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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농담이에요.”

다른 사람의 시선이 두려운 게 아니라 자신을 해쳤던 사람과 단둘이 있는 게 얼마나 지옥 같을지 예상이 가서 부현승은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이틀 뒤에 변호사 시켜서 합의서 보내드릴게요.”

“네. 고마워요.”

룸 안은 정적이 찾아왔고 서수현은 말없이 고개를 푹 숙인 채 음식을 먹었다.

이제 목적을 달성했으니 더 이상 부현승과 마주 보며 앉아 있고 싶지 않았다.

이때 부현승이 핸드폰을 힐끗 보고선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몸을 일으켰다.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계산은 했으니까 천천히 드시고 가세요.”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서수현은 고개를 들어 진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부탁할 일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해요.”

“알겠어요.”

문을 열던 부현승은 멈칫했다.

“아참, 준서는 지금까지 딱 한 번 만나본 적 있죠? 언제 보러 갈 거예요?”

서수현은 곰곰이 생각했다.

“일단 예선 끝나고 나서요.”

“그럼 그때 연락해 줘요.”

“알겠어요.”

부현승은 문을 열고 나갔다.

발소리는 점점 멀어졌고 서수현 혼자 남은 방안은 쥐 죽듯 한 정적만 가득했다.

그녀는 팔을 쭉 뻗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불편해하는 걸 알고 먼저 자리를 피해준 부현승이 내심 고맙기도 했다.

서수현은 여유롭게 케이크 한 조각을 먹었다.

부현승이 그날 밤 그 사람이라는 걸 알기 전까지 서수현은 그가 매우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잘생긴 외모, 뛰어난 집안 배경, 출중한 능력 모든 게 완벽했다. 매일 성실히 출근하고 주변의 비서까지 전부 남자였기에 다른 부잣집 도련님에 비해 스캔들 한번 터진 적조차 없었다. 심지어 서혜민의 출신을 알고서도 전혀 꺼리지 않고 결혼식을 올렸으니 다른 남자들과는 많이 달랐다.

만약 그날 밤의 일이 없었다면, 만약 임신하지 않았다면, 만약 평범한 대학생으로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다면 진심으로 그를 좋아하게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건 허상일 뿐, 아이를 낳기로 마음먹은 순간 부현승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라 해도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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