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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결혼하지 않은 게 발견되다

내 말을 듣고 있던 그녀는 한참 동안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내 말에 답하고 싶지 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그녀의 울먹이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내 앞에서 처음으로 우는지라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에 내 앞에서 배인호에게 기회 한 번만 더 주라고 할 때도 이렇게 울지는 않으셨다.

“지영아, 우리 배 씨네 집안에서 너한테 너무 미안하다. 그래서 너의 그 5년이란 시간을 괜히 낭비하게 만든 것만 같구나. 그리고 그 아이도 원래는 건강하게 태어나서 잘 자랐을 건데 인호 그놈 때문에 애도 잃고 말이야. 그래서 그 아이도 우리 배씨 집안과 인연이 없게 된 거잖아. 이런 일들이 있는데 너 같으면 괜찮겠니?”

그녀는 눈물을 흘렸고, 옆에 있던 휴지로 가볍게 눈가를 닦았다.

그 일들에서 나는 이미 완전히 벗어나고 잊어 버렸는데, 그녀는 아직도 거기에 빠져 고통과 아쉬움에 찌들어져 있으니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할지 몰랐다.

“아주머니, 그 일은 이미 지난 지 꽤 됐잖아요. 지금 빈이도 있고 얼마나 좋아요? 어떤 일은 하늘에서 이미 정해진 거라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한참 뒤에야 나는 몇 마디 할 수 있었다. 나는 그녀 마음의 병을 이미 배인호한테서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정서를 통제하지 못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낮은 소리로 울기 시작하는데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청 속상했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한참 뒤, 그녀가 고개를 들더니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지영아, 내 마음속에서 너는 여전히 내 며느리야. 네가 이우범 씨랑 이미 같이 한 거 아는데 그래도 난 왠지 네가 자꾸 나랑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인호한테도 네가 제일 잘 어울리고 말이야!”

나와 배인호가 이혼한 지 이미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녀는 여전히 나를 자기 며느리로 여겼다. 나는 감동을 하였다고 해야 할지 어색하다고 해야 할지 형용하기 어려웠다.

“아주머니, 지금 인호 씨한테는 민설아 씨와 빈이 있잖아요. 게다가 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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