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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갑자기 들이닥친 유명세

청담동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점심시간이었다. 윤 집사가 돌아온 나를 보더니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여전히 때깔 좋은 음식들을 보니 배인호와 서란이 떠올라 갑자기 밥맛이 뚝 떨어졌다. 젓가락도 건드리지 않고 다시 방으로 올라갔다.

“사모님, 혹시 어디 편찮으세요? 의사라도 불러드릴까요?”

윤 집사가 친절하게 올라와서 물었다.

그녀가 서란의 어머니만 아니었어도 나는 진심으로 윤 집사와 같은 도우미를 좋아했을 것이다.

“아니에요. 그냥 입맛이 없어서 그래요. 다른 도우미 분들이랑 같이 드세요.”

침대에 누운 채로 짜증스럽게 말했다.

윤 집사도 감히 더 묻지 않고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온갖 사색에 잠겼다가 잠에 들었다. 정아가 연거푸 연락만 해대지 않았어도 나는 이튿날까지 쭉 이어 잤을 것이다.

정아의 크나큰 목청에는 훙분이 가득 차 있었다.

“와 대박!!! 여신님!!! 서울대 여신 첼리스트가 돌아왔다!!”

“잉?”

잠을 덜 깬지라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링크 보냈어. 한번 봐봐. 지금 당장!”

민정이 이렇게 말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부재중 통화를 확인하니 세희와 민정이 모두 3통이나 와 있었다. 역시나 모두 받지 못했다.

민정이 보내온 카톡을 확인했다. 실눈을 뜨고 링크를 열어보니 동영상이었다. 내용은 오늘 서울대 콘서트홀에서 한 연주였다.

나는 제일 좌측 자리에 있었다. 누가 찍었는지 몰라도 이따끔 나를 줌인해서 찍었다. 마치 날 짝사랑하는 사람이 찍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래는 네티즌들의 열광적인 호응이었다. 아우라 미녀에, 전 서울대 음악과 여신에, 댓글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복잡해 잠이 확 깼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 이런 기분은 처음이라 꽤 즐기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칭찬해 주는 사람이 적은 건 아니었지만 대부분은 아버니의 신분 덕이었다. 순수히 나의 개인 매력만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지막 영상까지 보고 나니 정아가 때를 맞춰 전화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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