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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242화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상처가 벌어지며 극심한 고통이 일어 천도준은 처량하기 그지없는 모습이었다.

얼마 걷지 않아, 시야 속에 작은 별채가 보였다.

별채는 소박하고 소탈해 사인회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여사님, 천도준 도련님이 인사를 드리려고 이리 왔습니다.”

이수용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조금 소리 높여 외쳤다.

“들거라.”

한 목소리가 별채 안에서 들려왔다.

이수용과 존의 부축을 받으며 천도준은 조금 불쌍하게 상처를 부여잡은 채 별채로 향했다.

걸음을 옮기며 이수용은 낮은 목소리로 당부했다.

“도련님, 최대한 참으셔야 합니다.”

천도준은 씁쓸하게 웃었다.

눈빛이 번뜩이더니 오른손이 저도 모르게 복부의 상처를 꽉 움켜쥐었다.

자신이 그 도리를 몰랐다면 직접 거의 다 아물어가는 상처를 다시 벌렸을 리는 없었다.

어둠 속에서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여기까지 온 그는 가끔은 적당히 고개를 숙이는 건 나중에 더 높이 날기 위해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끼익….

별채의 문이 열렸다.

점심에 천도준을 소견 했던 세 명의 정장남도 전부 별채 안에 있었다.

선두에 있던 사람은 곧바로 안쪽으로 안내하는 손짓을 했다.

“여사님께서는 안채에 계십니다.”

안채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공기 중에는 옅은 향냄새가 가득했다.

그와 함께 불경을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

여사님은 상위에 앉아 눈을 감은 채 오른손은 조용히 염주를 세며 불경 소리를 따라 불경을 외웠다.

그 옆, 머리가 하얗게 센 중년이 단정하게 앉아 조심스럽게 보좌하고 있었다.

천도준이 안으로 들어오자 중년이 낮은 목소리로 귀띔을 했다.

“여사님, 천도준이 왔습니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여사님은 두 눈은 뜨지 않은 채 계속해서 염주를 넘기며 불경을 외웠다.

중년은 자연스레 그 뜻을 알아채고는 천도준 일행에게 대기하라는 눈짓을 했다.

천도준은 상처를 움켜쥔 채 중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분은 이 지역에서 권력이 가장 큰 사람이었다. 그런 상대가 자신을 난감하게 만들지 않았는데 상대의 체면을 바닥에 내팽개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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