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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이 사진은 하예와 원준이 같이 찍은 유일한 사진이다.

‘이거 남겼다가 내가 죽은 다음에 태워야지. 아기가 아빠 어떻게 생겼냐고 물으면 이 사진 꺼내서 보여줄 수 있잖아? 아기한테 너한테는 이렇게 사랑하던 엄마, 아빠가 있었다고 얘기해 줄 거야.’

원준을 다시 만났을 때, 원준은 멋있고 예의 바른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원준은 손님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유미한테도 수시로 간식을 챙겨주었다.

유미가 이런 자리에 있기 싫다는 티를 내자, 원준이 유미에게 귓속말로 무슨 얘기를 하자, 그녀는 바로 표정이 밝아졌다.

하예는 유미가 돌아가서 휴식을 할 줄 알았는데, 하예 쪽으로 걸어오는 것이다.

“하예 동생? 원준이가 저 심심할까 봐 와서 놀래요.”

유미는 온실 안의 화초처럼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러나 하예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조금 불러있는 유미의 배로 향했다.

“유미 씨, 오빠랑 행복하게 사시고 예쁜 아기 낳으세요.”

하예는 유미가 좋아할 줄 알았는데, 유미의 표정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어떻게 알았어요? 원준이 얘기했어요? 이 일도 얘기했어요?”

유미는 짜증 난다는 듯이 치마를 들고 원준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하예는 유미가 화가 난 것을 보고 작은 소리로 사과했다.

‘원준이 드디어 원하던 행복한 가정을 꾸렸으니 내가 기뻐해야 하는데.’

유미가 원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두 사람이 베란다에서 싸우기 시작했다.

곧이어 원준이 하예한테로 다가오더니 손목을 끌면서 사람이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송하예, 넌 내가 안 좋은 꼴 당했으면 좋겠어?”

하예는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알지 못했다.

“내가 특별히 너 보고 예쁘게 입고 오랬는데, 이렇게 나한테 복수해?”

원준은 하예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말했다.

“우리 집에서 너 적게 먹이고 적게 입혔어?”

하예는 미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

‘나 최선 다했어.’

여자라면 누구나 다 예뻐 보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간암 말기가 하예의 정신을 빼앗아 갔고 예쁘던 몸매까지 앗아갔다.

하예는 점점 추위를 타서 패딩을 꺼내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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