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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영상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 동창이 서수현에게 영상을 보냈다.

[이거 봤어? 네 동생 맞지? 참... 기가 막히네.]

[뭔데?]

[일단 봐봐.]

서수현은 의아해하며 영상을 확인했다.

영상에는 서혜민의 독백이 담겨있었다.

“저희는 나이 차이가 없어서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하지만 처한 환경이 매우 달랐고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 나이에는 이 모든 게 분노와 질투로 변했습니다. 아버지는 줄곧 저한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여자는 어차피 시집갈 운명이니 공부를 하는건 시간 낭비라고... 글을 읽지 못해도 시집을 갈 수 있는데 큰돈 쓰며 딸자식 공부시는 게 무슨 소용인지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말을 듣다 보니 저도 모르게 현혹되었고 여자는 공부해도 소용없다는 인식이 박히면서 이걸 핑계 삼아 스스로를 위안했습니다. 어쩌면 일종의 도피일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부러웠어요. 이런 부러움이 나중에는 질투로 변하더군요. 친절을 베풀면 내 처지가 너무 불쌍해서 잘해주는 건가 싶은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고, 멀리할 때는 무시하는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제 열등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서혜민의 진심이 담겨있음을 보여준다.

영상을 끝까지 본 서수현은 기분이 착잡했다.

서혜민과 멀어지기 시작한 건 대학 입사가 끝난 후였다.

3개월의 방학이 생긴 서수현은 제일 먼저 서혜민에게 연락하여 같이 밥 먹자고 제안했다.

서혜민은 시험 잘 봤냐고 물어보며 말을 덧붙였다.

“연락 온 거보고 깜짝 놀랐다니까? 난 네가 대학 붙어서 이제 나 같은 사람이랑은 연락 안 하는 줄 알았어.”

“내가 그럴 사람이야? 여기 근처로 지원할 생각이니까 나중에 놀러 와.”

“됐어. 넌 이제 대학생인데 우리 같은 사람이랑 어울리면 안 되지.”

농담인 듯 아닌 듯한 그 말에 서수현은 마음이 심란했다. 서혜민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고의로 한 말인지 아니면 무심코 내뱉은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순간 느껴진 서혜민의 예민함에 저도 모르게 연락 횟수를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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