지는 허지영의 어머니를 도와주러 주방으로 향했다.허지영의 아버지가 나가자마자 배인호는 바로 허지영의 손을 붙잡았다. 얼굴에는 억울함이 가득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9화 또다시 스캔들

    거절당한 후, 배인호는 깊게 한숨을 쉬었다. 마치 모든 욕망을 내뱉으려는 듯했다.허지영은 이불을 감싸안고, 배인호와 사이에 안전한 구역을 만든 다음, 다시 잠을 이루려 했다.“여보, 벌써 자정이 넘었어.”겨우 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약간 쉰 듯한 배인호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허지영이 방금 잠에서 깨어나려는 찰나, 어느새 안전 구역을 넘어온 손이 허지영을 강하게 끌어당겨, 뜨거운 품에 꼭 안았다.“뭐 하는 거예요? 배인호 씨, 당신...”허지영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입술이 막혔다. 겨우 의식을 회복했지만 뜨거운 키스 때문에 다시 정신이 흐릿해졌다. 허지영은 저항을 포기했다. 오늘 밤은 편하게 지낼 수 없을 것 같았다. 다음 날 정오가 되어서야, 허지영은 온몸이 녹아내린 듯한 느낌과 함께 잠에서 깨어났다. 주변을 돌아보자 배인호는 이미 사라진 후였다.샤워를 한 후, 허지영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배인호를 발견했다.그리고 노성민과 박성아는 언제 왔는지 모르게 도착해, 세 아이를 데리고 왔다. 그 시간에 노 씨 집에 세 아이는 허지영의 세 아이와 노는 중이어서, 거실은 매우 활기찼다.박성아가 머리를 들어 계단에서 내려오는 허지영을 보고 말했다. “아이고, 지영아, 너 드디어 내려왔네. 재결합해서 기쁜 건 알겠지만, 몸조심해야 해!”허지영은 박성아를 쏘아보며, 얼굴에 부끄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자신의 옷깃을 조금 더 높이 당겼다. 그렇지 않으면 어젯밤 남은 흔적이 들킬 수 있다.그들은 다 같이 식사했다. 식사 도중, 박성아가 민설아의 일을 언급했다. “그래, 민설아가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매우 뛰어난 변호사를 고용했어. 이 여자 정말 죽을 쑤고 있어, 지금도 판을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자신이 감옥에 안 가고 바로 무죄로 풀려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민설아의 이름을 듣고, 허지영은 본능적으로 배인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배인호는 로아와 승현, 두 아이에게 옥수수알을 까주는 데 집중하고 있어, 박성아의 말은 아예 듣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8화 악몽에 시달리다.

    허지영은 병원으로 옮겨진 후 응급처치를 했다.허지영의 부모님은 거듭 의사에게 수술의 가능 여부 혹은 새로운 치료 방법으로 딸의 이 짧은 생명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 묻고 있었다.그러나 그들이 얻은 대답은 모두 절망적인 것이었다.병상 앞에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부모님은 마치 하룻밤 사이에 10살이나 더 늙은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병상에 누워있는 딸을 보며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졌다.“영아, 우리 놀라게 하지 말아줘. 빨리 깨어나, 강하게 버텨줘..”“우리는 다 널 응원할 거야. 네가 끈질기게 살아남을 거라고 했잖아... 버텨줘. 우리 같이 여행 가자. 응?”“넌 삼촌과 이모의 유일한 희망이야, 그들을 위해서라도 버텨야 해!”“영아, 우리 딸... 흑흑흑...”온갖 소리가 허지영의 귀에 들어왔다. 허지영은 몸에 아무런 힘도 없는 것이 느껴졌고, 눈앞은 어렴풋한 빛에 휩싸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부모님의 얼굴과 친구들이 슬퍼하는 모습이 또렷이 보였다.몹시 의외인 것은 이우범도 거기에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가장자리에 서있었지만, 키가 커서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었다.‘이우범이 왜 여기에 있지?’허지영은 입을 벌려보았지만,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고 온몸이 아프기만 하였다.“영아, 너 어떻게 우리를 버리고 떠날 수가 있어... 나랑 네 아빠는 어쩌고...” 어머니는 허지영이 깨어났지만 기뻐하기는커녕 더욱 슬프게 울고 있었다. 어머니는 자기 딸에게서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부모님은 허지영이 왜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전혀 모른다.“아빠, 엄마, 제가 불효자예요... 미안해요... 다음 생이 있다면 제가 그때 효도할게요...”허지영은 허약하게 몇 마디 하려고 노력했지만, 부모님을 더 슬프게 할 뿐이였다.극심한 슬픔에 부모님은 뒤돌아 병실을 나왔다. 자기 딸에게 이토록 처참한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박정아는 바로 앞장서서 허지영의 손을 꼭 잡았다.“영아, 너도 날 꼭 기억해야 해. 다음 생이 있다면 다시 나를 찾아줘.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7화 영원히 그녀를 사랑할 수 없어.

    허지영은 어린 시절부터 자기는 타고난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가문에 서로 사랑하는 부모님, 좋은 성적, 그리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랑 결혼까지 했다. 그러나 서른도 안 되는 나이에 가정이 풍비박산나고 삶의 끝에 이르렀다.허지영은 부모님이 자신의 눈앞에서 눈물범벅이 된 모습을 지켜보고는 마음이 아려왔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를 속일 수가 없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고집스럽게 배인호를 그리워하고 있었다.‘배인호는 내가 유방암 말기라는 사실을 알면 보러 올까? 마음이 약해질까?’‘왜 지금 이때까지도 나는 그 잔인한 남자를 그리워하는 걸까?’허지영은 자신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재 상태에서는 수술할 필요도 없고 방사선 치료와 안전하고 보수적인 치료 외에는 손쓸 방법이 없었다.허지영은 어떻게든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가고 나서 가장 먼저 배인호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늘 그렇듯 또다시 거절당했다.허지영은 다시 배인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나 유방암 걸렸는데 말기래요. 당신이랑 얘기 좀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요?”이번에는 배인호가 답장을 했다.“병 걸렸으면 제대로 치료받아. 나는 의사가 아니야. 널 치료 해줄 수 없어.”이토록 차갑고 매정한 답장을 보면서 허지영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배인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왜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배인호는 그녀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 걸까?“영아, 더 이상 배인호 생각은 안 하면 안될까?” 박정아와 친구들이 토끼처럼 눈이 붉어져서 허지영의 집으로 찾아왔다.“우리랑 여행 가자. 우리랑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풍경도 맘껏 즐기면서 몇몇 쓰레기 같은 사람들은 깔끔하게 잊는 거야. 더는 그 쓰레기들에게 상처받지마. 응? ”허지영의 병을 알게 된 이후로 허지영의 부모를 제외하고 가장 슬퍼했던 건 박정아와 3명의 친구들이였다. 거의 매일 슬픔에 잠겨 허지영의 만날 때마다 울음을 참지 못했다.친구들은 더이상 허지영이 고통받는 걸 지켜보기 싫어했다. 그들은 허지영의 좋은 친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화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어.

    배인호는 식탁 위의 아침밥을 흘깃 보고선 한마디 대답도 없이 넥타이를 묶으며 거실 방향으로 걸어갔다. 허지영은 뒤따라가 한 번 더 묻고 싶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배인호가 차에 올라타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모습뿐이었다.허지영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배인호는 크나큰 빙산이고 허지영은 작디작은 불씨였다. 허지영은 자신의 불씨로 빙산을 녹이려고 하였지만, 결국 그 작은 불씨는 빙산에 의해 꺼져버렸다.“허지영, 우리 이혼하자.”배인호는 어느날 드디어 허지영에게 처음으로 이혼을 얘기했다.허지영은 배인호가 간만에 집에 돌아왔다는 기쁨에 사로잡혀있었다. 허지영은 자신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하는 옷을 입고 저녁에는 무엇을 먹을지 계획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혼합의서가 탁자 위에 놓여 있었다.“배씨 그룹 지분의 3%면 충분해?”“이혼이요?”허지영은 마치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배인호가 갑자기 이혼을 꺼낼 줄은 상상도 못 했다. 그 둘은 결혼 이후 함께 지낸 시간은 적었지만, 허지영은 결코 배인호의 어떤 일에도 관여하지 않고 절대적인 자유를 주었다. 이것만으로도 모자라는가?허지영은 그 수많은 스캔들을 꿋꿋이 참아오면서 작은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자신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려 했다.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배인호는 이혼을 원하는 걸까.“맞아. 난 널 전혀 사랑하지 않아. 난 지금 지키고 싶은 여자가 생겼어.”배인호는 이 말을 할 때 차갑기 그지없었다. 마치 배인호와 5년 동안이나 결혼 생활을 해온 허지영이 생명이 없는 장난감일 뿐이며 그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며 아픔도 슬픔도 느끼지 않는 것처럼. 허지영의 목소리를 떨면서 말했다.“누굴 사랑하게 된 건데요? 누구예요?”하지만 배인호가 허지영에게 이런 일들을 얘기해줄 리가 없었다. 그는 차갑게 소매를 털며 말했다.“이혼 합의서 잘 살펴보고 괜찮은 것 같으면 사인해. 별로라면 나한테 연락해. 다시 얘기하자.”허지영이 말도 꺼내기 전에 배인호는

  • 이번생은 반드시 해피엔딩   제685화 악랄한 대우.

    “인호 씨.”허지영은 먼저 배인호에게 인사를 건넸지만, 돌아오는 것은 상대방의 서늘하기에 그지없는 눈빛뿐이었다.그 순간 허지영은 그녀가 새신부가 아니라 철천지원수인 것만 같았다.허지영은 그 눈빛에 놀라 흠칫했다. 아마 배인호의 어머님이 때마침 나타나지 않았다면 계속 계단에 서서 멍만 때렸을 것이다.“지영아, 내려와서 아침밥 먹어야지.”배인호의 어머님이 인사를 건넸다.그제야 허지영은 정신을 차리고 조심스럽게 식당으로 걸어갔다.배인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허지영의 존재를 무시했고, 밤새 잠을 자지 않은 듯 턱에는 푸릇푸릇한 수염이 자랐고 눈은 약간 충혈되어 매우 피곤하고 짜증이 난 것같은 모습이었다.하지만 허지영은 감히 더 물어볼 수 없었고 물어보아도 대답도 안 해줄 것을 알고 있었다.그날부터 허지영은 배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었고 철저한 장식품이 되었다. 배인호는 심지어 결혼전 보다도 더 차갑게 굴었으며 종종 집에 오지 않았다.허지영은 신혼집 인테리어에 모든 심혈을 기울였고 청담동이라는 곳에 있는 별장이 바로 그녀와 배인호의 신혼집이었다. 기초 공사는 거의 끝마쳤지만 가구와 같은 인테리어도 천천히 골라야 했다.허지영은 6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여 청담동 별장을 꿈의 신혼집 모습으로 장식해 놓았다. 그녀는 배인호가 돌아오리라 생각했지만, 이 아름다운 집은 결국 그녀의 외로운 결혼의 무덤이 되어버렸다.“결혼한 지 얼마 됐다고 벌써 5명이나 스캔들이 생겨? 영아, 너 진짜 잘 참는다!”박정아의 전화 10통 중 9통은 배인호의 뒷담화였다.“그거 다 보여주기식일 거야.”허지영은 사실 배인호가 자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속으로는 잘 알고 있었지만, 마치 자기의 가련한 자존감을 지키려는 듯 배인호의 편을 들어주었다.인정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날 것만 같아서 허지영은 끝내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하루 또 하루, 한 해 또 한 해가 지나면서 허지영은 혼자 청담동에서 망부석이 된 것만 같았다. 마치 웃음거리인 것처럼 다들 그녀에 대한 기억은 점점 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