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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안나는 웃으며 대답했다.

“응, 꼭 더 살아.”

‘미안해, 나 거짓말했어.’

하예는 미안한 듯 속으로 사과했다. 그녀는 자신의 병을 알고 있는 몇 안 되는 친구에게도 거짓말을 했다. 하예에게 제일 길어 아직도 한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었다.

피곤함에 찌들어 방에 돌아왔을 때,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인물이 있는 것이었다.

방에는 토가 나올 듯한 담배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하예가 습관적으로, 화장실로 달려가 구토했다.

그래서 하예는 원준의 발걸음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녀는 꿇고 앉아 변기의 물을 내렸다.

“너 임신했어? 나 몰래 언제 임신한 거야? 짐승 데리고 들어와 재산 나눠 가지게?”

원준은 하예를 벽으로 밀쳤다. 그는 눈가가 빨개서 하예의 배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송하예, 너 우리 집안에 남고 싶으면 그 아이 당장 없애! 안 그러면 너랑 너희 엄마 다음 달에 내쫓을 거야!”

말을 마친 원준은 더럽다는 듯이 하예의 손을 뿌리쳤다.

“온몸에 뼈밖에 안 남은 게 어떤 놈이 좋다고.”

구토해서인지 하예의 머리가 제대로 돌지 않았다. 그녀는 한참 지나서야 원준이 무슨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됐다.

‘원준이 내가 산부인과 가서 임신한 줄 알았나? 그럼, 걔는? 원준은 고유미랑 아이가 생겨서 기쁘겠지. 원준이 아까 한 말을 통해서 확실히 알겠네. 6년 전에 우리 아이를 없애라고 했을 때, 내가 싫어졌으니, 뱃속의 아이도 싫었겠지.’

행복 속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는 이 세상에 와도 고통만 받는다.

하예는 홀쭉해진 배를 만지며 속삭였다.

“아기야, 미안해. 6년 전에는 엄마가 잘못했어.”

“너 혼자서 저승에서 잘 지내야 해. 엄마도 곧 갈 거니까, 더 이상 외로워하지 않아도 돼.”

하예는 벽을 짚고 힘겹게 일어났다. 방금 토해낸 피를 보고 하예는 조금 당황했다.

‘서원준이 설마 이거 봤을까?’

하예는 변기의 물을 내리고 입가의 피를 닦고 천천히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러나 원준이 아직 가지 않을 것을 발견했다.

원준은 조용히 하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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