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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7화 애써 해명하다

이우범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내 눈가가 어느새 촉촉해졌다는 걸 느꼈다.

배인호는 손을 뻗어 내 눈가를 닦아주려 했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는 거야?”

나는 그의 손을 피하며 머리를 저었다.

“아니요, 안 울어요.”

“그럼 됐어. 난 네가 내 앞에서 다른 남자 때문에 우는 게 싫거든.”

배인호는 손을 거두며 경고가 담긴 한마디를 건넸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건 제 자유에요. 인호 씨가 그런 것까지 절 간섭할 이유는 없어요.”

배인호가 차갑게 답했다.

“됐어. 가자.”

나는 묵묵히 배인호 뒤를 따라나섰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고, 그의 차는 멀지 않은 곳에 세워져 있었다.

우산을 펼쳐 든 배인호는 우산을 비스듬히 내 쪽으로 향해줬고, 나는 그걸 피하진 않았다. 괜히 비를 맞아 감기까지 걸리면 나만 힘드니 말이다.

차에 탄 뒤, 나는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인호 씨, 앞으로 저 계속 데리러 올 필요 없어요. 저 이 기사님한테 부탁해도 되고, 저 혼자서도 운전해 갈 수 있어요.”

“오늘은 그냥 가는 길에 들른 거야. 조금 전 샤인 코스메틱에서 오는 길이거든.”

배인호는 솔직하게 말했고, 그와 서란 사이의 왕래를 전혀 숨기지 않았다.

“인호 씨는 이상하다고 느낀 적 없어요? 사사건건 절 간섭하면서 인호 씨는요? 서란은 여전히 당신과 얽히려 하고, 당신을 바라보는 냥이도 있잖아요. 그다음 여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언제 인호 씨 간섭한 적 있었어요?”

나는 참지 못하고 배인호에게 질문을 던졌다.

배인호가 담담하게 답했다.

“지금 질투하는 거야?”

나는 차갑게 웃어 보였다.

“그럴 일은 죽어도 없어요.”

배인호는 나를 힐끔 보더니, 표정이 약간은 풀린 듯했다. 그는 마치 갓 연애를 시작한 소년처럼, 내가 조금의 질투라도 보이면 기분이 풀리곤 했다.

청담동에 도착한 뒤, 나의 핸드폰은 쉴 틈 없이 울렸다. 내 단톡방에서는 끊임없이 문자를 보내왔고, 그 내용 또한 전부 이우범 혼사에 관한 일들이었다.

박정아:「지영아, 퇴근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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