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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빈이를 돌보다

이우범은 전화를 끊고 내게 말했다.

“병원에 갑자기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아.”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이우범이 나가는 걸 지켜봤다.

“아가씨, 오늘 로아와 승현이 데리고 백신 맞으러 가야 합니다.”

장희선이 나와 내게 귀띔했다.

“아, 하마터면 깜빡할 뻔했네요. 희선 언니, 집에서 지현이 좀 돌봐줘요. 내가 로아와 승현이 데리고 가면 되니까.”

나는 머리를 탁 치며 말했다. 자칫 제일 중요한 일을 까먹을 뻔했다.

장희선은 걱정스레 물었다.

“아가씨,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나는 점점 손에 익어 아이를 보살피는 능력이 점점 늘었다. 그만큼 자신감도 생겼다.

“괜찮아요. 지현이는 오늘 맞을 필요 없으니까 같이 데려갈 필요 없어요. 희선 언니, 한 가지만 당부드릴게요. 노성민은 절대 들어오면 안 돼요.”

나는 백신 접종에 필요한 자료를 챙기며 장희선에게 귀띔했다.

장희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겠습니다.”

나는 물건을 챙기고 자료를 손에 들고는 로아와 승현이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렇게 혼자 두 아이를 데리고 백신 접종하러 온 건 처음이었다. 출발 전에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병원에 도착하니 조금 허둥지둥했다.

주요하게는 접종할 때 로아와 승현이 다 자지러지게 우는 바람에 번걸아 가며 달래느라 애를 먹었다.

“로아야 울지마. 엄마가 안아줄게.”

나는 승현이를 달래주고는 다시 로아를 안아주려 했다.

하지만 승현이를 내려놓자마자 승현이는 입을 삐죽거리더니 다시 기분이 나쁜 듯 엉엉 울어대기 시작했다.

나는 유모차를 끌고 병원 로비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베이비!”

갑자기 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장난감 비행기를 들고 유모차 옆에 서서 누워있는 승현이를 달랬다.

“비행기 줄게. 되게 재밌다.”

승현이는 빈이의 목소리에 정신이 팔려 더 이상 울지 않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그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에 빈이는 아주 제때 나타나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는 장난감을 들고 계속 승현이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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