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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내가 하고 싶어서 그런다, 왜? 누구처럼 지나간 일 갖고 안 그래.”

여기까지 말한 안나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목이 메어 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원준은 입술을 깨물며 안나가 들고 있는 물건을 바라보았다. 제일 위에 놓인 두 사람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고 원준은 깜짝 놀랐다.

“송하예가 그 사진 예전에 버렸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 먼저 갈게!”

안나는 하예가 원준 앞에서 그 사진을 버린 일을 모르고 있었기에 그저 하예와 한 약속을 지키는 데 집중했다.

원준은 재빨리 그 사진을 빼앗아 갔다.

“이거 진작에 버려야 되는 건데, 네가 왜 가져가!”

“너! 나쁜 자식! 넌 이게 하예한테...!”

안나는 뒤에 하려던 말을 삼켜버렸다.

“걔 뭔데?”

원준이 물었다.

“아니야, 네가 갖고 싶으면 가져! 아무튼 하예는 이런 거 다시는 아끼지 않을 테니까!”

안나는 더 이상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하기 어려워 남은 물건을 들고 저택에서 도망쳤다.

원준은 하예와 찍었던 사진을 보고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진 위에는 채 닦지 못한 피가 묻어 있었는데, 마침 하예의 얼굴에 묻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빨갛던 피가 진한 빨간색으로 변해 있었다.

하예는 왜 영혼이 안나를 따라 저택을 떠나지 않는지 알 수 없었지만, 어떠한 예감이 왔다. 하예는 자신이 다음 생에 원준의 곁에 있는 어떤 인물로 다시 태어날 것 같았다.

하예는 원준이 사진을 바로 쓰레기통에 버릴 줄 알았다. 그러나 원준은 손에 들었던 사진을 꾸깃꾸깃 접어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서재로 갔다.

원준의 서재는 저택에서 누구도 드나들 수 없는 곳이다.

원준이 문을 열었을 때, 너무 놀라 코를 잡고 저번에 하예가 넘어졌던 곳을 바라보았다.

그때 하예가 너무 힘들어서 채 닦지 못하고 나왔다. 그곳은 마치 살인 현장처럼 피가 아무렇게 발라져 있었다.

원준은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한참 지난 뒤, 원준은 그 피를 피해 탁자 앞에 앉아 핸드폰을 들고 한참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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