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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이혼해

“아닌 척할 필요 없어요.”

나는 일부러 배인호에게 말했다.

“난 그냥 왜 당신이 이런 짓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아서요.”

배인호는 침착하게 대답했다.

“난 단지 네가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아서.”

“알겠어요.”

나는 더 따지고 싶지 않았다. 만약 배인호가 일부러 그렇게 한 거라고 말한다면 도리어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배인호의 핸드폰이 울렸다. 민설아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이어폰 없이 바로 전화를 받았다. 그래서 그들의 대화가 내게도 또렷하게 들렸다.

“인호 씨, 성민 씨네 집에 있어요?”

부드러운 민설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무슨 일이야?”

배인호의 태도는 말로 표현할 순 없었지만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가끔 그가 진심으로 민설아를 사랑하는 것 같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정말 그가 책임감 때문에 민설아와 함께 있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가끔 보는 민설아를 보는 그의 시선은 다른 사람을 대할 때와는 또 달랐다.

나는 더 이상 알 수가 없었다.

민설아는 병원 복도를 지나고 있는 것 같았다. 가끔 간호사가 목소리와 잡음들이 들렸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또렷하게 들렸다.

“그럼, 저녁에는 집에 와서 밥 먹을 거예요? 빈이가 계속 당신하고 놀이공원 가고 싶다고 해서요. 오늘 밤에 거기서 이벤트가 있대요.”

배인호가 대답하려는 데 나의 핸드폰이 울렸다. 엄마에게서 온 전화였다. 나는 먼저 거절을 누른 뒤 문자를 보냈다.

하지만 민설아는 똑똑했다. 그녀는 잠깐 침묵하더니 물었다.

“지영 씨가 왜 거기 있어요?”

나와 배인호는 서로를 쳐다봤다. 민설아가 이어서 말했다.

“괜찮아요. 오해 같은 거 안 했어요. 전에 지영 씨 핸드폰 벨 소리 들었던 기억이 나서요. 정아씨 하고도 친구인데 함께 식사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죠.”

“알겠어. 저녁은 돌아가서 먹을게.”

배인호는 민설아의 질문에 더 대답하지 않고 말을 바꿨다.

“그래요. 빈이랑 기다리고 있을게요.”

민설아는 말을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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