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51화

서수현은 생각에 잠긴 듯 행동마저 느려졌다.

사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그 일은 결국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참 동안 고민하던 서수현은 끝내 답장을 보냈다.

[나중에요. 지금은 관심 갖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혹여나 부현승을 미행하고 있던 기자에게 사진이라도 찍히면 일은 더 커지게 된다.

부현승은 칼답했다.

[알겠어요.]

서혜민은 다음 날 아침 부현승에게 연락했다.

두 사람은 협의를 위해 BX 그룹의 법무팀에서 만나기로 했다.

금액은 크지 않았고, 변호사는 이미 작성한 서류들을 서혜민에게 보여주며 그녀가 해야 할 의무에 대해 하나씩 설명해 주었다.

때마침 서혜민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서명철이다.

변호사는 화면에 뜬 ‘아빠’라는 단어를 언뜻 보고선 서혜민에게 말했다.

“받으셔도 괜찮아요. 기다릴게요.”

“아니요. 계속하시죠.”

서혜민은 핸드폰을 무음 모드로 돌린 뒤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알겠습니다.”

협의서에 적힌 대부분의 조항들은 서혜민이 예상 범위 내에 있었다. 앞으로 그날 밤의 일에 대해 누구에게도 언급해서는 안 되며 어떤 형태로든 부현승과 서수현의 사생활을 공개하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또한 부준서의 양육권에 관한 내용도 있었고 마지막 페이지에는 서혜민에게 선택을 맡기는 조항들도 보였다.

영원히 강남을 떠난다면 집은 서혜민의 소유가 되고, 강남에 남는 순간 집은 압류된다.

그렇다. 어젯밤 서혜민이 서명철에게 집이 압류되었다고 말한 건 거짓말이었다.

서혜민은 부현승이 모든 재산을 돌려달라고 요구할까봐 두려웠다. 만에 하나 서명철이 집을 빼앗아 간다면 서혜민이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난것이나 다름없기에 이게 최선의 선택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부현승은 재산 관련 얘기는 언급하지 않았고 협의서에도 그저 집에 관한 조항들뿐이었다.

서혜민은 고개를 들어 반대편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부현승을 바라봤다.

“집 말고 다른 돈은...”

“너한테 없잖아.”

부현승은 찻잔을 내려놓으며 차분하게 말했다.

“집만 네 명의로 있어.”

서혜민은 수치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