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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우리 집에 와서 배인호를 찾다

우리 집에 도착한 뒤 배인호는 차 트렁크에서 나 대신 유모차를 꺼내 주었다. 나는 로아와 승현이를 안고 안으로 들어가 희선 언니에게 문을 열어 달라고 했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대문이 열리더니 이우범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나와 배인호가 함께 있는 것을 보더니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두 남자 사이에 강렬한 눈빛이 오갔다.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얼른 노성민 씨한테 가 봐요.”

나는 배인호를 재촉했다.

“노성민 씨한테 정아한테 와서 제대로 설명하라고 해요. 무릎 꿇고 비는 건 당연한 거고요.”

“알았어. 나 물 한 잔 마시고 싶은데.”

배인호가 갑자기 말했다.

우리를 데려다주기까지 했는데 집에 앉았다 가지도 못하게 하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물 한 잔 달라는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나는 유모차를 이우범에게 건네며 말했다.

“내가 한 잔 떠다 둘게요.”

하지만 이우범이 나의 손을 잡았다.

“가서 아이들 챙겨요. 물은 내가 떠올게요.”

덕분에 나는 유모차를 끌고 정원으로 들어갔다. 정아는 조금 넋이 나가 있었던 터라 배인호와 이우범 사이의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뒤를 돌아서 다시 살펴보았다.

이우범은 나를 등지고 있었기에 배인호의 표정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나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그의 시선도 나를 향했다. 눈빛이 너무 날카로워 나는 무의식적으로 피해버렸다.

나는 거실로 들어가서 정아에게 차를 한 잔 따라 주었다. 그 뒤로 이우범이 들어왔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물을 따라 다시 나갔다.

방금 그는 분명 마음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대외적으로 우리는 부부였기에 내가 배인호와 함께 나타나는 것은 좀 부적절했다.

내가 배인호에게 최소연에 대한 자료를 달라고 한 일은 이우범에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퍽.

내가 소파에 앉자마자 정원에서 큰 소리가 났다. 나는 가슴이 철렁해서 얼른 나가 보았다.

“배인호 씨, 뭐 하는 거예요?”

나는 주먹을 쥐고 이우범을 때리려고 하는 배인호를 보고 큰 소리로 외쳤다.

배인호는 분노로 가득 찬 얼굴을 하고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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