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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온하랑은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다음 장면 혹시...?”

스타일리스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바로 구미호가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정기를 빼낸 후 죽이는 장면이에요.”

“...”

그 순간 온하랑은 마음이 미치도록 복잡해졌다.

지금 거절하기에는 너무 늦은 걸까?

스타일리스트는 그녀를 위로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요즘 방통위가 엄격해져서 조금만 심해도 방송이 금지당해요.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만 가요. 얼른 머리도 정리해야죠.”

온하랑은 제자리에 서서 패딩을 입고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나갔다. 추서윤의 시선이 잠시 온하랑의 몸에 머물렀다. 그녀는 다시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부러워하는 눈을 바라보더니 속으로 비꼬았다.

온하랑은 애까지 낳았는데 어떻게 크지 않을 수 있겠어?!

스타일리스트는 온하랑에게 추서윤과 같은 헤어스타일을 해주었다. 분장실에서 나오니 찬바람이 불어왔다. 윗몸은 패딩으로 감싸고 있어 그나마 괜찮았지만, 종아리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온하랑은 추서윤의 뒤를 따라 감독을 찾아갔다. 송재열은 두 사람을 힐끗 보더니 온하랑에게 물었다.

“대본은 봤어요?”

“아니요.”

송재열 감독은 온하랑에게 대본을 건네며 말했다.

“줄거리는 아주 간단해요. 대화 부분은 다 서윤 씨가 연기하니까, 당신은 클로즈업 부분만 찍으면 돼요.”

온하랑은 대본을 읽었다. 이 부분의 내용은 정말 간단했다. 상처를 입은 구미호가 도관의 어린 도사를 유혹하여 정기를 빼내는 장면이었다.

여기서의 유혹은 언어와 신체적인 유혹이 포함되어 있었고, 몸매를 드러내는 장면도 포함되어 있었다.

당연히 온하랑은 신체적인 부분을 담당해야 했다. 상대역은 한 도사였고, 구미호의 사악함을 드러내기 위해 등장한다.

그 도사역을 맡은 배우는 보조출연자였으며 외모가 꽤 괜찮은 청년이었는데 이미 메이크업을 받고 설명을 들으러 왔다. 송재열은 표정부터 몸짓, 카메라 위치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마친 후 추서윤은 어린 도사와 두 번 합을 맞춰보고 송재열의 지시하에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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