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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247화

이상할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였지만,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패기가 넘쳐흘렀다.

이런 기세는 오직 천씨 가문의 가주에게만 있는 것이었다.

이미연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있었다. 그녀의 수척한 몸은 가늘게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이를 꽉 악물었다.

천도림은 가주지만, 그녀는 천씨 가문의 높은 어르신이었다.

감히 어르신에게 말대꾸를 하는 게 효도라고 할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은 이미연은 더욱 난처하게 만들었다. 천도림은 이미연의 체면을 완전히 구겨놓았다.

이수용과 존은 크게 기뻐하며 새빨개진 눈으로 천도림을 빤히 바라보았다.

천도림은 분명히 천도준을 보호하려는 것이다.

양쪽 구레나룻이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도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

천도준조차 정신이 멍해졌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코가 시큰거렸다.

일면식도 없는 아버지였다. 그런데 이렇게 기세가 등등하다고?

“천도림, 지금 이게 가문의 가주로서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인 거야?”

이미연은 이를 아득바득 갈았다.

“천씨 가문의 어른에게 효를 다해라는 규칙은 어디로 간 거지?”

“무슨 말씀이시죠?”

천도림이 말했다.

“이 사생아는 이 늙은이에게 아득바득 대들면서 효를 저버리고 있어. 그런데 가문의 가주로서 가문의 규칙을 엄격하게 다루지 않고 오히려 자식을 감싸고 있잖아.”

이미연은 천도준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녀의 기세가 다시 한번 높이 치솟았다.

천씨 가문에서 효도는 중요한 규칙의 일부분이었다.

이것이 바로 이미연이 오랜 세월 동안 은둔 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가문의 꼭대기에 우뚝 서있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어찌 어르신 말씀을 거역하겠습니까? 만약 어르신께서 먼저 도준이를 공격하지 않았다면 제 아들이 어찌 감히 대들 수 있었을까요? 도준이는 스스로 자기 죄를 까발리고 용서를 구하러 온 것입니다. 그런데 어르신은 가문의 어른으로서 어떻게 행동하셨죠?”

천도림의 목소리가 무섭게 가라앉았다.

그의 말에 이미연은 깜짝 놀라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구레나룻이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을 쳐다봤다.

그러자 중년 남자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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