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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추서윤의 대역이야.”

송재열이 말했다.

“그래?”

정진석은 아쉽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 업계에서는 대역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대역은 몹시 드물었다.

무술 대역은 대체로 외모가 아쉬웠고 대부분의 대역은 얼굴과 체형이 연기자와 매우 흡사했다. 이미 대중 앞에는 이런 얼굴이 있기에 그 대역은 대체로 이 바닥에서 출세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대역을 맡은 연기자 팬들의 공격을 받기 일쑤였다.

정진석은 공중에 매달려 있는 여자 대역 배우를 바라보았다. 조금 서툰 감이 있었지만 매우 대담하고 동작은 아주 힘 있고 아름다웠다. 그녀는 ‘싸움’에 온전히 집중하고 있었는데 와이어를 담당하는 스태프에 대한 그녀의 신뢰가 느껴졌다.

만약 대역 배우만 아니라면 이 구간의 자신이 직접 연출한 액션 신을 조금만 마케팅하면 분명 좋은 반응이 있을 것이다.

송재열도 매우 만족하여 온하랑더러 몇 장면을 더 찍으라고 했다. 감독이 컷을 외칠 때 온하랑은 이미 녹초가 되어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팔은 너무 아파서 들어 올릴 수 없었다. 옷은 아주 얇았지만, 추위를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오히려 머리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온몸의 긴장을 풀며 와이어 담당자가 천천히 그녀를 내려놓도록 몸을 맡겼다.

카메라 뒤에 서 있던 이주혁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뜨거운 물 한 컵을 받아 온하랑이 내려오면 물을 건네주며 무슨 일인지 물어볼 계획이었다.

조금 전에 NG가 났을 때 온하랑은 무술 감독의 가르침을 받기 위해 내려온 적이 있었는데 이주혁은 그때 온하랑인 것을 확인했다.

그녀가 왜 여기 와서 대역을 하고 있을까? 그것도 추서윤의 대역을 말이다!

커다란 불꽃이 일며 가느다란 와이어가 갑자기 끊어졌다. 속도가 너무 빨라서 모두가 미처 대응할 수 없었다. 와이어 줄이 하나밖에 남지 않아 온하랑의 몸은 순식간에 기울어졌다. 온하랑이 땅에 착지하는 순간 다른 줄도 갑자기 끊어졌다. 제일 먼저 반응한 이주혁은 손에 들린 물컵을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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