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76화 배인호 어머니와 만나다

내 말이 끝나는 순간, 이우범은 아마 내 말에 화가 난 듯 보였고 얼굴에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분노가 보였다.

하지만 나를 향해 화를 내지는 않았고, 단지 주먹을 꽉 쥔 채 인내심 있게 나를 바라보았다.

“오늘 인호네로 갔죠?”

갑자기 이우범이 나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네.”

나는 부인하지 않았고, 왜 갔는지도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 만약 이 타이밍에 이우범이 나를 오해라도 하면 더 좋고 말이다. 내가 배인호를 놓지 못했으니, 그더러 마음 접게 하기 딱 좋은 찬스이다.

역시나 이우범의 눈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을 베어버릴 수 있는듯한 날카로운 칼날 같은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나는 겁나지 않았다. 한번 제대로 폭발해야지, 그러지 않으면 아마 더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 거나 다름없을 것이다.

“내가 인호보다 못한 게 대체 뭔데요. 걔가 줄 수 있는 거, 나는 더 많이 줄 수 있다고요!”

이우범은 다소 격앙된 듯했고, 이미 오랫동안 참아왔다는 거 또한 잘 알고 있다.

나는 그의 감정에 기복이 생긴 걸 보고는 오히려 평온해지기 시작했고, 말투도 많이 차분해졌다.

“배인호 씨보다 못한 게 아니라 도무지 이우범 씨를 사랑할 수 없다고요.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랑 강박으로 나날을 보내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우범 씨도 잘 알잖아요?”

전에 도시아와 약혼하라고 강요당할시, 이우범은 아마 도시아에게 관심이 없어 눈길조차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도 그런 기분을 알기에 내 문제에 대해 답할 수 없었고, 눈에는 실망감과 아쉬움이 강렬했다.

그 눈빛은 나도 전생에 봤었고, 나에게 서란이 자신을 않는다고 했을 때 그의 눈빛은 지금처럼 이랬다.

하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내가 두 번째 서란이 되었고 그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가 된 것이다. 게다가 마지막에는 그가 진짜 사랑해서 때문인지 아니면 삐뚤어진 승리욕 때문인지 가늠이 안 갈 지경까지 다다랐다.

우리 둘의 목소리가 조금 컸던 탓인지 엄마는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엄마는 이우범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